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도 못 버틴 MVP… 미란다의 허탈한 복귀전

1회도 못 버틴 MVP… 미란다의 허탈한 복귀전

  • 기자명 차혜미 기자
  • 입력 2022.06.26 14:06
  • 수정 2022.06.26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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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베어스 아리엘 미란다가 두 달만의 복귀전에서 한 이닝도 채우지 못하고 무너졌다. (사진=연합뉴스)
두산베어스 아리엘 미란다가 두 달만의 복귀전에서 한 이닝도 채우지 못하고 무너졌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스포츠한국 차혜미 기자] 지난 시즌 정규리그 MVP 주인공인 아리엘 미란다(33·두산베어스)가 두 달 만에 치른 복귀전에서 처참히 무너졌다. 

미란다는 지난 2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KIA타이거즈와의 경기에 선발 투수로 등판해 ⅔이닝 동안 볼넷 6개와 몸에 맞는 공 1개 등 4사구 7개를 남발하며 4실점 한 뒤 강판당했다.

이날 미란다가 기록한 7개의 4사구는 역대 KBO리그 개인 한 이닝 최다 4사구 허용 신기록이다. 한 이닝 최다 사사구 허용 기록은 이강철 현 kt위즈 감독 등 4명이 남긴 6개다. 이들은 1이닝이라도 채웠지만, 미란다는 1이닝도 못 던지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지난 시즌 두산에 입단해 KBO리그에 데뷔한 미란다는 28경기에 나서 14승 5패 평균자책점 2.33으로 활약했다. 특히 미란다는 고(故) 최동원의 223탈삼진을 뛰어넘어 225탈삼진 신기록을 세웠다. 시즌 종료 후 그는 정규리그 MVP에 선정되는 영광을 안기도 했다. 

이에 두산은 올 시즌을 앞두고 총액 190만 달러(계약금 30만 달러, 연봉 160만 달러)를 안기며 미란다와의 동행을 결정했다. 

그러나 부상이 그의 발목을 잡았다. 미란다는 어깨통증으로 개막전 시리즈에 합류하지 못했다. 지난 4월 17일이 되어서야 마운드에 올랐지만 4이닝 1실점 6볼넷, 4월 23일 LG전에서는 3이닝 2실점 6볼넷을 기록하며 24일 2군행을 통보받았다. 

두 달만의 복귀전이었지만 스스로 무너졌다. 1회부터 제구가 엉망이었다. 선두타자 박찬호를 시작으로 이창진, 소크라테스에게 모두 볼넷을 내주며 무사 만루의 위기를 자초했다. 

4번 타자 나성범을 3구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위기에서 벗어나는 듯했지만 후속타자 황대인에게 또다시 볼넷을 내주며 첫실점했다. 최형우를 상대로 다시 삼진을 잡으며 잠시 안정감을 찾은 미란다는 김선빈과의 승부에서 위기에 빠졌다. 

2볼-2스트라이크에서 미란다가 던진 5구째 포크볼이 김선빈의 유니폼에 스치면서 다시 실점했다. 이후 박동원과 류지혁에게 연속 볼넷을 내주며 2점을 더 내준 미란다. KIA는 안타 하나 없이 4점을 거저 얻었다. 

결국 두산 벤치에서는 미란다를 강판시켰고, 박신지를 마운드에 올렸다. 박신지는 박찬호를 2루수 땅볼로 돌려세우며 길었던 1회 초를 마무리했다. 

이날 미란다는 최고 146km의 공을 던졌으나 제구가 제대로 잡히지 못했다. ⅔이닝 동안 46개의 공을 던졌으나 그 중 스트라이크는 겨우 17개에 그쳤다. 지난해 타자들을 압도했던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미란다의 난조를 극복하지 못한 두산은 이날 6-8로 패배하며 KIA에 위닝시리즈를 내줬다. 

결단을 내려야 한다. 지난 8일 김태형 두산 감독은 "(미란다의 복귀 시점을) 24~25일로 잡고 있다. 그래도 안 되면 교체를 해야 하지 않나 싶다"며 교체 카드 이야기를 꺼내기도 했다. 

한 시즌 만에 전혀 다른 투수가 되며 팀의 애물단지로 전락한 미란다. 두산의 고민은 깊어져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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