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한국이 열광한 뮤지컬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

[인터뷰] 한국이 열광한 뮤지컬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

  • 기자명 박영선 기자
  • 입력 2022.06.26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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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킬앤하이드', '웃는남자', '스위니 토드' 등 한국에서만 16개 작품 공연

23일 진행된 인터뷰에 참여한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 (사진=EMK뮤지컬컴퍼니)
23일 진행된 인터뷰에 참여한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 (사진=EMK뮤지컬컴퍼니)

[데일리스포츠한국 박영선 기자] 뮤지컬 ‘지킬앤하이드’, ‘웃는남자’, ‘스위니 토드’의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이 3년만에 한국을 찾았다.

지난 23일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올해 ‘데쓰노트’, ‘마타하리’, ‘웃는남자’가 모두 개막하며 반가운 소식을 가져온 프랭크 와일드혼은 ‘지킬앤하이드’ 등 수많은 뮤지컬 명곡을 탄생시켜 국내외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작곡가다.

그는 자신의 첫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로 2개 부문 토니상 후보에 오른 데 이어, ‘스칼렛 핌퍼넬’로 4개 부문, 브로드웨이에서 인기를 끈 작품 ‘시빌 워’로 2개 부문 토니상 후보에 오르는 기염을 쏟았다.

특히, 그는 한국이 사랑하는 뮤지컬 작곡가라는 평을 받고 있다. 그는 “잠시나마 현실 세상을 잊고 몇 시간만이라도 나의 음악 세계로 관객을 초대할 수 있다는 게 굉장히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세상에서 가장 운이 좋은 사람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라며 한국 관객에 깊은 감사를 전했다.

프랭크 와일드혼의 음악은 장엄하고 드라마틱한 선율로 중독성 강한 넘버들이 많다. 이 점이 극의 몰입도를 높이고, 매 작품마다 성공을 거두며 관객을 사로잡았다. ‘지킬앤하이드’가 한국에서 압도적인 성공을 거둔 만큼, 프랭크 와일드혼의 감성이 한국 관객의 정서를 관통했다는 평이 많다. 그는 작품 흥행 이유에 대해 그는 “선율이 모두 로맨틱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라고 답했다.

그는 “(모든 넘버의) 공통점을 찾는다면 아마 선율일거다. 내 멜로디에 영혼이 담겨있다는 말을 가장 좋아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에 특히 영혼을 담아 노래하는 배우가 많다. 그런 배우들이 내 음악을 부르기 때문에, 이보다 좋은 궁합도 없다고 생각한다”며 한국 배우들의 실력을 높이 평가했다.

뮤지컬 '마타하리' (사진=EMK뮤지컬컴퍼니 제공)
뮤지컬 '마타하리' (사진=EMK뮤지컬컴퍼니 제공)

보통 한국에서 열리는 뮤지컬은 주연 역을 두·세 명의 배우가 함께 맡는 더블, 트리플 캐스팅인 경우가 많다. 같은 역할을 다양한 배우의 연기를 통해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장점을 지닌다. 그러나 이러한 시스템은 브로드웨이에서는 볼 수 없는 방식이다. 프랭크 와일드 혼은 “한국 뮤지컬 시장은 로컬 비즈니스라면, 브로드웨이 뮤지컬은 인터네셔널 비즈니스”라며, “한국 배우들이 다른 국적의 사람들 다른 인종의 사람을 연기하는 경우가 많다. 한국 관객이 대부분 한국인이기도 하다. 그러나 브로드웨이 관객의 60%는 관광객”이라며 한국 뮤지컬 시장의 특성을 언급했다.

또한 그는 “전 세계적으로 공연을 많이 하는데 한국 관객 연령층이 가장 어리다. 어떻게 이렇게 어린 관객들이 올 수 있는지 감탄한다”라며 한국 뮤지컬 관람층의 연령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그분들도 그럼 뮤지컬도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고 나이가 들어간다는 얘기다. 그 말인 즉 앞으로도 수년간 이 업계가 건강하게 관객과 함께 성장할 수 있다는 의미”라며 한국 뮤지컬 시장의 미래에 대해 긍정적인 의견을 더했다.

뮤지컬 '웃는남자'에서 '그웬플렌' 역을 맡은 (왼쪽부터) 박효신, 박은태, 박강현. (사진=EMK뮤지컬컴퍼니 제공)
뮤지컬 '웃는남자'에서 '그웬플렌' 역을 맡은 (왼쪽부터) 박효신, 박은태, 박강현. (사진=EMK뮤지컬컴퍼니 제공)

올해는 코로나 19로 인해 미뤄졌던 프랭크 와일드혼의 대형 뮤지컬들이 막을 올린 해다. . 한국에서 2018년 초연 이후 세 번째 시즌으로 거듭난 ‘웃는남자’는 박효신, 박은태, 박강현 주연 캐스팅으로 관객들의 기대를 끌어올렸다. 박효신과 박강현은 초연부터 주인공 ‘그웬플렌’을 연기한 오리지널 캐스트다.

그는 국내 최고 가수이자 배우인 박효신에 대해 “박효신 배우는 국보”라며, “소리의 아름다움, 파워풀한 열정 그리고 가사를 해석하는 능력과 독특함을 봤을 때, 박효신 배우 같은 소리를 내는 사람은 아무리 생각해도 없는 것 같다”라고 전했다. 이어 “박효신 배우의 큰 팬이며 언젠가 그 분만을 위한 뮤지컬을 작곡해드리고 싶다”라며 배우에 대한 신뢰를 강조했다.

또한 박효신과 함께 그웬플렌 역에 캐스팅 된 박강현에 대해 “(초연부터) 성장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제는 본인의 인생 경험을 작품에 담고 있는 것 같아 굉장히 잘 봤다”고 극찬을 이었다.

뮤지컬 ‘웃는남자’는 빅토르 위고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프랭크 와일드혼은 ‘웃는남자’ 소설에 대해 “그는 정말 훌륭한 소설가다. 정치적 상황이나 그 당시 현실이 어땠는지 개인적 의견도 항상 작품에 담는 사람”이라며, “레미제라블처럼 웃는 남자도 그런 극적인 인물이 많다. (원작) 모두 훌륭한 캐릭터라 작업은 어렵지 않았다”고 밝혔다.

뮤지컬 '데스노트'에서 '엘' 역을 맡은 김준수 (사진=OD컴퍼니)
뮤지컬 '데스노트'에서 '엘' 역을 맡은 김준수 (사진=OD컴퍼니)

최근 한국 콘텐츠가 세계 시장에서 뜨거운 반응을 불러 일으킨 만큼 ‘K-뮤지컬’의 흥행에 대한 기대도 높아졌다. 그는 “영화나 드라마를 만들 때는 (제작진이) 거기 있을 필요가 없다. 그러나 뮤지컬은 라이브로 볼 수밖에 없는 장르”라며, 세계 시장 전파에 어려움이 있는 장르적 특성을 언급했다. 그러나 “몇몇 배우를 뉴욕이나 런던으로 함께 가서 공연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아시안 뮤지컬 배우가 런던·브로드웨이 등 뮤지컬 성지라 불리는 곳에서 다양한 역할을 맡기는 아직 쉽지 않은 실정이다. 이에 프랭크 와이드혼은 “앞으로 몇 년간 지켜보면 답이 나올 것”이라며 “일본 만화를 원작으로 한 공연들이 성공적이다. 서양으로 넘어가 수출된다면 아시아인들에게도 기회가 더 생길 것이다. 백 프로 완벽하진 않지만 긍정적인 마음”이라 전했다.

그는 국내 배우들에게도 애정이 깊다. 김준수와 형 동생 사이라는 프랭크 와일드혼은 언젠가 그와 함께 꼭 브로드웨이에 가고 싶다며, 뛰어난 실력을 가진 한국 배우들의 브로드웨이 진출을 응원했다.

또한, 방탄소년단 ‘뷔’가 자신이 작곡한 노래 ‘지금 이 순간’을 부르는 영상을 본 적 있다며 “솔로 활동을 시작하는 걸로 알고 있다. 그 영상을 보고 많은 사람에게 연락이 왔다. 그가 ‘지킬앤하이드’의 지킬 역을 맡았으면 좋겠다”라며 러브콜을 보내기도 했다.

한편, 올해 그가 작곡을 맡은 뮤지컬 ‘마타하리’가 지난 달 28일 개막했고 이어 ‘웃는남자’가 10일에 막을 올리며 화제를 모았다. 화려한 캐스팅으로 화제가 된 뮤지컬 ‘데스노트’ 또한 내달 개막을 앞두고 있다.

강남=박영선 기자 djane7106@dailysports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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