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장애인 출근길 논란, 이분법 아닌 진정한 가슴으로

[기자수첩] 장애인 출근길 논란, 이분법 아닌 진정한 가슴으로

  • 기자명 신수정 인턴기자
  • 입력 2022.04.14 09:55
  • 수정 2022.04.14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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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단체가 벌이는 출근길 지하철 시위문제는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을까?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는 지난해 연말부터 지하철 출근길 시위를 이어갔다. 장애인 권리 예산 확충을 요구하기 위해선 데 이 시위를 두고 시민뿐 아니라 정치권의 갈등이 심해지고 있다.

전장연은 장애인이 안전하고 편리한 이동권을 존중받기 위해 출근길 시위를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21년 동안 오이도역 등 지하철역에서 장애인용 리프트를 타다가 떨어져 사망한 장애인의 사고가 여러 차례 발생했다.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위한 투쟁은 20년이 넘었다. 하지만 소수의 목소리는 다수의 무응답에 묻히며 실질적 변화가 없었다. 국토교통부가 지난해 5월 조사한 교통약자 이동편 실태조사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전국 저상버스 보급률은 27.8%에 불과하다.

이에 장애인 단체는 많은 사람의 관심을 끌기 위해 출근 시간 시위를 택한 것이다. 하지만 시위의 시작으로 비장애인은 출근길 지하철 연착에 피해가 생기며 이런 불만이 사회적 갈등으로 번졌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갈등이 심해지자 지난달 30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전장연 시위 현장을 방문하기도 했다. 하지만 투쟁을 멈추지는 않았다. 전장연은 지난 4일 서울 종로구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에서 삭발 시위를 진행했다. 이날 배재현 전장연 활동가는 “긴 싸움이 될지 모르지만, 힘을 보태야 세상이 바뀔 것”이라고 시위에 참여한 이유를 밝히면서“사람답게 제대로 살고 싶다”라며 장애인에 대한 세상의 무관심에 울분을 토했다. 이어 지난 5일에도 오후 서울지하철 1호선 시청역 승강장에서 서울시 휠체어 리프트 추락사고 책임 공식 사과 및 장애인 탈시설 지원조례 제정을 촉구하며 시위를 벌였고, 지하철이 지연 운행됐다.

이와 관련해 정치권은 ‘갈라치기’를 하며 갈등에 불을 지피는 형국이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서울 시민을 볼모로 삼은 불법 시위”라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즉각 이 대표 발언을 질타하고 박홍근 원내대표를 비롯 고민정, 진성준 등 의원들이 휠체어를 타고 지하철을 이용해 출근하며 전장연의 시위를 옹호했다. 이에 이 대표는 “휠체어로 지하철 타는 체험을 하기 전에 평소에 지하철을 자주 이용해 보는 게 우선 아닐까”라며 반박했다.

전장연의 시위가 장애인 ‘차별’, ‘혐오’와 같은 논란이 증폭되면서 장애인 이동권에 대한 문제가 사회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큰 논란을 만들지 않으면 관심을 끌 수 없는 현실인 세상에서 그들은 정말 나쁜 시위를 하는 것일까?

자극적인 말들을 퍼부으면서 서로를 미워하고 분열과 갈등을 조장하는 것보다 문제의 본질을 제대로 바라보는 눈과 실마리를 찾는 게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 제대로 진단하고 해법을 제시하는 언론과 우리 사회 공론장이 필요하다. 이분법과 진영논리로 가득한 삼류정치 정쟁할 사이에 정치권과 공허한 메아리와 받아쓰기 보도행태부터 버리고 우리 모두가 진정한 한 가슴으로 장애인 문제를 바라보고 해결하려는 단초를 찾아야 한다. 

신수정 인턴기자 jeonge75@dailysports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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