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진정한 저널리즘과 악성 뉴스 생산하는 ‘좀벌레’들

[기자수첩] 진정한 저널리즘과 악성 뉴스 생산하는 ‘좀벌레’들

  • 기자명 박민석 기자
  • 입력 2022.02.17 16:45
  • 수정 2022.03.03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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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스포츠한국 박민석 기자] 나는 스포츠 기자로서 매일 수많은 스포츠 기사를 읽는다. 그러면서 기자의 책무란 무엇인가? 진정한 저널리즘이란 무엇인가? 이 문제를 수없이 고민한다.

최근 ‘언론’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해 매체라기보다는, 기자라기보다는 ‘좀벌레’에 가까운 무리들이 몰상식한 글쓰기 행태를 반복할 때는 이런 고민의 심각성이 더욱 깊어진다.

덜 익은, 무책임한 기사를 늘어놓는 사례를 마주하면, 먼저 눈살부터 찌푸린다. 조건반사적이다. 기사 제목부터 한숨이 절로 난다. 누가 봐도 독자 시선을 끌기 위한 ‘어그로’ 성이다.

물론, 최근에 매체마다 조회 건수로 승부를 거는 세상인 것도 영향을 미쳤다. 그래서 대중의 눈길을 끌기 위해 제목 만들기도 기자의 주된 역량으로 평가받곤 한다. 하지만 문제의 심각성은 과장되고 왜곡된 글로 자극적 타이틀을 조작하고 앞세우는 경우다.

그런 제목의 글은 읽어보면 알맹이가 없다. 본질과 팩트는 이미 사라졌고 얼토당토않은 글 나부랭이다. 정말 한심하기 짝이 없다.

이러한 기사들 가운데 가장 많은 것이 대부분 특정 선수와 구단을 저격하는 기사다. 논리정연한 문장으로 설득력을 갖춘 경우라면 당연히 글쓴이의 주관적 주장과 견해는 인정해야 한다. 그러나, 전혀 납득 할 수 없는, 그 어떤 근거와 이유를 생략된 조회 건수 올리기에 집착한 경우라는 점이다. 속 빈 강정의 ‘악성 기사’ 전형이다.

이러한 글쓰기 행태는 곧 선수와 구단, 팬들에게 큰 상처를 양산한다. 해당 선수와 구단에 특별한 감정이 없는 나조차도 거부감이 드는데, 선수와 팬들의 가슴은 얼마나 큰 피해로 이어지겠는가? 기자 신분임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기사들을 만나면 ‘기레기’라는 항간의 불명예스러운 신조어 앞에서 고개를 떨굴 수밖에 없다.

특히 야구팬들 사이에서는 악명이 자자한 몇몇 기자들이 있다. “XXX 기자 기사는 그냥 거른다”, “저런 기사를 쓰는데, 기자가 맞냐?” 등 이미 신뢰도가 바닥까지 떨어졌다. 문제는 이런 유언비어 수준의 제조기들 때문에 다른 기자들까지 ‘기레기’로 지탄의 대상자로 전락할 지경이라는 점이다.

스포츠 기자는 구단, 선수와 팬들을 연결하는 매개체 역할을 한다. 단순 정보전달 이외에도 대중들에게 재미와 감동을 선사하는 기사를 생산하는 일에 최선을 다한다. 때로는 팬들의 여론을 최대한 반영해 기사를 작성하기도 하고, 때로는 선수들의 스토리를 기사로 녹여 대중들에게 전달한다.

현장에서 취재하는 스포츠 기자는 ‘워라벨’과 거리가 멀다. 보다 재밌고, 흥미 있는 기사를 생산하기 위해 현장을 지키며 기사감을 발굴한다. 취재를 통해 정보가 쌓이면, 이는 하나의 스토리로 만들어진다. 때로는 한 편의 소설처럼, 때로는 마음이 따뜻한 휴머니즘을 실현한다.

지금 이 순간, 누군가와 누군가가 같이하는 현장에서 기자라는 직분으로 글을 쓰고 있다면 나를 위해, 동료 기자와 한국 언론의 발전을 위해서라도 스스로 한 번쯤 돌아볼 시간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뿐이다. 한편으로 오늘도 저널리스트로서 그 직분을 묵묵히 수행하는 기자들의 노고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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