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회] 두 모녀의 동상이몽 로드무비...영화 '윤시내가 사라졌다'

[시사회] 두 모녀의 동상이몽 로드무비...영화 '윤시내가 사라졌다'

  • 기자명 박영선 인턴기자
  • 입력 2022.05.26 11:13
  • 수정 2022.05.26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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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와 '가짜'에 대한 고민...시대를 관통하는 유쾌한 인물들

25일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영화 '윤시내가 사라졌다' 언론배급시사회 현장. (왼쪽부터) 김진화, 노재원, 오민애, 이주영 (사진=이노기획 제공)
25일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영화 '윤시내가 사라졌다' 언론배급시사회 현장. (왼쪽부터) 김진화, 노재원, 오민애, 이주영 (사진=이노기획 제공)

[데일리스포츠한국 박영선 인턴기자] 디바 윤시내의 이미테이션 가수 ‘연시내’와 그의 관종 유투버 딸 ‘짱하’의 로드무비 ‘윤시내가 사라졌다’ 시사회가 25일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렸다. 시사회 이후 열린 기자간담회에는 김진화 감독과 함께 오민애, 이주영, 노재원 배우가 참석해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윤시내가 사라졌다’는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에 초청된 작품이다. 작품은 독특하고 기발한 상상력으로 우리 삶을 유쾌하게 들여다본다. 단편영화 ‘몸값’으로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으며 데뷔, 이후 ‘메기’, ‘독전’, 넷플릭스 ‘보건교사 안은영’ 등 다수 작품에서 활약하며 충무로 대세 배우로 떠오른 이주영과 영화 ’굿마더‘, ’그대 너머에‘에 출연한 오민애가 주연을 맡았다. 특히, 오민애는 올해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윤시내가 사라졌다‘로 데뷔 이후 23년만에 첫 배우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영화 '윤시내가 사라졌다' 스틸컷 (사진=이노기획 제공)
영화 '윤시내가 사라졌다' 스틸컷 (사진=이노기획 제공)

영화는 전설적 가수 윤시내가 고별 콘서트에서 잠적하며 시작된다. 윤시내가 갑작스럽게 콘서트에 불참하면서, 윤시내의 이미테이션 가수 ‘연시내’로 활동중인 신순이(오민애)도 설 무대를 잃는다. 순이는 그럼에도 윤시내를 향한 팬심을 거두지 못하고 하루종일 영상을 찾아 본다.

유투버 ‘짱하’로 활동중인 순이의 딸 장하다(이주영)는 조회수와 구독자에 집착하는 '관종 유튜버'다. 커플 유튜브 채널을 포기할 수 없어 헤어진 전 남자친구를 다시 찾아가 영상을 조작할 정도다. 윤시내의 실종이 세간의 관심을 얻자 하다는 이미테이션 가수 엄마를 채널에 적극 이용하기 시작하고, 급기야 윤시내를 찾는 여행에 함께한다.

영화의 주인공 순이는 ‘이미테이션 가수 연시내’에서 자신을 찾으려 한다. 전설적인 가수 윤시내를 향한 깊은 팬심 때문이기도 하지만, 순이는 아하나는 그런 순이 밑에 자라면서 끊임없이 관심을 갈구하는 어른이 된다. 현실도피를 위해 갈수록 윤시내에 집착하는 순이의 모습과 구독자와 조회수를 위해서라면 어떤 일이든 불사하는 하다의 모습은 묘하게 닮아있다.

 

영화 '윤시내가 사라졌다' 스틸컷 (사진=이노기획 제공)
영화 '윤시내가 사라졌다' 스틸컷 (사진=이노기획 제공)

영화 ‘윤시내가 사라졌다’는 로드무비 형식으로 모녀의 갈등을 따라간다. 이미테이션 가수는 ‘짝퉁’일 뿐이라는 하다와 그런 딸에게 상처를 받는 순이의 모습을 섬세하게 담았다. 주변인들과 관계를 맺는 데 미숙한 하다의 불퉁한 모습과 윤시내를 향한 마음에 자신을 똑바로 바라보지 못한 순이 캐릭터는 배우들의 훌륭한 열연을 통해 탄생했다.

오민애는 지난 2020년 영화 ‘굿 마더’를 통해 성소수자 딸을 가진 엄마 역을 담담하고 깊이 있게 소화하여 호평을 받은 바 있는 배우다. 모두 누군가의 ‘엄마’로 등장했지만, 오민애는 전작과 상반된 캐릭터인 ‘연시내(순이)’만의 매력을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그는 전주국제영화제 배우상 수상에 대해 “23년만에 장편영화 배우상을 받았다. 영화를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했던 시절이 있었다”라며, “배수진을 치는 마음으로 열심히 했다”고 전했다.

배우 이주영이 소화한 ‘장하다’ 캐릭터는 요즘 시대상이 재치 있게 반영된 인물이다. 구독자와 좋아요에 집착하지만 내면의 외로움을 지닌 ‘하다’역을 맡은 이주영은 “하다를 대변해주고 싶은 마음이 컸다”며, “후반부로 갈수록 하다의 인간적인 면과 연약함, 솔직함을 보게 됐다. (하다의) 고독과 슬픔이 큰 만큼 높은 텐션을 유지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이어 “하다는 엄마에게 관심을 받고 싶지만 충족되지 않아 그것을 외부에서 찾는 인물이다. 인물의 쓸쓸함과 외로움을 스크린에서 표현하고 싶었다”며 캐릭터에 애정을 드러냈다.

 

영화 '윤시내가 사라졌다' 언론배급시사회 현장에서 배우 이주영과 오민애. (사진=이노기획 제공)
영화 '윤시내가 사라졌다' 언론배급시사회 현장에서 배우 이주영과 오민애. (사진=이노기획 제공)

또한 이주영은 오민애와 모녀 연기 호흡에 대해 “첫 리딩 때 뵀는데 반했다. 권위적이지 않고 사랑스럽고 소녀 같은 모습을 봤다. 노재원도 봤는데 감독님에 대한 100% 신뢰가 갔다.”고 전했다. 또한 “선배님과 노재원의 호흡이 기대됐다. 선배님처럼 순수함을 지키면서 연기해야겠다는 생각했다”라며 출연진 전체를 향한 신뢰를 드러냈다. 이주영은 “원래 현장에서 잘 울지 않는데 마지막 촬영날 눈물이 났다”며 훈훈했던 촬영 현장을 전했다.

 

영화 '윤시내가 사라졌다' 스틸컷 (사진=이노기획 제공)
영화 '윤시내가 사라졌다' 스틸컷 (사진=이노기획 제공)

이주영·오민애의 열연과 더불어 눈길을 끄는 이가 있다. 바로 배우 노재원이다. 그는 순이처럼 윤시내의 이미테이션 가수로 활동하는 ‘운시내’ 역을 맡았다. 노재원은 2021년 서울독립영화제 배우프로젝트 60초 독백 페스티벌 1등을 수상하며 주목 받은 신예다. ‘윤시내가 사라졌다’ 외에도 ‘아빠는 외계인’, ‘힘찬이는 자라서’ 또한 전주국제영화제 초청을 받았다.

노재원은 자신만의 윤시내를 표현하며 두 모녀의 감정선을 묵묵히 따라간다. 그는 역할을 고민할 때 성별의 경계는 중요하지 않았다며 “어떻게 하면 순수하게 내가 살아가고자 하는 방식대로 살아가고 있는 자유로운 인물이 될 수 있을까 고민했다. 두 모녀를 지켜보는 역이라 이들을 위로해주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고 전했다.

‘윤시내가 사라졌다’의 주 키워드는 ‘진짜’와 ‘가짜’에 대한 고민이다. 이미테이션 가수의 삶과 상황을 조작하거나, 과열시켜 관심을 얻어야 하는 '관종' 유튜버의 삶이 영화의 키워드를 통해 접점을 이룬다. 김진화 감독은 작품의 메시지에 대해 “편집을 마치니까 이 이야기가 ‘진짜’에 대한 이야기겠구나 싶었다. ‘진짜’는 다양성에서 찾을 수 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며, “그 누구의 삶도 가짜는 없다. 삶은 다양한 모습을 인정하는 데서 나온다고 생각한다. 나 자신도 그 다양함 속에 하나라는 사실을 인정하는, 그 간극을 좁혀가는 과정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전했다.

‘진짜’와 ‘가짜’의 상반된 가치를 찾아 헤매는 두 모녀의 로드무비.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력과 유쾌한 매력이 돋보이는 영화 ‘윤시내가 사라졌다’는 내달 8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건대=박영선 인턴기자 djane7106@dailysports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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