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회 BIFF] 이란의 바히드 잘릴반드 감독, 영화제 불참 소식 전했다

[제27회 BIFF] 이란의 바히드 잘릴반드 감독, 영화제 불참 소식 전했다

  • 기자명 박영선 기자
  • 입력 2022.10.05 16:30
  • 수정 2022.10.05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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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국제영화제, “투쟁하는 이란 영화인들의 메시지를 널리 전할 것”

부산국제영화제 SNS에 공개된 바히드 잘릴반드 감독의 메세지
부산국제영화제 SNS에 공개된 바히드 잘릴반드 감독의 메세지

[데일리스포츠한국 박영선 기자] 부산국제영화제 참석을 조율 중이었던 영화 ‘비욘드 더 월’의 바히드 잘릴반드 감독이 최근 이란에서 벌어진 사건으로 불참 소식을 전했다.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가 바히드 잘릴반드 감독이 불참 소식과 함께 영화제 측에 메시지를 보냈다고 4일 밝혔다. 바히드 잘릴반드 감독의 영화 ‘비욘드 더 월’은 경찰의 폭력 진압을 피해 시각 장애인 남성의 집으로 피신한 여성의 이야기로, 베니스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된 작품이다. 부산국제영화제는 영화 상영 후 감독과 관객과의 만남을 진행하기 위해 일정을 조율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바히드 잘릴반드 감독의 고국인 이란은 히잡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에게 체포, 구타를 당해 사망한 20대 여성 마사 아미니(Masha Amini) 사건 이후 분노한 시민들이 이란 전역에서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감독은 자신의 작품에 도덕 경찰의 폭력성과 억압을 담아왔던 만큼 영화제에 보낸 메시지를 통해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부산국제영화제는 공식 SNS 계정에 감독의 메시지 전문을 업로드 했다. 감독은 스물 두 살의 여성 마사 아미니의 소식을 전하며, “그녀의 비극적인 죽음 이후 이란 전국의 여성들이 강력한 저항운동을 주도하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83개가 넘는 도시에서 용기 있는 젊은 여성들이 민중의 분노와 연대 의식을 표출하기 위해 자신의 머리카락을 자르거나 스카프를 벗어 불에 태우는 시위를 민주적이고 세속적인 정권을 되찾기 위한 희망을 갖고 매일 일으키고 있다”고 전하며 분노한 이란 대중의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시위 상황과 함께 이란 정부의 폭력적인 대처에 관해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이란 정부는 사람들을 침묵시키기 위해 총탄을 가지고 폭력적인 방법으로 제압하는 과정에서 열흘만에 40명이 넘는 시위자의 목숨을 앗아갔다. 용기를 북돋는 영상물 확산을 막기 위해 인터넷도 닫은 상태”라고 전했다.

끝으로, “불행히도 제 영화의 모든 장면이 이란 사람들이 모국에서 겪어야만 하는 현실이 되어버렸다. 우리는 당신에게 이란 사람들의 목소리가 되어 달라고 요청드린다”는 말로 메시지를 마무리하며 영화제에 감사를 전했다.

영화 '비욘드 더 월' 스틸컷 (사진=부산국제영화제 홈페이지)
영화 '비욘드 더 월' 스틸컷 (사진=부산국제영화제 홈페이지)

이에 부산국제영화제는 “투쟁하는 이란 영화인들의 메시지를 널리 전할 것”이라며, 후속 조치를 논의 중이라 밝혔다. 영화 ‘비욘드 더 월’은 오는 6일 오후 8시, 11일 오전 9시 30분, 12일 오후 7시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관람 가능하며,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자세한 일정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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