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KBO, 스트라이크 존 논란 해결방안 제시해야

[기자수첩] KBO, 스트라이크 존 논란 해결방안 제시해야

  • 기자명 차혜미 기자
  • 입력 2022.04.28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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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프로야구의 최대 화두는 넓어진 스트라이크 존이다. 앞서 KBO는 올 시즌을 앞두고 더 깊은 재미를 전달하고 더 신뢰받는 리그 발전을 위해 스트라이크 존 판정 평가 기준을 개선키로 했다고 밝혔다. 

공식 야구 규칙의 ‘스트라이크 존’은 유니폼의 어깨 윗부분과 바지 윗부분 중간의 수평선을 상한선으로, 무릎 아랫부분을 하한선으로 하는 홈 베이스 상공을 일컫는다. 스트라이크 존은 투구를 치려는 타자의 스탠스에 따라 결정된다. 그러나 KBO리그의 스트라이크 존은 공표된 규칙보다 훨씬 좁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에 허구연 KBO 총재가 스트라이크 존 정상화에 발 벗고 나섰다. 허 총재는 올해 시범경기 마지막 날인 지난달 29일 허운 심판 위원장 및 심판 팀장, 김용희 경기 운영위원장 및 경기 운영위원과 함께 집중 회의를 열고 시범경기 기간 적용된 스트라이크 존을 점검했다.
 
새로운 스트라이크 존을 적용한 시범경기서 경기당 평균 볼넷이 2021년 시범경기 경기당 평균 8개에서 5.7개로 크게 줄었다. 평균자책점은 4.53에서 3.80으로 낮아졌으며 삼진도 13.3개에서 15.2개로 늘었다. 

시즌이 시작되자 이는 더 극명하게 드러났다. 시즌이 10%가량 치러진 현재 역대급 ‘투고타저’의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25일 기준 10개 팀 평균자책점은 3.41로, 지난해 기록된 팀 평균자책점 4.44보다 1점 이상 낮다. SSG랜더스가 2.68로 1위고, LG트윈스가 2.98로 뒤를 잇고 있다. 반면 리그 타율은 0.242로 지난 시즌 0.260보다 1푼 8리가량 떨어졌다

타고투저 양상이 투고타저로 바뀌면서 긍정적인 부분도 있다. 9이닝 기준 경기 시각은 지난해 3시간 14분에서 올 시즌 3시간 5분으로 줄어들었다. 

볼 판정에 대한 타자들의 불만이 계속되고 있다. 사실 스트라이크 존을 두고 타자와 심판이 갈등을 빚는 장면은 그리 낯설지 않다. 그러나 올해는 벌써 그 정도가 심해지는 양상이다. 개막 후 팀당 20경기 안팎 치렀는데 올 시즌 스트라이크 존 볼 판정에 항의하다 퇴장당한 타자가 이용규(키움)를 시작으로 김현수(LG)-호세 피렐라(삼성) 등 벌써 3명이나 발생했다.

지난 23일 하루에만 선수 2명이 퇴장당했다. 잠실 두산전을 펼치던 김현수는 팀이 1-3으로 뒤지던 3회 초 무사 1루에서 두산 선발 아리엘 미란다의 초구 높은 포크볼이 스트라이크로 판정되자 곧바로 구심에게 불만을 쏟아냈다. 항의가 계속되자 구심은 김현수를 퇴장시켰다. 중심 타자가 빠진 LG는 결국 2점 차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두산에 경기를 내줬다. 

같은 날 피렐라 역시도 구심의 삼진 콜에 항의하다 퇴장당했다. 피렐라는 롯데 선발 글렌 스파크맨의 낮은 직구가 스트라이크로 선언되자 구심에게 항의했고, 구심은 퇴장을 명령했다. 삼성 역시 롯데에 2-4로 무릎 꿇었다. 

22일에는 타자가 심판 대신 상대 팀 포수에게 항의하는 보기 드문 장면도 나왔다. kt와 NC의 대결이 펼쳐진 수원, NC는 3-4 한 점 차로 9회 초를 맞이했다. 선두타자 손아섭은 kt 마무리 투수 김재윤과 풀카운트 승부를 펼쳤다. 8구째 133km 포크볼이 바깥쪽 상단으로 향했고, 포수 장성우가 프레이밍 하며 공을 잡았다. 심판의 판정은 삼진. 멀었다고 생각한 손아섭은 펄쩍 뛰며 불만을 표출했다. 곧바로 그는 심판이 아닌 장성우에게 따져 물었다. 퇴장을 피하고자 우회적으로 항의한 것이다. 

이미 개막 전부터 새로운 스트라이크 존의 정착에는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할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그러나 경기를 치러나갈수록 오히려 선수와 심판의 입장 시각차만 계속 벌어졌다. 

통일된 기준 마련이 급선무다. 경기마다 심판마다 그 잣대가 다르다면 선수와 팬들의 불만은 누적되고 고조될 것이다. 물론 오심도 경기 일부임으로 어느 정도 심판 실수는 수용할 수 있지만, 일반 팬들의 눈높이마저 벗어난 판정의 반복이라면 곤란하다. 

모처럼 코로나 규제가 풀리면서 야구장을 찾은 팬들은 설렘으로 가득하다. 특별한 분위기의 올 야구장에서는 정말이지 정정당당하고 더불어 즐기는 야구 경기를 기대해본다. 더 이상 시즌마다 등장하는 판정시비라는 단골 메뉴가 사라지길 바란다. 스트라이크 존의 새로운 시도가 새로운 갈등과 피로감을 조성하는 불씨여서는 안 된다. KBO의 체계적 분석과 근본적이고 명확한 스트라이크 존 해결방안 마련과 제시가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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