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스포츠한국 우봉철 기자] 개막전부터 맨체스터 두 팀의 명암이 진하게 갈렸다.
맨체스터 시티(맨시티)는 8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소재 런던 스타디움에서 열린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 2022-2023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1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2-0 완승을 거뒀다.
올여름 새롭게 합류한 '괴물 공격수' 엘링 홀란의 활약이 빛났다. 개막 직전 치른 리버풀과 커뮤니티 실드에서는 완벽한 기회를 놓치는 등 아쉬운 모습을 보였지만, 일주일 만에 적응을 마친 경기력을 뽐냈다.
프리미어리그 첫 공식전에 나선 홀란은 전반 35분 일카이 귄도안의 전진 패스를 받아 페널티 박스 안으로 돌파해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수비 뒷공간을 파고드는 빠른 주력이 돋보인 장면이었다. 직접 키커로 나선 홀란은 침착한 슛으로 선제골을 뽑아냈다. 특유의 명상 세리머니는 덤.
맨시티 데뷔골을 페널티킥으로 신고한 홀란은 후반 20분 필드골까지 터뜨리며 멀티골을 작성했다. 케빈 더브라위너가 중앙선 부근에서 찔러준 전진 패스를 받아 질주한 홀란은 알퐁스 아레올라 골키퍼와 1대1 상황에서 승리하며 2-0을 만들었다.
축구 통계 매체 '후스코어드 닷컴'은 이날 90분 풀타임을 소화한 홀란에게 평점 7.8을 부여하며 경기 최우수선수로 꼽았다. 이어 측면 수비수 주앙 칸셀루가 7.7, 필 포든과 로드리가 각각 7.5점으로 뒤를 이었다.
경기 후 펩 과르디올라 감독도 만족감을 표했다. 그는 "홀란은 일주일 전 프리미어리그에 적응하지 못했다. 하지만 지금은 티에리 앙리와 앨런 시어러, 크리스티아누 옆에 있다"라고 칭찬했다. 평소 다른 팀 선수를 언급하지 않는 과르디올라 감독이지만, 홀란의 멀티골에 전설들의 이름을 줄줄 읊은 모습이다.
맨시티보다 2시간 여 앞서 경기를 치른 지역 라이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는 브라이턴 앤드 호브 앨비언에게 일격을 당하며 고개를 숙였다.
맨유는 전반전 한때 점유율을 61%까지 기록했지만, 방점을 찍어줄 해결사가 없었다. 이에 에릭 텐하흐 감독은 후반 8분 호날두를 투입했다. 호날두는 올여름 팀을 떠나겠다는 의사를 밝히며 프리시즌 경기 중 조기 퇴근 하는 등 '골칫거리'로 전락했다. 이에 텐하흐 감독도 호날두의 잘못을 지적하고 이날 벤치에 앉히는 등 라커룸 기강을 잡으려 노력했으나, 결국 경기 시작 53분 만에 기싸움에서 패하고 말았다.
맨유는 전반 30분과 39분 파스칼 그로스에게 멀티골을 허용하며 끌려갔다. 후반 23분 코너킥 상황에서 브라이턴 미드필더 알렉시스 맥알리스터의 자책골이 나오면서 한 골 따라 붙었지만, 동점골은 만들어내지 못했다.
이날 결과로 맨유는 홈 경기장인 올드 트래포드에서 처음으로 브라이턴에 패했다. 맨유와 브라이턴이 첫 맞대결을 벌인 1909년 이후 무려 113년 만이다.
또 데뷔전을 치른 텐 하흐 감독은 2014년 스완지 시티에 패한 루이스 판할 감독 이후 처음으로 개막전에서 진 맨유 감독이 됐다. 당시 스완지 시티는 기성용(FC서울)의 선제골에 힘입어 맨유를 2-1로 꺾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