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음주운전으로 얼룩진 프로농구의 부끄러운 자화상

[기자수첩] 음주운전으로 얼룩진 프로농구의 부끄러운 자화상

  • 기자명 최정서 기자
  • 입력 2022.01.27 23:27
  • 수정 2022.04.05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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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음주운전 사건이 터졌다. 그것도 지난번과 같은 소속팀이다. 서울 삼성 천기범은 지난 19일 음주운전으로 적발됐다. 그는 여자친구와 동승했고 아파트단지 앞 계단에 차가 올라가 있다는 신고를 받은 경찰이 출동해 적발했다. 당시 천기범과 여자친구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정지 수치인 0.03% 이상. 

천기범은 거짓말까지 했다. 그는 운전 사실을 숨기고 여자친구 A씨가 운전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곧 거짓말이 들통났고 불구속 입건됐다. 

불과 1년 전인 지난해 4월 같은 팀 김진영도 음주운전을 했다가 경찰에 적발됐고 구단은 이를 은폐했다가 탄로 났다. 삼성은 올 시즌 최하위를 기록 중이고  천기범은 부상으로 결장 중이었다. 그 어느 때보다 자중이 필요한 상항. 

문제는 이런 사건에 대한 처벌이 여전히 솜방망이라는 사실이다. 김진영은 KBL로부터 27경기 징계를 받았다. 구단 자체 징계로 54경기를 받지 않았다면 한 시즌 만에 복귀했을 것이다. 솜방이 처벌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천기범은 KBL로부터 54경기 출장 정지를 받았다. 음주운전 관련 최고 수위 징계다. 구단은 자체 징계로 108경기 출장 정지를 할 계획이었다. 천기범은 구단 자체 징계를 듣고 도의적인 책임을 지고 현역 은퇴를 결정했다. 여기에 이상민 감독도 책임을 지고 자진사퇴했다. 선수들의 잇따른 이탈이 사령탑의 시즌 중 자진사퇴로 이어진 꼴이다. 

이런 일탈 행위에 대해 한 체육계 인사는 “학창시절의 인성이 선수 생활하면서 쉽게 달라지지 않는다.”면서 “선수 생활을 중단시킬 정도로 경각심이 가능한 일벌백계의 징계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1년도 안 돼 같은 팀에서 같은 사건이 반복됐고 자중이 필요한 상황의 선수가 팬들에 대한 최소한 예의마저 갖추지 못했다. 사회적으로 음주운전에 대한 법 감정도 더 엄격해졌다. 안전운전은 자신과 사회 구성원의 안전판이기도 하다. 페어플레이와 대중의 눈과 마음을 먹고 사는 선수로서는 더더욱 스스로 모범을 보여야 함은 너무 당연한 일. 그런 점에서 이번 사건은 최악의 음주 사례다.

최정서 기자 adien10@dailysports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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