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머리 숙인 스타벅스, 초심으로 돌아가라

[기자수첩] 머리 숙인 스타벅스, 초심으로 돌아가라

  • 기자명 설재혁 기자
  • 입력 2022.08.11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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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스포츠한국 설재혁 기자] 스타벅스 코리아는 지난 9일 유해 화학물질인 폼알데하이드가 검출돼 논란이 된 "증정품 '서머 캐리백'을 받은 고객을 대상으로 오는 22일까지 대체상품 수령 신청을 받는다"고 밝혔다.

서머 캐리백은 스타벅스가 지난 5월 30일부터 약 두 달간 음료 17잔을 구매한 고객에게 증정한 상품이다. 하지만 행사에 참여해 이 가방을 수령한 고객들의 SNS 중심으로 캐리백에서 '오징어 냄새 같은 악취가 난다'는 제보가 이어졌고 스타벅스 코리아가 이 캐리백에 대해 자체 조사를 시작했다. 

그런데 지난달 21일 자신을 시험 연구 기관 직원이라고 밝힌 한 네티즌이 직장인 커뮤니티에 "(캐리백) 시험 결과 '폼알데하이드'가 검출됐다"는 글을 올리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폼알데하이드는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기관(IARC)에서 분류한 1군 발암물질이다. 새집증후군과 아토피 피부염의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 대중들 사이에서도 널리 알려진 성분이다.

스타벅스 제조사로부터 전달받은 시험 성적서 첨부 자료에 폼알데하이드가 포함돼 있다는 것을 인지하였지만 1급 발암물질 검출에 대해 가방류는 '안전 요건' 적용사항이 아니라는 이유로, 소비자들에게 이 사실을 알리지 않고 행사를 진행했다. 그리고 이 물질이 나온 것을 시인한 뒤에도 제품 증정 행사를 1주일이나 더 진행하면서 소비자들의 비난은 극에 달했다.

발암물질 검출 논란이 불거진 지 2개월여 만인 지난달 28일 스타벅스는 서머 캐리백 사건과 관련해 장문의 사과문을 전했다. 하지만 스타벅스는 내부적으로 검출 사실을 파악하고도 제품을 계속 증정하다가 관련 언론보도가 나오자 뒤늦게 사과문과 보상 대책을 발표해 '늑장 대응'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스타벅스는 현재 커피 시장에서 압도적인 1위 기업이다. 지난해 기록한 연간 매출 2조3000억원은 2~5위 업체의 매출을 모두 합친 것에 2배가 넘는 수준이다. 스타벅스는 매년 한정판 굿즈를 선보였고, 한정판 굿즈가 출시될 때면 이를 구매하려는 고객들로 인해 '오픈런'이 벌어질 정도로 소비자들 사이에서 큰 사랑을 받아왔다. 

하지만 올해 내놓은 한정판 굿즈의 안일한 상품 검수 작업 소홀과 어설픈 대응으로 많은 소비자들이 등을 돌렸다. 한번 잃은 신뢰를 회복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 스타벅스는 '한 분의 고객, 한잔의 음료, 하나의 이웃에 정성을 다한다'는 초심을 다잡고, 소비자를 위한 스타벅스로 돌아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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