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반 지난 임인년, 잊을 수 없는 한국 경마 그 때 그 순간은?

절반 지난 임인년, 잊을 수 없는 한국 경마 그 때 그 순간은?

  • 기자명 우봉철 기자
  • 입력 2022.07.21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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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스포츠한국 우봉철 기자] 임인년도 어느새 반을 지나 하반기에 접어들었다. 올해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주춤했던 경마 시행과 고객 입장이 정상 궤도에 오르는 해이면서, 동시에 한국 경마 100년을 맞는 의미 있는 해다. 상반기 한국 경마는 쏟아지는 대기록과 새로운 루키(Rookie)들의 등장, 베테랑들이 보여준 저력 등 여러 값진 이야기가 쏟아져 나왔다. 이에 한국 경마의 지난 반년간의 장면들을 조명해봤다.

(사진=올해 상반기 스테이어 시리즈를 차지한 위너스맨 / 한국마사회)
(사진=올해 상반기 스테이어 시리즈를 차지한 위너스맨 / 한국마사회)

▲ '클래스는 영원하다' 심장의 고동과 지용철 前 조교사의 마지막 경주

지난 6월 부산경남 제6경주, 부산광역시장배(GⅡ)는 장거리 강자들이 대거 출전하며 기대를 모았던 대상경주다. 시선은 부경마 위너스맨의 스테이어 시리즈 정복과 지난해 그랑프리(GⅠ)를 제패했던 행복왕자의 반격으로 향했다. 결과는 위너스맨의 낙승. 

그러나 이 대회에서 가장 눈길을 끌었던 건 2위로 들어온 심장의고동의 분전이었다. 뚝섬 시절부터 한국 경마와 함께한 명장 지용철 전(前) 조교사의 마지막 출전 경주였기 때문. 부마 지금이순간의 혈통을 이어받아 지 조교사의 보살핌을 받던 심장의 고동은 데뷔 시즌인 2019년부터 지금까지 여러 대상경주에서 입상하며 국산마의 자존심을 드높였다. 다만, 어느덧 6세에 접어든 나이 탓에 6월 대회를 앞두고는 뒤처지는 것 아니냐는 걱정도 이어졌다.

그러나 예상은 통쾌하게 빗나갔다. 심장의고동은 지 조교사의 마지막 피날레를 장식해주듯 막판 스퍼트를 선보여 2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그에게 멋진 은퇴 경주를 선사하며 감동을 자아낸 것이다. 지 조교사는 한국마사회 경마방송 유튜브 KRBC 비하인드 영상 속 인터뷰에서 "위너스맨의 실력이 너무 좋다. 인정하고 잘 끝났다"라며, "이제 50년 경마 역사 끝!"이라고 유쾌한 작별 인사를 전했다.

▲ 돌아온 스프린터 모르피스

상반기 경주 중 단거리 강자를 뽑는 마지막 관문이라 할 수 있는 SBS스포츠스프린트(GⅢ)에서도 멋진 서사가 쓰였다. 7세마 노장 모르피스가 깜짝 우승울 차지한 것. 모르피스는 지난 2020년 이 대회 챔피언이었지만, 2년이 지난 지금은 사정이 달랐다. 단거리 최강마 어마어마, 신성으로 떠오른 블랙머스크 등에 밀려 과거의 영광을 추억하는 자리로 끝날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지난해부터 눈에 띄는 성적을 보여주지 못한 이유도 있었다. 
 
그러나 모르피스는 막판 200m 지점부터 놀라운 추입을 선보였다. 그리고 마침내 젊은 피들을 제치고 2년 만에 왕좌 탈환에 성공했다. 모르피스의 우승은 지난해 4월 이후 약 1년 2개월 만이다. 단거리 신예들 속에서 반격의 서막을 보여준 모르피스의 향후 행보로 시선이 모인다. 

(사진=올해 상반기 스테이어 시리즈를 차지한 위너스맨 / 한국마사회)
(사진=올해 상반기 스테이어 시리즈를 차지한 위너스맨 / 한국마사회)

▲ 스테이어 시리즈 석권, 최초의 트리플 티아라 탄생 등 화끈했던 상반기

총 17전 중 12승, 5위 밖을 기록한 적이 한 번도 없는 경주마. 바로 올해 장거리 최강마를 뽑는 스테이어(Stayer) 시리즈의 주인공 위너스맨이 세운 기록이다. 지난해 3세 시절 코리안더비(GⅠ)에서 부산 라이벌 히트예감을 코차로 제치며 우승했고, 이후 행보 역시 압도적이다. 올해 출전한 경기에서도 전승을 기록하며 현재 4연승 중이다. 서승운 기수와도 올해 처음으로 맞춘 호흡임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우승을 차지하며 장거리 황제의 탄생을 알렸다.

때문에 오는 9월 코리아컵 출전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여기에 하반기에도 이 기세를 이어간다면 연말 그랑프리 우승까지 넘볼 수 있는 전력이라는 평가다.

암말 대상 삼관마 타이틀인 트리플 티아라(Triple Tiara)의 주인공도 올해 상반기에 나왔다. 국산 암말 골든파워는 루나Stakes(L), 코리안오크스(GⅡ)에 서울 원정이었던 마지막 관문 경기도지사배(GⅢ)까지 섭렵하며 최고가 됐다. 하반기에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되는 가운데 지난 17일 열린 KNN배(GⅢ)에도 출전해 4위를 기록했다. 같은 3세 경주마 캄스트롱에게 깜짝 우승을 내주며 자존심을 구겼던 만큼, 국산과 외산 그리고 또 하나의 암말 라이벌 구도가 열릴지가 관전 포인트다.

▲ 하반기 이벤트도 흥미진진

다채롭게 채워졌던 상반기 경마에 이어 남은 2022년 하반기에는 어떤 이벤트들이 있을까. 먼저 가을의 서막을 알리는 9월 4일 국제경주 코리아컵과 코리아스프린트가 팬들을 찾는다. 한국마사회는 올해 3년 만에 국제 경주를 재개한다. 이를 통해 해외 시행체들과의 교류를 통해 K-경마의 위상을 널리 알린다는 계획이다.

한국경마 100년을 기념해 선보이는 10대 명마 가상경주 프로젝트 100 To the Track(100 투 더 트랙)에 대한 경마 팬들의 관심도 높다. 정교한 그래픽으로 9월 중 재현 예정인 가상경주는 경주마 빅데이터와 대국민 투표, 전문가 의견 등을 종합해 사실적인 고증을 거쳐 제작될 예정이다. 현재 10마리 선정과 기수들 매칭은 완료된 상태로 KRBC 유튜브를 통해 10대 명마 분석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올해 데뷔한 신인들의 활약도 기대 요소다. 7월 1일 데뷔한 서울의 문병기 조교사(21조)는 16일 퍼스트드림과 함께 첫 승의 기쁨을 누렸다. 신인 오수철 기수 역시 같은 날(16일) 첫 데뷔 경주에서 신의한수에 기승, 곧장 승리를 따내며 신인의 패기를 뽐냈다. 

한국 경마 100년과 함께 경마 정상화에 맞춰 다채로운 이야기가 그려졌던 상반기. 이제 또 어떤 명장면이 우리를 즐겁게 할지 다가오는 하반기를 기대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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