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스포츠한국 우봉철 기자] 리버풀 골잡이 살라가 최종전에서 득점왕과 도움왕 트로피를 받았다. 리그 최고의 해결사이자 도우미라는 증표지만, 정작 살라 본인은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모하메드 살라는 23일(한국시간) 영국 리버풀 소재 안필드에서 열린 2021-2022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최종 38라운드 울버햄프턴과 경기에서 역전골을 넣으며 팀의 3-1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득점으로 리그 23골을 기록한 살라는 같은 날 멀티골을 뽑아낸 손흥민(토트넘)과 함께 득점왕을 공동 수상했다. 살라의 통산 세 번째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등극. 더불어 13도움으로 팀 동료인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12도움)를 1개 차로 제치고 도웅왕까지 챙겼다.
그런데 골든 부츠를 받아들고 활짝 웃은 손흥민과 달리, 살라는 침울한 표정으로 트로피를 바라봤다.
이는 소속팀 리버풀의 프리미어리그 우승 실패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리버풀은 올 시즌 맨체스터 시티(맨시티)와 역대급 우승 경쟁을 펼쳤다. 승점 1 차가 이어지 가운데 리버풀은 최종전에서 울버햄프턴을 꺾고, 맨시티가 애스턴 빌라에게 지길 바라야 했다.
상황은 리버풀이 원하는대로 흘러가는 듯 했다. 리버풀은 전반 3분 만에 페드로 네투에게 실점했지만, 전반 24분 사디오 마네가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 후반전에는 교체 투입된 살라가 역전골을 뽑아냈다. 같은 시간 맨시티는 애스턴 빌라에 0-2로 끌려가던 상황. 이대로 경기가 끝난다면 리버풀의 역전 우승이 만들어지는 시나리오였다.
그러나 승리의 여신은 맨시티의 편이었다. 맨시티는 후반 31분 일카이 귄도안의 골을 시작으로 불과 5분 만에 세 골을 퍼부으며 3-2로 역전했다. 그리고 끝까지 리드를 지켜내면서 2년 연속 리그 우승 및 통산 여덟 번째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자신의 골로 팀이 역전 우승을 차지하는 줄 알았건만, 경쟁자가 각본없는 드라마를 만들어냈으니 살라로서는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더군다나 리버풀은 올 시즌 잉글랜드 클럽 최초의 쿼드러플(4관왕)을 노리고 있었다. 리그컵과 FA컵은 이미 우승을 차지했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결승전에 올라간 상태였다. 리그 우승을 차지했다면 기분 좋게 UCL 결승에 나섰겠지만, 이제는 컵대회 트레블로 목표를 수정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