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 유력 후보, '성스러운 거미'...시의성 짙은 화제작

아카데미 유력 후보, '성스러운 거미'...시의성 짙은 화제작

  • 기자명 박영선 기자
  • 입력 2022.12.04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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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여성의 자유 외치는 사람들...'헤어질 결심'과 내년 오스카 경합

영화 '성스러운 거미' (사진=판씨네마 제공)
영화 '성스러운 거미' (사진=판씨네마 제공)

[데일리스포츠한국 박영선 기자] 아카데미 유력 후보로 화제를 모은 영화 ‘성스러운 거미’가 이란 반정부 시위와 월드컵 선수들의 국가 제창 거부와 맞물려 시의성 짙은 화제작으로 주목받고 있다.

칸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전 세계 영화인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영화 ‘성스러운 거미’가 최근 이란에서 일어나는 각종 시위를 포함한 변화의 흐름과 뜻을 같이 하는 영화로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성스러운 거미’는 16명의 여성을 살해하며 자신의 범죄를 언론에 제보한 최악의 연쇄살인마인 일명 '거미'를 끝까지 추적하는 여성 저널리스트의 이야기를 다룬 실화 스릴러다.

이란의 금기를 다룬다는 이유로 제작 당시 자국 내에서 촬영 금지뿐만 아니라 상영 금지 조치까지 받은 ‘성스러운 거미’는 2000년대 초, 이란 최대의 종교도시 마슈하드(Mashad)에서 16명의 여성들을 살해한 희대의 연쇄살인마 '사이드 하네이'의 실화를 바탕으로 현대 이란 사회에 자리 잡은 여성 혐오를 고발하는 스릴러로 주목을 받았다.

살인마를 추적하는 주인공 ‘라히미'를 연기한 배우 자흐라 에브라히미는 "'라히미'는 영화를 위해 탄생한 허구의 캐릭터이지만 지금 이란에는 자유를 위해 거리에서 싸우고 있는 수천 명의 라히미들이 있다"고 언급하며 ’성스러운 거미‘가 갖는 특별한 의미에 대해 강조했다.

’성스러운 거미‘를 연출한 감독 알리 아바시 역시 "나의 목표는 이란 여성들에게 그들의 몸을 돌려주는 영화를 만드는 것"이라고 제작 의도를 설명하며 히잡 규제로 촉발된 이란의 여성 인권 해방 운동부터 카타르 월드컵에 참여한 국가 대표 선수들의 국가 제창 거부까지 이어진 반정부 시위에 힘을 더했다.

美 인디와이어가 선정한 ‘2023년 아카데미 유력 후보’이자 2018년 영화 ‘경계선’으로 제71회 칸 영화제 ‘주목할만한 시선’ 부문 대상을 수상한 감독 알리 아바시의 차기작 ‘성스러운 거미’는 아카데미 시상식 국제 영화상 부문 덴마크 후보에 선정되며 최종 후보로서의 가능성을 내비쳤다.

작품은 "우리가 진정 격분해야 할 악의 얼굴"(SCREENDAILY), "분노로 가득 찬, 그리고 완벽한"(The Wrap), "의심할 여지가 없는 새로운 걸작"(Daily Telegraph), "강렬하고 매혹적인 스토리텔링"(Total Film), "과감하고 묵직한 엔딩"(Guardian) 등 해외 매체의 극찬 세례를 받으며 여성 대상 범죄에 대한 심각성과 근본 원인을 날카로운 시선으로 짚으며 시의적절한 화두를 던졌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한편, 이번 후보 선정으로 ‘성스러운 거미’는 칸 영화제에서 치열한 경합을 벌였던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과 오스카 트로피를 놓고 재대결을 펼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란 여성의 자유를 외치는 변화에 관심을 촉구하는 내년 오스카 유력후보작 ‘성스러운 거미’는 내년 개봉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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