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했던 벤투호, 두 마리 토끼 잡은 9년 만의 원정 승

완벽했던 벤투호, 두 마리 토끼 잡은 9년 만의 원정 승

  • 기자명 우봉철 기자
  • 입력 2021.11.17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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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17일(한국시간) 열린 이라크와의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조별리그 A조 6차전 경기에서 한국 축구대표팀 손흥민(오른쪽)이 팀의 자신의 A매치 30호골을 넣고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 연합뉴스)
(사진=17일(한국시간) 열린 이라크와의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조별리그 A조 6차전 경기에서 한국 축구대표팀 손흥민(오른쪽)이 팀의 자신의 A매치 30호골을 넣고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 연합뉴스)

[데일리스포츠한국 우봉철 기자] 상대를 압도한 완벽한 경기였다. 오랜만에 시원한 대승을 거둔 한국 축구대표팀은 내용과 결과,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7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소재 타니 빈 자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조별리그 A조 6차전 경기에서 이라크를 3-0으로 완파했다. 

이번 최종예선에서 거둔 원정 첫 승이자, 2012년 6월 치른 2014 브라질 월드컵 최종예선 카타르 원정 4-1 승리 이후 9년 5개월 만의 원정 승리다. 해당 경기 후 한국은 최종예선 원정 경기에서 5무 4패로 한 번도 승리를 따내지 못했었다.

이로써 4승 2무가 된 한국은 승점 14점으로 A조 2위를 지켰다. 1위 이란(5승 1무·승점 16)과의 승점 차 역시 2점 차가 유지됐다. 더불어 3위 아랍에미리트(UAE, 1승 3무 2패·승점 6)와는 승점 8점 차이기에 월드컵 본선 직행 티켓 획득 마지노선이 2위 굳히기가 더욱 확실해지고 있다.

3골 차라는 결과에서 볼 수 있는 경기 내용 또한 압도적이었다. 이날 대표팀은 시작부터 전방 압박을 펼치며 적극적으로 공을 탈취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였다. 그 결과 후방 빌드업의 약점을 지닌 이라크는 패스 미스를 범하며 한국에게 공격 기회를 내줬고, 쉽사리 점유율을 끌어올리지 못했다. 황인범과 정우영이 중원에서 중심을 잡고, 최전방의 조규성이 상대 수비수를 끌고 다니는 틈으로 2선 공격수들이 침투했다. 

그 결과 한국은 전반전 점유율 72%-28%, 슈팅 5-2, 유효슈팅 4-0 등 주요 지표에서 이라크를 찍어눌렀다. 특히, 최근 경기에서 90분 동안 500여개의 패스 횟수를 기록했던 한국은 이날 45분 만에 445개의 패스 횟수를 기록했다. 후반까지 합치면 686개 패스 횟수를 기록했고, 90%의 성공률을 자랑했다. 이라크(351회·76%)에 2배에 가까운 수치다.

이날 경기 전까지 한국이 최종예선에서 거둔 승리는 모두 1골 차 신승이었다. 터질듯하면서도 제대로 터지지 않았던 지난 경기들이었다. 지난 9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치른 이라크와의 1차전에서는 조직력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고, 골 결정력 부재와 이라크의 질식수비까지 겹쳐져 무득점 무승부를 거뒀던 바 있다. 

당시 결과가 좋지 못했지만, 벤투 감독은 자신의 철학을 뚝심 있게 밀어붙였다. 그가 강조하는 후방에서 시작되는 빌드업을 꾸준히 시도했다. 이와 함께 대표팀은 10월 시리아전 후반 막판 터진 손흥민의 결승골로 2-1 극적인 승리를 거둔 것을 시작으로 상승세를 탔다. 이어진 이란 원정에서 비록 무승부로 끝나긴 했지만, 12년 만에 선제골을 넣으며 승점 3점을 눈앞에 두기도 했다.

그리고 최전방 붙박이 공격수 황의조, 수비 리딩을 책임 지던 김영권이 부상으로 빠진 이달 최종예선 2경기를 모두 승리로 장식했다. 황의조의 공백은 조규성, 김영권의 빈자리는 권경원이 대신했다. 두 선수, 특히 권경원의 경우 경기에 뛰지 못하더라도 꾸준히 벤투 감독의 부름을 받아왔던 이다. 

이 같은 과정이 모두 모여 강한 전방 압박, 유기적인 패스를 활용한 공격 전개, 높은 점유율을 바탕으로 한 플레이 등 그동안 벤투 감독이 추구해온 축구가 제대로 구현된 이번 이라크전이었다.

2021년 마지막 A매치를 기분 좋은 대승으로 장식한 한국 축구대표팀. 내년 1월 27일 레바논, 2월 1일 시리아 원정 경기를 통해 다시 본선 직행을 향한 질주를 시작한다. 한국으로서는 레바논과의 7차전에서 승리하고, 같은 날 UAE가 시리아에 패하거나 비기면 최소 조 2위를 확보해 본선 직행을 확정 지을 수 있다. 이 경우 한국은 1986년 멕시코 월드컵부터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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