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드디어 웃었다! 17년 만에 K리그1 왕좌 복귀!

울산, 드디어 웃었다! 17년 만에 K리그1 왕좌 복귀!

  • 기자명 우봉철 기자
  • 입력 2022.10.16 15:51
  • 수정 2022.10.16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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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울산 현대가 16일 강원FC와 하나원큐 K리그1 2022 37라운드 경기를 통해 17년 만에 K리그 우승 트로피를 손에 넣었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사진=울산 현대가 16일 강원FC와 하나원큐 K리그1 2022 37라운드 경기를 통해 17년 만에 K리그 우승 트로피를 손에 넣었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데일리스포츠한국 우봉철 기자] 더 이상 '준산'은 없다. 울산이 당당히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17년 리그 무관의 한을 털어냈다.

울산 현대는 16일 춘천 송암스포츠타운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2 37라운드 강원FC 원정 경기에서 2-1로 이겼다.

이로써 울산은 승점 76점(22승 10무 5패)을 획득해 라이벌 전북 현대를 따돌리고 올 시즌 K리그1 우승을 확정 지었다. 지난 2005시즌 이후 무려 17년 만의 우승이다. 아직 마지막 38라운드가 남았지만, 전북이 다음 경기서 승리하고 울산이 패하더라도 순위는 뒤집히지 않는다. 

주심의 경기 종료 휘슬과 함께 울산의 통산 세 번째 우승이 확정되자, 홍명보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와 선수단은 다 함께 그라운드로 뛰쳐나가 기쁨을 나눴다. 관중석의 울산 팬들 역시 오랜 시간 기다린 팀의 우승에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

그동안 울산은 가을만 되면 꼬꾸라지며 눈앞에서 우승컵을 놓쳤었다. 최근 세 시즌 동안 전북에 연속해서 역전 우승을 허용했고, 통산 준우승 10회라는 기록에 '준산(준우승 울산)'이라는 조롱까지 들었다. 작년 현대가 더비 당시에는 전주 월드컵경기장에 '준우승 10회 모으면 탕수육 공짜'라는 굴욕적인 걸개까지 걸렸을 정도다.

올 시즌 울산은 개막 후 9경기 무패 행진을 달리며 '올해는 다르다'를 외쳤다. 그러나 대표팀 차출 인원이 많다 보니, A매치 휴식기 이후 경기력이 떨어지는 모습이 반복됐다. 최하위로 K리그2 강등이 확정된 성남FC에 완패를 당하기도 했고, 홈인 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전북에 1-3으로 고개를 숙이기도 했다. 자연스레 팬들 사이에서는 '설마 올해도?'라는 불안감이 커지기 시작했다. 홍명보 감독이 파이널라운드 직전 "우리 선수들은 이 시기에 미끄러진 경험이 있어 감정적인 부분을 세세하게 신경 써야 한다. 자신감이 중요하다"라고 말한 것도 지난날의 아픔이 있기 때문이었다.

이처럼 반복되는 실수에 대한 불안감, 트라우마 속에서도 울산은 결국 해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홍명보 감독이 부임 초기부터 강조했던 정신력이 있다. 홍 감독은 매번 울산의 '가을 트라우마'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부담감의 사슬을 끊어야 한다", "불안할 이유가 없다", "승점 5점 차는 큰 차이"라고 말했다. 경기에 지더라도 열심히 뛴 선수들에게 고마움을 표했고, 대신 자신이 패배의 원흉이 됐다. 선수들이 자신감을 되찾고 하나로 뭉치도록 만든 홍명보식 리더십이다.

울산 우승의 하이라이트인 시즌 마지막 현대가 더비는 이들의 정신력이 얼마나 강해졌는지 확인할 수 있는 무대였다. 당시 경기 종료 직전까지 0-1로 끌려가던 울산은 후반 추가시간에 역전을 만들어내며 우승과 한 걸음 더 가까워졌다. 무승부에 만족할 수도 있었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공세를 퍼부으며 결국 승점 3점을 가져왔다. 자신들의 홈구장에서 '오오렐레'를 열창하던 전북 팬들에게 한 방 제대로 먹여준 셈이다.

주장 이청용은 이 경기서 상대 코칭스태프와 설전도 펼치며 분위기가 넘어가지 않도록 동료들의 정신력을 깨웠다. 비단 전북전 뿐 아니라, 매 경기 팀의 중심을 잡으며 하나로 만들었다. 우승과 가까워진 순간에도 "우승컵을 손에 들기 전까지는 최선을 다해야 한다"라며 절대 방심하지 않았고, 주변에서 역전 우승에 대한 불안감을 언급해도 "지난 일들은 과거"라며, "지금 우리는 문제없이 나가고 있다"라고 팀원들의 자신감을 북돋았다.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헝가리 탱크' 마틴 아담은 여름 이적 시장을 통해 팀에 합류했음에도, 빠른 적응과 함께 두 자릿수 공격포인트를 기록했다. 전북 상대로 멀티골을 넣으며 극적인 현대가 더비 승리를 만든 것도 아담이었다. 여기에 아마노 준과 레오나르도, 바코 역시 제 몫을 다 하며 국내 선수들의 부담감을 덜어줬다.

홍명보 감독 부임 후 포기하지 않는 정신력으로 뭉쳐 결국 '가을 트라우마'를 이겨낸 울산. 진정한 호랑이로 거듭난 울산의 2022시즌은 이렇게 해피엔딩으로 막 내렸다.

춘천=우봉철 기자 wbcmail@dailysports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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