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력으로 보여주면 되는데... 그렇게 '서운'했나

실력으로 보여주면 되는데... 그렇게 '서운'했나

  • 기자명 박민석 기자
  • 입력 2021.12.15 13:53
  • 수정 2021.12.16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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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시절 양현종 / 사진=연합뉴스)
(KIA시절 양현종 / 사진=연합뉴스)

[데일리스포츠한국 박민석 기자] KIA 타이거즈와 양현종(33) 간의 FA 계약이 난항을 겪고 있다. 

KIA는 지난 14일 양현종 측 에이전트와 4번째 만남을 가졌다. 곧바로 협상테이블을 차리며 의견을 조율했지만,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우선 구단 측은 상당한 규모의 계약을 제시했다. 총액 부분에서는 문제가 없었다. 다만, 보장 금액에 대한 의견 차이가 발생했다. 

KIA가 제시한 조건은 계약 기간 4년에 보장금액 50억원 정도이며, 성적에 따른 옵션 금액이 보장액보다 더 많이 책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양현종 측은 보장액보다 옵션이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한 것에 대해 '서운함'을 드러냈다고 전해졌다.

양현종은 지난 14년간 타이거즈의 '에이스'로 활약해 왔다. 통산 425경기서 147승 95패 평균자책점 3.83을 기록했다. 지난 2009년, 2017년 KIA가 통합 우승을 차지할 때도 양현종은 자리를 함께했으며, 2014년부터 2020년까지는 7시즌 연속 170이닝 이상을 소화했다. 본인이 지금까지 해온 공로를 생각한다면 섭섭함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최근 성적만 놓고 보면 우려가 생긴다. 양현종은 지난 2019년 31경기서 172⅓이닝을 소화했다. 몸 상태에는 문제가 없다. 그러나, 평균자책점은 무려 4.70까지 치솟았다. 규정 이닝을 소화한 20명의 투수 가운데, 16위에 해당하는 성적이다. 

2021시즌 도전한 미국 무대 성적도 썩 만족스럽지 않았다. 빅리그 12경기서 35⅓이닝을 소화, 3패 평균자책점 5.60에 그쳤다. 마이너리그(트리플A) 성적도 별반 다를 거 없었다. 10경기(45이닝)서 승리 없이 3패 평균자책점 5.60이었다. 

더불어, 어느덧 30대 중반에 접어든 나이도 '걸림돌' 중 하나다.

KIA 입장으로서는 '안전장치'를 내세운 것이다. 옵션은 말 그대로 옵션이다. 안 준다는 것이 아니다. 양현종이 그동안 보여줬던 퍼포먼스만 보여준다면 옵션 부분은 해결되는 문제다. 

KIA는 앞서 미국 무대를 밟고 돌아온 윤석민에게 4년 90억원을 안겨 '실패한 계약'을 맺은 바 있다. 구단 입장에서 불안감이 있다면 '안전장치'는 필수적인 조건이다. 

성적으로 보여주고, 가치를 증명받는 곳이 프로의 세계다. 이번 FA 시장도 마찬가지였다. 팀의 프랜차이즈 선수로 남을 것으로 예상됐던 박건우, 박해민은 팀을 옮겼다. 나성범 역시 KIA행이 유력한 상황이다. 이들은 본인의 실력을 증명받으면서 더 좋은 조건으로 타팀으로 이적한 것이다. 

과거는 과거일 뿐,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프로는 '현재 가치'와 '미래 가치'로 평가를 받는다.

더불어, FA B등급인 양현종의 보상금은 무려 46억이다. 타구단에서 이러한 부담을 안고 양현종을 영입하기는 쉽지 않다. 양현종은 사실상 KIA에 남아야 하는 입장이다. 어느 정도의 '자존심'은 굽힐 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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