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 도움→퇴장…천당과 지옥 오간 이강인의 하루

환상 도움→퇴장…천당과 지옥 오간 이강인의 하루

  • 기자명 우봉철 기자
  • 입력 2021.10.24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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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23일(한국시간) 친정팀 발렌시아와의 경기에서 도움을 기록한 뒤 퇴장당한 마요르카의 이강인 / AFP=연합뉴스)
(사진=23일(한국시간) 친정팀 발렌시아와의 경기에서 도움을 기록한 뒤 퇴장당한 마요르카의 이강인 / AFP=연합뉴스)

[데일리스포츠한국 우봉철 기자] 이강인이 친정팀 발렌시아를 상대로 재능을 번뜩였으나 퇴장으로 인해 경기를 마무리 짓지 못했다. 천당과 지옥을 오간 하루였다.

마요르카 소속 이강인은 23일(한국시간) 스페인 발렌시아 소재 메스타야에서 열린 2021-2022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10라운드 발렌시아 원정 경기에 선발 출전했다. 이날 이강인은 시즌 1호 도움을 기록했으나, 후반전 퇴장당해 그라운드를 빠져나갔다. 수적 열세를 안은 마요르카는 후반 추가시간 2골을 내주며 2-2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

발렌시아는 이강인이 10살 때 아카데미에 합류해 10년간 동행한 팀이다. 1군 데뷔에도 성공하며 팀의 미래를 책임질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벤치에 앉아있는 시간이 늘면서 재계약 협상이 결렬됐고, 결국 올 시즌 마요르카와 4년 계약을 맺으며 이적을 택했다.

때문에 현지에서도 이강인과 발렌시아의 대결을 집중 조명했다. 이강인 역시 자신을 외면한 발렌시아에 재능을 뽐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을 것. 5경기 연속 선발 출전한 이강인은 2선 중앙과 측면을 오가며 팀의 공격을 이끌었다. 전반 32분 페널티 박스 오른쪽 측면에서 공을 잡은 이강인은 상대 태클을 뛰어넘어 피한 뒤 드리블을 이어갔다. 이어 라인을 타고 들어가 골문 앞에 위치한 앙헬 로드리게스에게 패스했고, 이를 로드리케스가 마무리하며 마요르카의 선제골이 완성됐다.

기세를 탄 이강인은 더욱 활기찬 모습을 보였으나, 오히려 넘치는 의욕이 독이 됐다. 앞서 전반 31분 경합 과정에서 호세 가야에게 팔을 사용해 경고를 받았던 이강인. 후반 10분 다니엘 바스와 경합하던 중 다리를 가격했고, 주심은 그대로 경고 누적 퇴장을 선언했다. 이강인 역시 파울을 범한 뒤 퇴장을 직감한 듯 머리를 감싸 쥐며 좌절한 모습을 보여 팬들을 안타깝게 만들었다. 결국 이강인은 옛 팬들 앞에서 고개를 숙인 채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경기 후 루이스 가르시아 마요르카 감독은 "전반전이 끝난 뒤 이강인에게 후반 15분에 교체될 것이라 말했다. 경고가 한 장 있었기에 아무것도 하지 말라고 당부했었다"라고 전했다. 퇴장 위험을 줄이기 위해 교체하려 했으나 그전에 일이 터진 것. 이어 가르시아 감독은 "그란데 주심은 훌륭한 심판이지만, 오늘 모든 판정이 우리에게 불리했다"라고 심판 판정에 불만을 표했다.

축구 통계 매체 '후스코어드 닷컴'은 이강인에게 평점 5.9점을 부여했다. 선발로 나선 11명의 마요르카 선수 중 가장 낮은 점수다. 이날 이강인은 55분을 소화하며 슈팅 2회(유효슈팅 1회), 드리블 돌파 2회, 키패스 2회 포함 패스 성공률 86%를 기록했다. 

친정팀을 상대로 옛 동료들 앞에서 실력을 보여주고 싶었던 마음은 이해한다. 실제로 퇴장 전까지 멋진 모습을 보여준 이강인이다. 그러나 이날 퇴장으로 전반전 활약이 빛바랬다. 3년 연속 퇴장이라는 아쉬운 기록이 남은 만큼, 앞으로 경험을 더 쌓아 노련한 경기 운영을 펼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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