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스포츠한국 우봉철 기자] 고영준이 A매치 데뷔전부터 도움을 기록하며 벤투 감독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0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시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중국과 2022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1차전 경기에서 3-0으로 이겼다.
이날 경기는 중국이 23세 이하(U-23) 선수들 위주로 구성해 나온 만큼, 우리로서는 공격에서의 플레이와 선수들의 경기력을 점검하는 데 집중했다.
동아시안컵은 국제축구연맹(FIFA)이 정한 A매치 기간에 열리지 않아 해외파를 의무 차출할 수 없다. 때문에 벤투 감독은 이번 대표팀 명단을 권경원(감바 오사카)을 제외하면 모두 K리거로 채웠다. 즉, 그동안 해외파에 가려져 기회를 자주 받지 못했던 국내파 선수들과 새롭게 발탁된 선수들이 눈도장을 찍을 수 있는 무대인 셈이다.
김동준(제주)과 조유민(대전), 강성진(FC서울) 등이 대표팀 첫 경기를 치른 가운데 돋보였던 이는 포항 스틸러스 소속 미드필더 고영준이었다. 주로 2선 가운데 자리에서 활약하는 그는 후반 20분 권창훈 대신 투입되며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그리고 후반 35분, 교체 투입된 지 15분 만에 조규성의 쐐기골을 도우며 A매치 데뷔 공격포인트를 작성했다.
득점이 만들어지는 과정이 멋졌다. 황인범과 패스를 주고받으며 전방으로 침투한 고영준은 페널티 박스와 가까워지자 곧바로 돌아선 뒤 쇄도하는 조규성에게 전진 패스를 찔러줬다. 고영준의 발을 떠난 공은 중국 수비수 사이를 뚫고 정확히 배달됐다. 태극마크를 달고 뛰는 첫 경기임에도 긴장하지 않은 듯 침착한 플레이가 돋보였다.
2001년생인 고영준은 소속팀 포항에서 U-22 자원으로 뛰고 있지만, 이미 U-22 자원 그 이상의 평가를 받고 있다. 연계 플레이에 능하고 돌파와 공이 없을 때 움직임이 강점이다. 32경기를 뛴 지난 시즌 총 출전시간(1366분)보다 아직 진행 중인 올 시즌 나선 시간(1598분)이 더 많다. 현재 포항이 치른 22경기 중 21경기에 나서 2골 2도움을 올리며 활약 중이고, 이를 바탕으로 A대표팀까지 승선해 결국 눈도장을 제대로 찍었다.
데뷔전에서 자신감을 얻은 고영준은 이제 24일 홍콩과 경기에서 A대표팀 첫 선발 출전에 도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