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은 우리!' 포항, 승부차기 끝에 울산 제압…ACL 우승 도전 계속

'결승은 우리!' 포항, 승부차기 끝에 울산 제압…ACL 우승 도전 계속

  • 기자명 우봉철 기자
  • 입력 2021.10.20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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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20일 열린 울산과의 ACL 4강 경기에서 승리한 포항 선수들 / 연합뉴스)
(사진=20일 열린 울산과의 ACL 4강 경기에서 승리한 포항 선수들 / 연합뉴스)

[데일리스포츠한국 우봉철 기자] 포항 스틸러스가 2009년 우승 영광 재현에 한걸음 더 다가섰다. 승부차기까지 가는 치열한 접전 속 거둔 기분 좋은 성과다.

포항 스틸러스는 2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1-2022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4강전 울산 현대와의 경기에서 승부차기 끝에 5-4로 승리했다. 포항은 ACL 전신인 아시아 클럽 챔피언십 포함 3회(1996-1997, 1997-1998, 2009) 트로피를 들어 올린 최다 우승팀이다. 이는 결승 상대인 알 힐랄(사우디아라비아)과 타이기록. 즉, 포항은 12년 만의 우승과 ACL 최다 우승 단독 1위를 동시에 노리게 됐다.

(사진=20일 열린 포항과의 ACL 4강 경기에서 선제골을 넣은 울산의 윤일록 / 한국프로축구연맹)
(사진=20일 열린 포항과의 ACL 4강 경기에서 선제골을 넣은 울산의 윤일록 / 한국프로축구연맹)

경기는 포항의 선축으로 시작됐다. 울산은 시작부터 강한 전방 압박으로 포항이 전진하지 못하도록 했다. 다만, 공격 전개 과정에서 정교하지 못한 패스가 아쉬웠다. 전반 4분 윤일록의 파울로 포항이 프리킥 기회를 얻었다. 페널티 박스 왼쪽 45도 각도에서 강상우가 공을 연결했고, 팔라시오스가 헤더 슛으로 연결했다. 조현우 골키퍼가 펀칭 실수를 하긴 했으나, 수비수가 걷어냈다. 2분 뒤에는 같은 자리에서 올라온 임상협의 크로스를 이승모가 머리에 정확히 맞췄지만, 공은 골대를 강타했다. 

위기를 넘긴 울산은 점차 공격 기회를 늘리기 시작했다. 전반 13분 이동경이 이날 경기 첫 슈팅을 가져갔고, 3분 뒤에는 오세훈이 페널티 박스 정면에서 왼발 터닝슛을 때렸다. 두 선수의 슛은 모두 골대를 빗나갔다. 오세훈은 전반 18분 프리킥 상황에서 다시 한번 헤딩 슛으로 득점을 노렸으나, 이번에는 이준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양 팀은 계속해서 슈팅을 주고받으며 공격적인 경기 운영을 펼쳤다. 그러나 결정적인 한방이 없었다. 특히, 울산은 전체적으로 집중력이 떨어진 듯한 모습을 보였다. 가장 안정적이여 할 포지션인 골키퍼 조현우가 몇 차례 실수를 범했고, 위험지역에서 패스 미스도 잦았다. 전반 점유율은 울산 47%-포항 53%로 비슷했고, 슈팅 역시 울산 5개(유효슈팅 1), 포항 6개(유효슈팅 2)로 비슷했다. 접전 속 결과를 만들어내지 못한 두 팀은 전반전을 0-0으로 마쳤다.

후반 시작과 함께 포항이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다. 설영우가 공을 놓쳤고 크베시치가 공을 잡아 달리기 시작했다. 상대 수비수가 접근하기까지 시간이 있었기에 정교한 슈팅이 가능했으나, 공은 골대로 향하지 않았다. 포항은 이날 왼쪽 측면을 주로 이용해 공격을 펼쳤다. 그러나 갑작스럽게 오른쪽을 노리면서 좋은 장면을 연출했다.

울산은 지난 전북전 120분 혈투로 인해 기동력이 떨어진 모습이었다. 때문에 포항의 압박이 조금 더 거셌고 울산은 빌드업에 어려움을 겪었다. 고전이 계속될 것이라 예상됐지만, 선제골은 오히려 울산 쪽에서 터졌다. 후반 6분 설영우가 왼쪽 측면에서 페널티 박스로 투입한 공을 윤빛가람이 골문 앞으로 보냈다. 이준 골키퍼가 잡을 수도 있었던 상황으로 보였으나 놓쳤고, 쇄도하던 윤일록이 밀어 넣으며 ACL 2경기 연속골을 뽑아냈다.

(사진=20일 열린 울산과의 ACL 4강 경기에서 동점골을 넣은 포항의 그랜트 / 한국프로축구연맹)
(사진=20일 열린 울산과의 ACL 4강 경기에서 동점골을 넣은 포항의 그랜트 / 한국프로축구연맹)

골이 나오자 공수전환이 더욱 빠른 속도로 이뤄지기 시작했다. 슈팅 개수도 점점 늘어났다. 경기를 잘 풀어가던 울산은 후반 23분 원두재의 퇴장이라는 변수와 마주했다. 루즈볼 상황에서 임상협이 공을 잡으려 하자 원두재가 강하게 태클로 도전했고, 주심은 단호하게 레드카드를 꺼내들었다. 양 발로 들어간 위험한 태클이었기에 의심의 여지 없는 퇴장이었다. 수비형 미드필더 원두재의 퇴장으로 홍명보 감독은 윤빛가람을 빼고 박용우를 투입시켰다. 

수적 우세를 잡은 포항은 더욱 거세게 나오기 시작했다. 최후방 수비수들까지 상대 진영으로 넘어갔고, 점유율을 높여 갔다. 울산은 체력 부담이 큰 바코, 이동경, 오세훈을 빼주고 홍철과 신형민, 김지현을 한 번에 투입시켰다. 10명이서 11명을 상대해야 하기에 주력 공격 자원 대신 수비 자원을 투입시킨 홍명보 감독의 승부수였다. 수비를 강화한 울산은 포항의 파상공세를 적절히 막아냈다. 그렇게 울산 승리로 끝날 것 같던 경기는 후반 44분 그랜트가 극적인 동점골로 균형을 되찾았다. 골대에서 거리가 좀 있었지만 그랜트의 머리를 맞은 공은 포물선을 그리며 골망을 흔들었다. 그렇게 1-1이 된 이날 경기는 연장전으로 향했다.

연장전에도 포항의 공세가 이어졌다. 센터 서클 부분에서 공을 돌리며 상대를 끌어냈고, 측면 볼 배급을 통해 공격을 풀어나갔다. 포항이 한 명 많지만 내려 앉은 울산을 뚫기란 쉽지 않을 일. 공격 자원을 늘리거나 빠른 패스로 체력적 우위를 살리는 플레이가 필요했다. 버티기 작전에 들어간 울산은 연장 종료 직전 득점 기회가 찾아왔지만, 홍철의 첫 터치가 좋지 못했다. 연장 후반전에도 양 팀은 찾아온 기회를 마무리하지 못했고, 승부차기에 돌입했다.

운명의 승부차기. 울산은 첫 번째 키커로 나선 불투이스가 실축했다. 포항은 첫 번째 키커 임상협의 슛이 조현우 손에 걸렸지만 그대로 빨려들어가며 앞서갔다. 울산의 두 번째 키커는 이청용. 처음 시도는 이준에게 막혔지만, 주심은 다시 찰 것을 명했다. 재차 기회를 얻은 이청용은 이번엔 놓치지 않고 희망을 이어갔다. 포항의 두 번째 키커 권완규도 성공했다. 이어 양 팀 3~4번 키커가 나란히 성공하며 마지막 다섯 번째 키커 싸움에서 승부가 갈리게 됐다. 울산은 박용우가 나서 성공시켰다. 다음 차례 조현우가 막으면 승부를 이어갈 수 있는 상황. 그러나 승리의 여신은 포항 편이었다. 주장 강상우가 깔끔히 성공시키며 포항이 긴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마지막에 웃은 포항은 먼저 결승 진출을 확정 지은 알 힐랄(사우디아라비아)과 우승 트로피를 두고 맞붙는다. 알 힐랄은 국가대표 출신 수비수 장현수가 뛰고 있는 팀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포항과 알 힐랄의 ACL 결승전은 오는 11월 23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다.

전주=우봉철 기자 wbcmail@dailysports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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