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스포츠한국 최정서 기자] 지난달 9일 개막한 프로농구가 어느새 한 바퀴 돌았다. 1라운드가 끝난 가운데 지난 시즌과 사뭇 다른 순위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개막 전 미디어데이에서 우승후보로 뽑혔던 수원 KT와 서울 SK는 나란히 상위권에 위치했다. 당시 가장 많은 표를 받은 KT는 6승 3패, 2위로 1라운드를 마쳤다. 허훈이 부상으로 1라운드 전경기를 뛰지 못했지만 자유계약선수(FA) 계약으로 합류한 정성우와 김동욱이 빈자리를 잘 메워줬다. 특히 정성우는 공수에서 엄청난 존재감을 보여주며 서동철 감독의 믿음을 받았다. 마흔이 넘은 김동욱도 3점슛 성공률 52.6%로 1위를 차지하며 고감도 슛감을 자랑했다. 서동철 감독은 "1라운드가 끝났고 각 팀마다 한 번씩 해본 상황이다. 장단점과 전력이 다 드러났다. 2라운드부터는 어떻게 대비를 하느냐가 중요할 것 같다. 매 경기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전햇다.
KT에 이어 우승후보로 분류된 서울 SK는 7승 2패로 단독 선두에 올랐다. 전희철 감독이 부임 첫 해지만 지난 9월에 열린 KBL 컵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지도력을 인정 받았고 1라운드도 순항을 이어가고 있다. 무릎 십자인대 부상에서 돌아온 최준용이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에이스로 거듭났고 지난 시즌 몸관리에 실패하며 애를 태웠던 자밀 워니도 원래의 모습을 되찾았다. 김선형과 안영준 등 두터운 선수층을 앞세워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무엇보다 전희철 감독이 초보 사령탑답지 않은 노련한 경기 운영을 보여주고 있다.
고양 오리온도 역시나 6승 3패로 1라운드를 마쳤다. 1옵션 외국선수 미로슬라브 라둘리차가 몸 상태와 여러 문제를 일으키며 실력 발휘를 못하고 있지만 국내선수들의 힘과 머피 할로웨이가 인상적이다. 특히 신인 이정현은 클러치 상황에서 인상적인 활약으로 팀을 승리로 이끌기도 했다. 국내선수들의 힘을 느낄 수 있었던 1라운드였다.
중위권은 혼돈의 연속이다. 원주 DB가 4위를 기록한 가운데 서울 삼성, 대구 한국가스공사 안양 KGC, 전주 KCC가 나란히 4승 5패를 기록하며 공동 5위 그룹을 형성하고 있다. 이 5개 팀은 나란히 1라운드 마지막 경기를 패배로 마무리했다. 특히 DB는 선두권을 형성하다가 최근 2연패에 빠져있다. 허웅에 대한 부담감이 너무 커지면서 팀이 흔들렸다. 한국가스공사, KCC는 부상 변수에 울었다. 에이스 역할을 해줘야할 두경민과 송교창이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경기력을 유지하기 쉽지 않았다.
삼성은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시즌 개막 전만 하더라도 최하위로 분류됐지만 끈끈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올해 전체 1순위 신인 이원석이 팀에 힘을 불어 넣어주고 있는 것도 크다.
울산 현대모비스가 젊은 선수들의 성장에 초점을 맞추면서 3승 6패로 1라운드를 마친 가운데 창원 LG는 적극적인 투자에도 2승 7패로 최하위에 위치했다. 선수들의 활약이 엇박자가 나면서 최하위 탈출을 못했다. 시즌 극초반이지만 벌써 1위와 승차가 5경기로 벌어졌다. 이대로 간다면 플레이오프 진출은 물론이고 2시즌 연속 최하위에 머물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