조재성發 스포츠계 병역 비리, 전방위로 번지나

조재성發 스포츠계 병역 비리, 전방위로 번지나

  • 기자명 우봉철 기자
  • 입력 2023.01.03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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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스포츠계가 병역 비리 사건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프로배구 조재성에 이어 프로축구에서도 관련 의혹으로 검찰 조사를 받은 선수가 나왔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사진=스포츠계가 병역 비리 사건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프로배구 조재성에 이어 프로축구에서도 관련 의혹으로 검찰 조사를 받은 선수가 나왔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데일리스포츠한국 우봉철 기자] 프로배구 OK금융그룹 조재성으로부터 시작된 병역 비리 사건이 스포츠계 전반으로 번질 분위기다.

최근 검찰, 한국프로축구연맹 등 소식통에 따르면 프로축구 K리그1에서 뛰는 선수 A가 지난달 30일 병역기피 의혹 관련 검찰 조사를 받아 소속 구단을 통해 자진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A는 지난해 9월 뇌전증을 이유로 병역면제 판정을 받았는데, 이 과정에서 40대 구모씨의 도움을 받았다. 

구씨는 최근 허위 서류를 작성해 병역 면탈을 알선한 혐의로 구속 기소 된 군 전문 행정사다. 또 병역비리 혐의로 조사를 받은 프로배구 OK금융그룹 소속 조재성의 병역 면탈을 도운 인물이기도 하다. 조재성은 뇌전증을 이유로 4급인 사회복무요원 판정을 받았었다.

조재성이 지난달 25일 구단에 병역 면탈 사건과 관련해 조사를 받을 예정이라 자진 신고하고, 3일 뒤 개인 SNS에 "저는 병역 비리 가담자"라며 사과문을 올리면서 배구계는 충격에 빠졌다.

이어 검찰과 병무청 합동수사팀이 프로배구 외 다른 프로스포츠 종목에 대해서도 병역 비리 의혹을 수사하던 중 프로축구에서도 조사를 받은 선수가 나오면서, 스포츠계 전체가 긴장하는 모양새다.

다만, A는 거짓 뇌전증으로 병역을 회피했다는 의혹에 대해 "지병이 있었다"라고 구단에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프로축구연맹은 A의 검찰 기소가 결정되기 전까지 경기 출전을 정지시키고, 유죄가 확정되면 정식 징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로 전 국민이 스포츠를 통해 환희와 감독을 느낀지 얼마 지나지 않아 발생한 불미스러운 일. 조재성과 A 등의 병역 비리를 개인의 일탈로 보는 시선은 많지 않다. 이미 스포츠계가 병역 비리와 관련해 몇 차례 홍역을 겪었던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앞서 2004년에는 프로야구에서 병역 비리 사건이 터졌다. 시즌이 한창 진행 중이던 시점에 서울지방경찰청이 "야구 선수 50명이 병역 비리를 저질렀다"라고 발표하면서, 스포츠면은 물론 사회면까지 뜨겁게 달궜다.

당시 선수들은 소변에 혈액과 약물을 섞어 사구체신염 판정을 받는 방법으로 병역 면탈을 꾀했고, 이 사건으로 구속 수감돼 실형을 받은 현역 선수만 무려 25명에 달했다. 

프로축구는 2008년 전·현직 선수 90여명이 어깨 탈구를 이유로 수술을 받아 병역을 기피했다가 적발됐다. 이들은 징병 신체검사에서 1~3급 현역 입대 판정을 받았음에도 10kg 상당의 아령을 들어 올렸다가 빠르게 내리기를 반복하는 등의 수법으로 어깨 탈구를 유발해 재검에서 5급 면제 판정을 받았다.

허위로 학원에 등록하거나, 시험에 응시하는 수법으로 70~830일 입대를 연기한 이들도 불구속 입건된 바 있다. 

현재 검찰은 조재성과 A 외 다른 선수들도 수사 대상에 올려놓은 상태다. 아울러 이들을 도운 구씨 외에도 인터넷 포털 사이트 등을 통해 병역 상담자를 모집하고, 허위 뇌전증 진단으로 병역 면탈을 도운 브로커 김모씨를 불구속 수사하고 있다. 이들이 특정 의료기관과 유착했는지도 수사 중이다.

수사가 본격적으로 접어들 경우, 2004년과 2008년을 넘는 더 큰 파장이 발생할 수도 있을 것이란 불안감이 스포츠계 전반에 점점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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