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진의 ‘입대’를 축하함 – 병영문화·병역의무제도 개혁도 함께해야

BTS 진의 ‘입대’를 축하함 – 병영문화·병역의무제도 개혁도 함께해야

  • 기자명 김성 소장
  • 입력 2022.12.22 09:16
  • 수정 2022.12.22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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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BTS(방탄소년단) 멤버 진(30·본명 김석진)이 13일 육군에 입대했다. 그가 입대한 현장에는 진의 “나오지 말라”는 부탁에 따라 아미(BTS의 팬덤)들은 몰려오지 않았다. BTS 멤버들과 취재기자만 그의 입대를 지켜보았다. 이렇게 배려하는 모습이 대견스럽다. 믿음직하다.

‘끌려가는 군대’가 아니라 ‘자원(自願)하는 군대’ 돼야

BTS는 지난 1년 동안 정치권으로까지 번진 병역특례 문제로 마음고생이 심했다. 그러나 이날 자발적인 입대로 떳떳하고 홀가분해졌을 것이다. 너무 억울해할 필요 없다. 강남스타일로 K팝 위상을 전 세계에 드높였던 싸이는 군대를 두 번 다녀왔고, 어떤 가수는 병역의무를 피하려다 20년째 입국을 못하고 있다. 군대생활 18개월은 진이 살게 될 100세 인생에서 시간적으로 1.5%에 불과하다. 제대를 하게 되면 떳떳하게 ‘군대이야기’, ‘군대에서 겪은 축구이야기’도 할 수 있게 된다.

군대경험은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사회와는 다른 조직문화를 체득하고, 입대 전에는 구체적이지 않았던 애국심도 갖게 된다. 우리 사회가 전반적으로 이렇게 건전한 기조를 유지하면서 발전해 온 데에는 군대경험이 일조했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그러나 아직도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진의 입대를 계기로 우리는 청년들이 마지못해 ‘끌려가는 군대’가 아니라 ‘자원(自願)하는 군대’가 되도록 병영문화와 병역의무제도를 개혁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비인간적 병영문화, ‘책임’과 ‘자율’로 바꾸길

첫째, 병영문화의 개혁이다. 청년들이 입대를 꺼리는 가장 큰 이유는 비인간적 처우와 한창 활동기에 시간 낭비로 생각하기 때문이고, 극소수로 종교적 신념인 경우도 있다. 종교적 신념에 따른 입대 거부는 최근 다른 공간에서의 장기근무로 대안이 마련됐으나 앞의 두 가지 기피요인은 해결되지 못하고 있다.

군이라는 조직은 집단생활과 통일된 규칙, 수직화된 명령체계 등으로 운영되는 불가피한 면이 있다. 그러나 비인간적 처우는 이와 다르다. 이런 행태는 일제 때의 악습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또 민주주의에 입각한 인성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상급자가 지위를 이용해 언어폭력, 물리적 폭행, 상시 괴롭힘 등을 저지르기 때문이다. 비겁한 짓이다. 오늘날의 군 입대자들은 대부분 민주적 교육을 받았고, 고학력자이며, 자유분방한 청년시절을 보낸 세대이다. 따라서 조직 내에서의 인성교육 강화, 상급자에 대한 강력한 책임부여 등으로 ‘강제’가 아니라 ‘자율적’인 조직체계가 되도록 해야 한다.

다양한 교육과정 개설로 ‘인생의 낭비 기간’ 안되게 해야

‘인생의 낭비’라고 여기는 청년층들을 위해 근무시간 외에는 입대 전의 교육과정을 계속해서 밟을 수 있게 하고 새로운 기술을 습득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해야 한다. 어차피 제대 후에도 예비병력으로 안정적인 생활을 하고 있어야 유사시 동원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인성이나 학력이 부족하다고 생각되는 장병들을 위해서 학점을 취득할 수 있는 인터넷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해야 한다. 일반 사회에서도 ‘사내(社內)교육’이 보편화된 마당에 무기를 다루는 병영 내에서 이를 소홀히 하는 건 말이 안된다.

둘째, 병역의무제도의 개선이다. 고위층이나 부자들의 자식들은 미꾸라지처럼 빠져 나가고, 나중에 보면 멀쩡한 사람들도 부정시나 사소한 질병을 이유로 군대를 가지 않는다. 청년들은 사회 상층부 자녀들 중에 기피자가 상대적으로 많기 때문에 분노하고 있다. 이는 다시 국가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진다. 더구나 우리나라는 징병대상 인구가 줄어들고 있는 형편이다.

미래는 과학-홍보 전쟁, ‘신체건강’보다 ‘전문성’이 더 중요

현재 진행 중인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은 미래 전쟁 양상을 잘 보여주고 있다. 우선 미사일과 레이더, 드론의 전쟁이다. 보병도 탱크 장갑차 등과 함께 작전을 편다. 통신망의 차단과 가짜뉴스를 포함한 인터넷전·홍보전도 심리전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제 곧 원격조종되는 로봇이 전투의 최일선에 나서게 될 것이다. 후방에서는 보다 정밀하고 빠른 미사일을 개발하는 일과, 이런 첨단 미사일이 날아왔을 때 정확히 명중시킬 수 있는 요격미사일과 레이더를 개발하는 두뇌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이는 우리에게 무엇을 시사하는가. 제식훈련과 각개전투, 총을 잘 쏘는 군인 양성만이 전쟁에서 이기는 시대가 변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모든 인적·물적 자원의 총력전이 된 것이다. 과학자는 말할 것도 없고 자연계와 인문계 군사요원이 모두 필요하게 됐다. 아주 심한 장애가 아닌 한, 부정시나 다리 장애를 가진 청년도 손과 머리를 쏟아부어야 한다. 따라서 신체·정신 건강한 자만 뽑던 제도를 개혁해야 한다. 이들도 뽑되, 군대가 요구하는 전문성을 가지고 있다면 장애인이나 여성도 뽑아 활용해야 한다. 대신 그들에게 사회생활에서 우대하는 조건을 주어야 한다. 아이를 낳은 여성에 대해서도 우대하는 조건을 주어야 한다. 그렇게 하여 장애를 가진 사람을 포함, 모든 남녀 청년들이 군복무나 사회봉사활동을 통해서라도 병역을 대신할 수 있게 해, 병역면제자가 단 한명도 없도록 해야 한다.

모든 청년에게 역할 줘 ‘병역기피 제로’ 사회를

하여 ‘군대’는 국방의 의무를 자율적으로 수행하면서 쳥년들이 미래를 개척하기에 유익한 공간과 기간이 되도록해야 한다. ‘미꾸라지 기피’‘이기주의 청년’들이 사라지고 ‘가고싶은 군대’가 되었으면 한다. 국민을 차별하고, 청년들의 사기를 떨어트리는 ‘병역기피’라는 단어도 우리 사전에서 사라지게 해야 한다. 진의 입대를 계기로 병역의무 개혁을 기대해 본다.

김 성(시사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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