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착역' 향해가는 FA시장, 유독 쓸쓸한 롯데의 겨울

'종착역' 향해가는 FA시장, 유독 쓸쓸한 롯데의 겨울

  • 기자명 차혜미 기자
  • 입력 2021.12.26 14:37
  • 0
  • 본문 글씨 키우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 10월 16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펼쳐진 SSG랜더스와 롯데자이언츠의 시즌 14차전. 5회 말 손아섭이 동점 투런포를 쏘아올렸다. (사진=롯데자이언츠)
지난 10월 16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펼쳐진 SSG랜더스와 롯데자이언츠의 시즌 14차전. 5회 말 손아섭이 동점 투런포를 쏘아올렸다. (사진=롯데자이언츠)

[데일리스포츠한국 차혜미 기자] 올 겨울 스토브리그의 특이점은 오랜 기간 몸담았던 팀을 떠난 선수가 많다는 것이다. 삼성라이온즈 외야수 박해민이 LG트윈스와 계약을 맺은 것을 시작으로 두산베어스 간판타자 박건우의 NC다이노스행, NC의 창단 멤버 나성범은 KIA타이거즈와 계약했다. 

그리고 크리스마스이브였던 지난 24일 롯데 자이언츠에서만 15시즌을 뛰었던 손아섭의 NC행이 발표됐다. NC는 "손아섭과 계약 기간 4년, 계약금 26억원, 연봉 총액 30억원, 인센티브 8억원 등 총액 64억원에 FA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FA시장에는 수준급의 자원들이 많이 나왔다. 대부분의 팀이 내부 FA를 잔류 시키거나 외부 FA를 영입하고 있지만, 유독 롯데만 조용하다. 

올 시즌 롯데는 65승 8무 71패를 기록하며 8위로 시즌을 마쳤다. 4년째 가을야구 무대를 밟지 못했다. 그렇기에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대대적인 전력 보강을 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이렇다 할 영입 소식은 한 번도 나오지 않았고, 꼭 잡아야했던 집토끼마저 놓쳤다. 

롯데의 프랜차이즈 스타 손아섭이 24일 지역 라이벌팀인 NC다이노스로 이적했다. (사진=NC다이노스)
롯데의 프랜차이즈 스타 손아섭이 24일 지역 라이벌팀인 NC다이노스로 이적했다. (사진=NC다이노스)

팀의 프랜차이즈 스타인 손아섭이 지역 라이벌 구단인 NC로 이적했다. 다른 팀도 아닌 NC로 이적했다는 점은 롯데 팬들 입장에서 충격적일 수 밖에 없다. 

손아섭은 2007년 부산고를 나와 롯데에 입단하며 프로에 데뷔했다. 주전 외야수로 발돋움한 그는 올해까지 15시즌을 뛰며 통산 타율 0.324에 2077안타 165홈런 873타점 OPS 0.866을 기록했다. 롯데 유니폼만을 입고 2000안타를 때려낸 선수는 역사상 손아섭이 유일했다. 

공교롭게도 같은 날 롯데 복귀설이 거론되던 베테랑 포수 강민호도 4년 36억원의 조건으로 삼성 잔류를 선택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롯데 출신인 베테랑 포수 강민호 역시 24일 삼성라이온즈 잔류 소식을 전했다. (사진=삼성라이온즈)
롯데 출신인 베테랑 포수 강민호 역시 24일 삼성라이온즈 잔류 소식을 전했다. (사진=삼성라이온즈)

손아섭과 강민호는 롯데가 배출하고 키워낸 프랜차이즈 스타라는 공통점이 있다. 롯데는 지난 2013년 강민호의 첫 FA 때는 4년 75억, 2018년 손아섭의 첫 FA 때는 4년 98억이라는 파격적인 대우로 붙잡았으나, 두 선수 모두 2차 FA 때는 지역 라이벌인 삼성과 NC에게 빼앗겼다.

다른 구단들과의 행보도 비교된다. 올 시즌을 9위로 마감한 KIA는 나성범(150억)과 양현종(103억)에게 과감히 투자했다. LG는 내부 FA 김현수(115억)와 외부 FA 박해민(60억)을 잡는데 175억원을 투자하며 우승 도전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NC는 나성범을 KIA에 내줬지만 곧바로 박건우와 손아섭을 발 빠르게 영입하며 외야를 보강했다. 삼성과 한화도 내부 FA 단속에 성공했다. SSG는 FA가 아니었던 문승원과 박종훈, 한유섬과 일찍 다년계약을 단행하며 투자했다. 

롯데에게 유일하게 남아있는 집토끼는 유틸리티 자원 정훈 뿐이다. (사진=롯데자이언츠)
롯데에게 유일하게 남아있는 집토끼는 유틸리티 자원 정훈 뿐이다. (사진=롯데자이언츠)

이제 롯데에게 남아있는 유일한 집토끼는 정훈이다. 정훈은 올 시즌 타율 0.292 14홈런 79타점으로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지난 시즌부터 주전 1루수로 자리매김했지만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선수다. 정훈의 FA 등급은 C등급으로, C등급의 경우 타 팀으로 이적할 경우 보상 선수 없이 해당 선수 연봉의 150%만 보상하면 된다. 정훈의 올해 연봉은 1억원으로, 보상금 규모가 1억 5000만원에 불과해 전력 보강을 노리는 타팀의 관심을 받고 있다. 

주전 우익수와 중심타자를 잃게 된 롯데는 NC에서 보상 선수를 받을 것으로 유력하지만 손아섭만 한 타자를 구하기는 쉽지 않다. 정훈 마저 팀을 떠난다면 롯데의 이번 스토브리그는 사실상 끝이나 다름없다. 

뜨겁게 달아오른 FA시장은 이제 종착역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15명의 FA 중 11명이 거취를 정했고, 이제 4명 만이 남았다. 10구단 중 유독 한파가 불어닥친 롯데가 팬들에게 따뜻한 봄을 선사할 수 있을까. 롯데의 행보에 시선이 쏠린다. 

저작권자 © 데일리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