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지 않는 포항에는 '김기동 매직'이 있다

흔들리지 않는 포항에는 '김기동 매직'이 있다

  • 기자명 최정서 기자
  • 입력 2021.09.16 11:21
  • 수정 2021.09.16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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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L 경기 기자회견 사진(포항 이승모, 김기동 감독) (사진=포항 스틸러스)
ACL 경기 기자회견 사진(포항 이승모, 김기동 감독) (사진=포항 스틸러스)

[데일리스포츠한국 최정서 기자] 보강은 없어도 성적은 난다. 포항에는 '김기동 매직'이 있다.

포항 스틸러스는 15일 일본 요도코 사쿠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 J리그 세레소 오사카와의 2021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16강전에서 1-0으로 승리했다. 포항은 7년 만에 ACL 8강에 이름을 올렸다. 

포항은 여러 악조건 속에서 경기를 치렀다. 올해 ACL 16강은 단판 승부로 치러졌다. 더군다나 포항은 원정 경기를 치러야 했기 때문에 부담이 컸다. 김기동 감독은 임시방편으로 여러 대안을 내놨고 효과를 봤다. 대표적인 변화가 이승모의 공격수 기용이다. 이승모는 송민규의 전북 이적과 타쉬의 부상 및 부진 등의 이유로 구멍난 포항의 공격진에 투입됐다. 원래 포지션은 중앙 미드필더지만 팀을 위해 변화를 선택했다. 시행착오도 있었다. 낯선 포지션에서 경기를 치르다 보니 실수가 있었고 공격수로서 가장 중요한 골이 쉽게 터지지 않았다. 골대를 계속해서 맞추는 불운까지 겹쳤다. 하지만 김기동 감독은 이승모의 가능성을 믿고 기용했다. 결국, 이승모는 ACL 16강에서 결승골의 주인공이 됐다. 전반 25분 신진호의 코너킥이 상대 수비수에 맞고 뒤로 흘렀다. 이승모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달려 들어 결승골을 뽑아냈다. 

이후 포항은 세레소 오사카의 거친 반격을 이겨냈다. 강현무 골키퍼의 슈퍼 세이브도 더해지며 포항의 뒷문을 든든하게 지켰다. 포항 특유의 짜임새있는 수비가 단단하게 지켜줬다. 

이날 김기동 감독은 단 2장의 교체 카드만 사용했다. 세레소 오사카가 5장을 활용한 것과 달리 큰 변화를 주지 않았다. 팔라시오스도 후반 45분이 되어서야 교체를 한 점을 볼 때 사실상 1장의 교체카드로 90분을 소화했다. 선수들의 체력 저하가 우려되기도 했으나 김기동 감독은 뚝심으로 밀어 붙였다. 김기동 감독은 "경기 초반 상대의 강한 압박에 선수들이 당황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우리가 준비한 대로 경기를 잘 풀어나가며 득점할 수 있었다. 앞으로 우리 팀이 더 발전할 수 있는 모습을 봤다. K리그에서도 좋은 모습을 이어나가겠다"라고 말했다.

올 한 해 포항은 위기의 연속이다. 부상 선수들이 속출했고 예상치 못한 퇴장으로 공백이 생겼다. 여기에 여름 이적 시장 막판에 에이스 송민규가 떠나면서 전력 보강을 하지 못했다. 있는 자원으로 경기를 하는 입장에서 김기동 감독은 과감한 포지션 변경을 통해 기회를 만들었다. 이승모의 공격수 기용, 강상우의 전진 배치로 전력 보강 이상의 효과를 보고 있다. 이들이 빠진 자리에는 적절한 대체자들로 메웠다.

눈에 보이는 성적이 나고 있지만 불안한 상황인 것은 맞다. 주축 선수들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진 것이 사실. 스쿼드가 얇아졌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포항은 김기동 감독 이하 선수들이 하나로 뭉쳐서 전진하고 있다. 김기동 감독도 상대에 대한 철저한 분석을 통해 약점을 집요하게 파고 든다. 경기장 위에서는 선수들의 투지도 큰 역할을 한다. 이승모는 "정신력이 가장 중요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약해진 전력에도 '김기동 매직'은 발휘되고 있다. 예상을 깨고 전진하고 있는 포항의 가장 큰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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