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목 잡는 FA 보상금... '국민 거포'도 옵션이 해답?

발목 잡는 FA 보상금... '국민 거포'도 옵션이 해답?

  • 기자명 박민석 기자
  • 입력 2021.12.27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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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호의 키움 시절 / 사진=연합뉴스)
(박병호의 키움 시절 / 사진=연합뉴스)

[데일리스포츠한국 박민석 기자] KBO리그를 대표하는 '거포' 박병호(35)의 FA 협상이 쉽지 않다. 거액의 FA 보상금이 발목을 잡는다.

빅리그에 진출했던 박병호는 올 시즌을 마치고 첫 FA 자격을 얻었다. 그러나, 협상은 지지부진하다. 

원소속팀 키움은 본격적인 협상을 1월로 내다보고 있다. FA 시장을 전체적으로 둘러본 뒤 협상에 임한다는 전략이다. 

사실상 협상에 '키'를 쥐고있는 건 구단이다. 박병호는 지난 2년간 극도로 부진했다. 지난 시즌 93경기서 타율 0.223 21홈런 66타점 OPS 0.802, 올 시즌에는 118경기서 타율 0.227 20홈런 76타점 OPS 0.753를 기록했다.

여전히 20개 이상의 홈런을 때릴 수 있는 파워를 갖추고 있지만, 정확성이 크게 떨어진다. 특히, 올 시즌에는 규정타석을 소화한 54명의 선수 가운데, 타율이 최하위였다. 30대 중반에 접어들면서 '에이징커브' 현상이 급격히 드러난 것. 한때 KBO리그를 대표하는 타자로 군림한 그지만, 최근 성적은 아쉽다. 

더불어, FA 보상금이 그의 발목을 잡는다. 2021시즌 연봉은 15억원, FA 보상금액은 무려 22억 5000만원에 달한다. 내년이면 한국 나이로 37세. 적잖은 나이도 리스크로 다가온다. 박병호를 영입할 의사가 있는 구단은 20억 대의 보상금과 동시에 리스크를 감수해야 한다. 선뜻 계약을 제시하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물론, 키움 입장에서도 박병호의 존재감은 무시 못 한다. 최근 주축 선수들의 이탈로 타선의 무게감이 떨어졌다. 2021시즌 박병호를 제외하고, 팀 내에서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한 것은 박동원(22홈런) 뿐이다. 팀 홈런은 8위(91개)에 그치며 과거 '홈런 군단'의 명성을 잃었다. 장타에 대한 갈증이 있는 만큼, 박병호는 꼭 붙잡아야 하는 선수다. 

관건은 계약 조건이다. 선수 입장에서 그동안 보여줬던 퍼포먼스, 상징성을 생각한다면 자존심은 지키고 싶다. 반면, 구단은 리스크가 있기에, 조심스럽게 다가가야 한다.

그렇다면 옵션이 해답이 되지는 않을까. 

그간 FA 시장을 돌아보면, 옵션은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았다. 대부분 10% 남짓 정도.

그러나, 이번 FA 시장에서는 옵션 비중이 큰 대형 계약이 나왔다. 그 주인공은 KIA 양현종(33). '빅리그' 도전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온 그는 원소속팀 KIA와 컨택했다.

양현종은 빅리그 진출 직전 해였던 2020년과 올 시즌 미국 무대 성적이 썩 만족스럽지 않았고, 30대 중반에 접어드는 나이도 부담으로 다가왔다. 이에 KIA는 총액 규모는 100억원 대로 맞추고, 옵션의 비중을 절반 수준으로 대폭 늘리며 협상에 나섰다. 총액으로 '프랜차이즈 선수'의 자존심은 지켜주되, 구단으로서는 '안전장치'를 마련한 것이다. 

협상 도중 마찰을 겪기도 했지만, 결국 양현종의 종착지는 KIA였다. FA 보상금이 46억원에 달해 타 구단 이적이 쉽지 않은 부분도 있었다.

박병호의 상황도 양현종과 비슷하다. 최근 부진한 성적, FA 보상금, 적잖은 나이가 그의 발목을 잡는다. 

구단과 선수는 계약에 앞서 당해 FA 시장 상황을 반영하기 마련이다. 키움과 박병호는 KIA와 양현종의 계약을 '교보재'로 참고할 수 있다. 

이번 스토브리그는 손아섭, 나성범, 박건우 등 팀을 대표했던 프랜차이즈 선수들의 이적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키움과 박병호의 결말을 어떻게 될까. 협상테이블이 예정된 1월도 슬슬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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