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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축' 불투이스, 고개 숙일 필요 없다
  • 우봉철 기자 wbcmail@dailysportshankook.com
  • 승인 2021.10.21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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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20일 열린 포항과의 ACL 4강 경기에서 승부차기를 실축한 울산의 불투이스(오른쪽) / 한국프로축구연맹)

[데일리스포츠한국 우봉철 기자] 120분의 철벽수비와 승부차기 실축. 경기 내내 좋은 모습을 보인 불투이스는 마지막 순간 고개를 숙였다.

울산 현대는 2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포항 스틸러스와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4강 경기에서 연장전까지 1-1로 맞섰다. 이후 승부차기에서 첫 번째 키커 불투이스가 실축해 4-5로 패했다.

이날 경기는 양 팀 모두 꼭 이겨야할 경기였다. 울산은 2년 연속 ACL 우승과 트레블, 포항은 2009년 이후 12년 만의 ACL 우승을 목표로 삼았다. K리그의 역사적 더비 중 하나인 동해안 더비가 ACL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순간이었고, 국내리그 우승 상금(5억원)과는 비교할 수 없는 준우승 상금 200만 달러(한화 약 23억 7000만원)가 기다리고 있었다. 더 나아가 ACL에서 우승을 차지하면 400만 달러(약 47억 3000만원)를 받기에 가히 돈방석 싸움이라 부를만 했다.

여러 흥미 요소가 가득한 이날 경기서 울산은 전반전 포항에게 밀리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17일 전북과 치른 연장 혈투에 선발로 나섰던 선수들이 이날도 대거 출전하며 체력적으로 떨어진 모습이었다. 빌드업 과정에서 패스 미스가 많았고, 골키퍼 조현우는 상대에게 압박 받는 과정에서 시도한 킥의 정확도가 떨어졌다.

그럼에도 후반전 선제골을 뽑아냈던 울산은 후반 22분 원두재의 퇴장이라는 변수와 마주했다. 안그래도 체력 부담이 큰데 수적 열세에 놓이며 위기에 처했다. 그리고 위기에 처한 순간 불투이스가 더 빛났다.

이날 김기희와 함께 중앙 수비수 자리에서 호흡을 맞춘 불투이스는 시종 일관 포항의 공격을 막아냈다. 나고야 그램퍼스전에서 골을 넣었던 임상협, 이승모는 물론 팔라시오스 역시 불투이스를 뚫지 못했다. 상대 패스길을 읽고 미리 차단하는가하면, 힘 좋은 팔라시오스와의 경합에서도 밀리지 않는 몸싸움을 자랑했다.

원두재 퇴장 뒤에는 주장 완장을 차고 수비라인과 팀을 이끌었다. 한 명이 부족한 상황에서 흔들리 수 있었지만, 불투이스는 끊임없이 동료들을 격려하며 중심을 잡았다. 공세를 펼치기 시작한 포항이 이호재를 투입 공중볼 경합을 유도할 때도 먼저 뛰어올라 차단하기 바빴다. 이날 불투이스는 걷어내기 12회, 경합 성공 8회, 가로채기 3회, 태클 2회 등 수비수로서 보여줄 수 있는 철벽의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철통 같던 수비를 자랑한 불투이스는 마지막에 웃지 못했다. 승부차기에서 울산의 첫 번째 키커로 나섰으나, 그의 발을 떠난 공은 크로스바를 넘어갔다. 경기 내내 좋은 모습을 보였기에 기선제압이라는 중책을 맡았으나, 임무를 완수하지 못했다.

자신의 실수로 인해 팀이 졌다는 생각에 불투이스는 한동안 고개를 들지 못했다. 아쉬움도 상당할 것이다. 그러나 이날 불투이스의 철벽수비가 없었다면, 어쩌면 120분 안에 포항 승리라는 결과가 나왔을 수도 있다. 그가 있었기에 울산의 버티기 작전도 성공할 수 있었던 부분이다. 

경기 후 불투이스는 전주까지 달려온 팬들에게 인사하기 위해 관중석으로 향했다. 팬들은 불투이스를 비난하지 않았다. 그의 이름을 외치며 응원하고 힘을 불어 넣었다. 자책할 필요가 없다는 함성이었다.

아쉬운 결과지만 이제 리그와 FA컵에 집중할 차례다. 울산은 승점 64점으로 리그 1위에 올라있지만, 2위 전북(승점 63)과의 승점 차가 단 1점이다. 더 달아나기 위해서는 불투이스의 철벽 수비가 다시 가동되야 할 시점이다. 울산은 오는 24일 오후 3시 성남FC와 24라운드 순연경기를 치른다.

전주=우봉철 기자 wbcmail@dailysports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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