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올림픽] '내홍 사태' 딛고 일어선 女 쇼트트랙 대표팀... 3000m 계주서 값진 은메달

[베이징올림픽] '내홍 사태' 딛고 일어선 女 쇼트트랙 대표팀... 3000m 계주서 값진 은메달

  • 기자명 박민석 기자
  • 입력 2022.02.14 11:31
  • 수정 2022.02.14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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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 결승전서 은메달을 따낸 뒤 기쁨을 나누는 여자 대표팀(왼쪽부터 최민정, 서휘민, 이유빈, 김아랑) / 사진=연합뉴스
지난 13일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 결승전서 은메달을 따낸 뒤 기쁨을 나누는 여자 대표팀(왼쪽부터 최민정, 서휘민, 이유빈, 김아랑) / 사진=연합뉴스

[데일리스포츠한국 박민석 기자] 한국 쇼트트랙 여자 계주 대표팀이 값진 은메달을 선물했다. 

13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 결승전이 열린 가운데, 한국 대표팀은 4분 03초 63을 기록, 2위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은메달을 수확했다.

김아랑, 최민정, 이유빈, 서휘민으로 구성된 한국 대표팀은 네덜란드, 중국, 캐나다와 경쟁을 펼쳤다. 1번 주자 김아랑을 선두로, 2번 최민정-3번 이유빈-4번 서휘민 순으로 계주를 뛰었다.

한국은 맨 바깥쪽 4번 레인에서 출발하며 초중반 하위권으로 뒤처졌다. 그러나, 호시탐탐 기회를 엿봤고, 마지막에 페이스를 끌어올렸다.

3바퀴 남은 상황서 김아랑이 3위를 탈환했고, 바통을 이어받은 에이스 최민정이 캐나다를 제치고 2위로 올라섰다. 최민정은 마지막 순간까지 질주를 이어가며 2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2014년 소치 올림픽, 2018년 평창 올림픽에 이은 대회 3연패는 무산됐다. 그러나, 우여곡절이 심했던 한국 대표팀이었기에, 이번 은메달은 무엇보다 값졌다.

한국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은 베이징올림픽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내홍 사태'를 겪었다.

지난해 10월,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의 주축이었던 심석희의 사적인 메시지가 유출되면서 큰 충격을 안겼다. 

평창올림픽 당시 심석희가 대표팀 코치와 주고 받은 메시지에는 팀 동료였던 최민정과 김아랑을 험담한 내용이 밝혀졌다. 더불어, 심석희는 당시 1000m 결승서 최민정과 고의 충돌 의혹까지 불거졌다. 

이 사건으로 인해 대표팀 분위기는 최악으로 치달았다. 결국 심석희는 2개월 징계를 받으면서 이번 올림픽 대표팀에서 제외됐다.

에이스 최민정은 심석희의 메시지 유출로 큰 상처를 받았다. 그는 월드컵 1차 대회서 두 차례 충돌로 무릎과 발목 부상을 입기도 했다. 심신이 불안정한 상태에서 이번 올림픽을 준비했다. 

또한, 대표팀은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3위를 기록한 김지유가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컵 대회를 치르다 발목이 부러지는 큰 부상을 입어 전력에서 이탈했다.

수많은 악재가 겹친 쇼트트랙 대표팀은 '역대 최약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선수들은 하나로 똘똘 뭉치면서 값진 은메달을 선물했다.

(최민정의 은빛 질주 / 사진=연합뉴스)
(최민정의 은빛 질주 / 사진=연합뉴스)

지난 11일 여자 1000m에서 은메달을 따낸 뒤 펑펑 울었던 최민정. 그간의 마음고생을 여실히 느낄 수 있었다. 

부담을 한껏 털어낸 최민정은 동료들과 메달을 수확한 뒤 활짝 웃었다.

최민정은 "1000m 때는 너무 많이 울었고, 위로도 많이 받았다. 주변 사람들 마음을 아프게 한 것 같다"며 "팀원들과 함께 메달을 딸 수 있어 기쁘다. 앞으로는 많이 웃겠다"고 했다.

그는 "여자 계주에서 늘 좋은 성적을 냈던 터라 우리도 기록을 이어가고 싶었다"면서도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해 얻은 결과라 후회는 없다. 고생한 팀원, 함께 훈련해준 남자 대표팀 선수들에게 고맙다"고 전했다. 

이어 "팀원들은 잘했는데 내가 부족했다. 동료들에게 미안하다. 더 노력해야 할 것 같다"며 겸손함을 보였다. 

쇼트트랙 여자 대표팀의 질주는 멈추지 않는다. 오는 16일 마지막 남은 1500m서 메달 사냥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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