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회] 칸 남우주연상 수상, 영화 '브로커'...우리 모두가 공유할 수 있는 아름다운 이야기

[시사회] 칸 남우주연상 수상, 영화 '브로커'...우리 모두가 공유할 수 있는 아름다운 이야기

  • 기자명 박영선 인턴기자
  • 입력 2022.06.01 14:36
  • 수정 2022.06.01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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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선악이 혼재된 송강호가 이 영화의 출발점"

[데일리스포츠한국 박영선 인턴기자] 제 75회 칸 영화제 남우주연상 수상,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한국을 배경으로 메가폰을 잡은 영화 ‘브로커’가 개봉을 앞두고 있다. 

31일  영화 ‘브로커’의 시사회가 용산아이파크몰CGV에서 열렸다. 상영 후에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배우 송강호, 강동원, 이지은, 이주영이 자리해 이야기를 나눴다.

영화 ‘브로커’는 베이비박스에 아기를 두고 간 엄마 소영(이지은)과 아이를 팔아 넘기려는 동수(강동원), 상현(송강호) 그리고 의문의 사건을 파헤치기 위해 이들은 쫓는 수진(배두나)과 이형사(이주영)의 이야기다.

작품은 소영이 베이비박스 앞에 아기를 두고 떠나며 시작된다. 교회에서 계약직으로 근무하는 동수는 세탁소를 하는 상현과 함께 베이비박스에 버려진 아기로 돈을 번다. 입양이 불가능해 차선책을 찾는 부부에게 팔아 큰돈을 벌었던 이들에게, 아기를 다시 데리러 온 소영은 엄청난 변수다. 아기 엄마 소영은 좋은 부모를 찾아준다는 두 사람의 말을 듣고 동행을 결심한다.

영화 '브로커' 스틸컷 (사진=영화사 집, CJ ENM 제공)
영화 '브로커' 스틸컷 (사진=영화사 집, CJ ENM 제공)

영화의 등장인물은 저마다 모순점을 지니고 있다. 아이를 버렸지만 누구보다 사랑하는 소영, 결국 인신매매에 지나지 않지만 아기의 미래를 생각하는 상현과 동수, 아기를 버리는 행동을 비난하지만 결국 범인을 잡기 위해 어떤 일도 불사하는 형사 수진이 그렇다. 이들은 각자의 목적을 위해 다른 길을 걷는 것 같지만, 결국 버려질 뻔한 아이의 미래를 위한다는 점에서 같은 선상에 있다.

영화 ‘브로커’를 쥐고 있는 캐릭터는 소영이다. 그만큼 배우 이지은의 활약이 돋보였다. 자신의 아이를 버렸지만, 누구보다 아이를 지키기 위해 고투하는 어린 엄마의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했다. 시종일관 담담하고 차가운 얼굴을 유지하지만, 캐릭터가 감내해야 하는 내적갈등과 쏟아지는 분노를 선명하게 드러냈다.

송강호는 이지은의 열연에 대해 “이지은 씨는 수많은 드라마에서 훌륭한 연기를 봐왔다. 너무나 뛰어난 배우라는 걸 알고는 있었지만 그렇게까지 살벌하게 잘할 줄은 몰랐다” 라고 전했다. 두 사람이 함께한 장면이 많았던 만큼, 송강호는 이지은의 예상치 못한 애드리브와 과감한 연기에 대해 극찬을 쏟았다.

영화 '브로커' 스틸컷 (사진=영화사 집, CJ ENM 제공)
영화 '브로커' 스틸컷 (사진=영화사 집, CJ ENM 제공)

이지은이 연기한 소영이 영화의 주축이라면, 송강호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영화 제작 전부터 전하고 싶었던 장면의 주인공이다. 감독은 “2013년 영화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는 영화를 찍고 있을 때 취재를 하는 과정에서 일본의 입양제도나 양부모 제도에 대해 조사를 많이 하고 있었다”라며 “일본에도 아기 우편함 시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고, 한국에도 비슷한 시설이 있다는 걸 알았다”고 베이비박스 소재를 어떻게 떠올리게 됐는지 전했다.

이어 그는 “이 주제와 함께 떠올랐던 한 씬이 있다. 송강호가 베이비박스에서 아기를 안고 굉장히 자상한 미소를 머금고 말을 걸지만, 그 후에 아기를 팔아버리는 장면이 가장 먼저 생각났다. 선악이 혼재한 송강호의 모습을 떠올랐다”라며 사회문제에 대한 관심과 더불어 배우 송강호 자체가 이 영화의 첫 단추였다는 점을 강조했다.

강동원은 보육원 출신이자, 동수와 함께 브로커 일을 하는 동수 역을 맡았다. 그는 역할을 소화하기 위해 직접 보육원에 방문해 깊이 있는 이야기를 나눴다고 전했다. 강동원은 동수에 대해 “어머니가 결국 자기를 데리러 오지 않았다는 원망이 있지만 소영을 만나면서 어머니를 투영하고, 용서를 하게 된다”고 밝혔다.

기자간담회에서 답변하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사진=영화사 집, CJ ENM 제공)
기자간담회에서 답변하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사진=영화사 집, CJ ENM 제공)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영화 촬영 크랭크인부터 크랭크업까지 출연진과의 소통을 가장 중요시했다고 전했다. 그는 언어 차이에 대해 “이런 부분을 해소하기 위해 소통을 많이 하고자 노력을 했다. 촬영 전에는 손편지를 자주 전했고 촬영 현장에서도 밀도 있는 소통을 하며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라며, “송강호가 뉘앙스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 정말 많이 피드백을 해줬다. 이런 부분에서 신뢰를 갖고 의지를 했다. 덕분에 나도 불안감을 극복하고 끝까지 완성할 수 있었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가족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기며 ‘생명’의 소중함에 대해 말하는 작품이지만, 결국 이들은 인신매매자다. 외에도 아이를 지켜야 한다는 선한 의도 아래 범죄를 저질러 버린 이들의 선택에 다소 의문점을 느낄 수도 있다. 감독은 이에 “그 선택지가 범죄였다는 부분에서 모순적으로 보일 수 있다. 어떻게 받아들이는가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보시는 분들의 감상과 생각에 맡기고 싶다”라고 전했다.

영화의 상징은 '태어나줘서 고마워'는 말일 것이다. 이 대사는 소영이 주변 인물들에게 건네는 가장 직접적이고 간절한 진심처럼 드러난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취재 할 때 보육 시설 출신 분들을 만나면서 이야기를 들었는데 내가 정말 태어나길 잘한 것인가 라는 의문을 품은 채 계셨었다”라며, “그 감정을 접했을 때 그 책임이 과연 어머니한테만 있는 것인가, 나를 포함한 사회의 책임 어른의 책임이 있지 않느냐고 생각했다”라며 영화를 관통하는 메시지에 대해 말했다.

지난 28일(현지시간) 제75회 칸 영화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송강호.
지난 28일(현지시간) 제75회 칸 영화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송강호.

개봉 전부터 국내·외에 뜨거운 관심이 쏟아진 데는 송강호의 칸 남우주연상 수상이 크다. 송강호는 이번 수상에 대해 “호명이 됐을 때는 약간 패닉이 되는 묘한 기분도 들었다”라며, “제일 먼저 런던에 있는 봉준호, 함께 영화를 촬영하고 있는 김지운 감독께서 문자를 보냈다. 다들 너무 과찬을 해주셔서 몸 둘 바를 모르겠다. 이 감동을 천천히 야금야금 느끼고 싶다”라며 유쾌하게 웃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또한 진심으로 축하의 말을 건넸다. 그는 송강호의 수상에 “감독을 했던 영화에서 배우가 상을 받은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나는 삐딱한 성격이라 내가 좋은 평가를 받으면 내 칭찬과 평가에 기쁨을 누리지 못하는 성격이다”라 고백했다. 그러나 그는 “반면 배우가 칭찬을 받으면 너무 기쁘다. 이번이 제일로 기뻤다. 이번 일본 언론 관계자들도 평소보다 영화제에서 굉장히 즐거워 보인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시상식에서도 시상식 이후에 있었던 파티에서도 이렇게 진심으로 기쁠 수 있을까 할 만큼 기쁨을 누렸다”며 진심으로 축하의 말을 건넸다.

끝으로 송강호는 “생명을 다루고 풀어가는 방식이 많은 물음을 통해 가슴으로 깊이 받아들이도록 작품이 연출되지 않았나 싶다. 이런 점에서 일본과 한국을 떠나 같이 모두가 공유할 수 있는 아름다운 얘기다”라는 말을 전했다.

베이비 박스를 둘러싸고 관계를 맺게 된 이들의 예기치 못한 특별한 여정을 그린 작품 ‘브로커’는 8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용산=박영선 인턴기자 djane7106@dailysports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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