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월드컵] D-21: 2014 브라질 월드컵, 알제리 쇼크와 엿 세례

[카타르 월드컵] D-21: 2014 브라질 월드컵, 알제리 쇼크와 엿 세례

  • 기자명 우봉철 기자
  • 입력 2022.10.30 09:00
  • 수정 2022.11.03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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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개막이 다가오고 있다. 월드컵은 전 세계 스포츠 축제 중 가장 큰 규모이자 축구를 사랑하는 이들의 시선이 집중되는 무대다. 이에 본지는 개막일까지 카타르 대회 관련 정보와 통산 11번째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는 한국 대표팀의 이야기를 전한다. (편집자 주)

(사진=2014년 브라질 월드컵 당시 한국 축구대표팀을 지휘했던 홍명보 감독 / 한국프로축구연맹)
(사진=2014년 브라질 월드컵 당시 한국 축구대표팀을 지휘했던 홍명보 감독 / 한국프로축구연맹)

2014 월드컵은 대회 최다 우승에 빛나는 브라질에서 열렸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2002년 4강 신화를 이끌었던 레전드 출신 홍명보 감독의 지휘 아래 두 번째 원정 16강을 향해 브라질행 비행기에 탑승했다. 이 때 한국의 팀 슬로건은 '즐겨라, 대한민국!'이었는데 아쉬운 결과에 국민들은 맘 편히 월드컵을 즐기지 못했던 대회였다.

한국은 벨기에와 러시아, 알제리와 함께 H조에 배정됐다. 벨기에와는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과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 이어 세 번째로 본선에서 맞붙게 됐고, 러시아와 알제리는 처음 상대하는 국가였다. 조 편성 직후 국내에서는 해볼만 하다는 평가가 나왔고, 특히 알제리를 1승 제물로 삼는 예상이 많았다. 이는 후에 우리가 얼마나 알제리를 얕잡아 봤는지 뼈저리게 느끼는 결과로 돌아온다. 

당시 팀을 이끌었던 홍명보 감독은 최종예선 직후 선임된 탓에 월드컵을 준비할 시간이 많지 않았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서 한국의 원정 첫 16강을 이끈 허정무 감독의 뒤를 이어 지휘봉을 잡았던 조광래 감독은 37년 만에 일본에 3골 차 패배를 당하는 '삿포로 참사' 등으로 인해 물러난다. 이후 최강희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으나, 최 감독이 예선만 맡기로 하면서 본선 감독은 따로 찾아야 하는 상황에 처했고 이에 홍명보 감독을 선임하게 된 것이다.

이처럼 우여곡절 끝에 브라질로 떠난 대표팀은 러시아와 1차전을 1-1 무승부로 마친다. 후반 23분 이근호의 선제골로 앞서갔는데, 10분도 채 지나지 않아 수비 집중력에서 문제를 보이며 알렉산드르 케르자코프에게 동점골을 허용했다. 주심이 휘슬을 불기 전 플레이를 멈추는, 나와선 안 될 장면이 나왔던 순간이었다.

2차전은 최악이었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 네덜란드전 대패를 연상케하는 경기였다. 전반전에만 3골을 내줬고, 후반전 들어 손흥민과 구자철이 만회골을 넣었지만 1골을 더 내줘 2-4로 패했다. 당시 국내 여론은 알제리를 한 수 아래로 여기는 분위기였는데, 야신 브라히미와 이슬람 슬리마니, 소피앙 페굴리 등이 버틴 알제리는 사실 만만한 팀이 아니었다. 아프리카 예선이 뚫기 어려운 탓에 월드컵 성적이 빈약했을 뿐이지, 우리보다 FIFA 랭킹도 높았다. 한국은 이 경기서 공격적으로 나섰는데, 이 선택이 수비 붕괴로 이어지면서 대량 실점을 초래하고 말았다.

1무 1패로 3차전서 벨기에를 만난 한국은 전반 막판 상대 스테번 드푸르의 퇴장으로 수적 우위를 점했다. 그러나 후반 33분 얀 베르통언에게 통한의 실점을 허용하며 경우의 수를 따질 수도 없게 됐고, 결국 그대로 경기가 끝나면서 조별리그 탈락으로 짐을 쌌다.

아쉬운 성적과 함께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홍명보호를 맞이한 건 엿 세례였다. 입국장에서 기자회견을 하던 도중 일부 축구팬이 선수단을 향해 호박엿을 던진 것. 여기에 '한국축구는 죽었다'라는 문구가 적힌 근조 걸개까지 등장하면서 대표팀을 향한 비난과 야유가 상당히 거셌다. 성적에 대한 아쉬운 마음을 알겠으나, 열심히 뛴 선수들에게 도 넘은 비난이 향했던 씁쓸한 장면이기도 했다.

한편, 대회 우승은 결승전에서 리오넬 메시의 아르헨티나를 꺾은 독일이 차지했다. 이로써 독일은 통산 네 번째 월드컵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아울러 남미 대륙에서 유럽 팀이 우승컵을 든 최초의 대회가 됐다.

양 팀은 연장전까지 가는 혈투를 펼쳤는데, 연장 후반 7분 페널티 박스 안에 위치한 마리오 괴체가 쉬를레의 크로스를 받아 논스톱 왼발 슛으로 연결해 결승골을 뽑아냈다. 

세계 최고 축구 선수라 불리는 메시는 유일한 약점인 국가대표 무관을 월드컵 우승으로 떨쳐낼 수 있는 기회였으나, 괴체에 의해 꿈이 무너졌다. 또 2006년 독일 월드컵 8강, 2010년 남아공 월드컵 8강에 이어 이번 대회까지 3개 대회 연속 독일에 발목을 잡히고 말았다.

◆ 2014년 브라질 월드컵 한국 축구대표팀 

▲ GK - 김승규, 이범영, 정성룡

▲ DF - 곽태휘, 김영권, 김창수, 박주호, 윤석영, 이용, 홍정호, 황석호 

▲ MF - 구자철, 기성용, 김보경, 박종우, 이청용, 하대성, 한국영 

▲ FW - 김신욱, 박주영, 손흥민, 이근호, 지동원

▲ 감독 - 홍명보

우봉철 기자 wbcmail@dailysports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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