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신히 오른 8강, 기뻐해선 안 될 전북

간신히 오른 8강, 기뻐해선 안 될 전북

  • 기자명 우봉철 기자
  • 입력 2021.09.16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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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16일 열린 빠툼 유나이티드와의 ACL 16강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승리한 전북 현대 선수들 / 한국프로축구연맹)
(사진=16일 열린 빠툼 유나이티드와의 ACL 16강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승리한 전북 현대 선수들 / 한국프로축구연맹)

[데일리스포츠한국 우봉철 기자] 전북이 승부차기 접전 끝에 ACL 8강 티켓을 획득했다. 홈에서 한 수 아래 전력으로 평가받던 빠툼에게 고전을 면치 못했다. 정말 간신히 올라갔다.

전북 현대는 15일 전주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빠툼 유나이티드(태국)와의 2021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16강전에서 연장전까지 1-1로 무승부를 기록, 승부차기에서 4-2로 승리했다. 앞서 홈 경기고 객관적 전력에서 밀리는 빠툼을 상대했기에 전북이 여유롭게 8강에 오를 것이란 예상이 많았다.

그러나 이날 전북의 경기력은 썩 좋지 못했다. 전방 압박을 통해 이른 시각 선제골을 노렸지만, 선수들은 집중력과 체력 부족을 노출했다. 쉽사리 공격의 방점을 찍지 못했다. 슈팅 수 25-5, 유효슈팅 12-3으로 압도했음에도 1골에 그쳤다. 경기 후 김상식 감독 역시 "전술적으로나 체력적으로 100% 준비하지 못해 고전했다"라고 복기했다.

이날 전북은 경기 초반 패스 미스를 여러 차례 범하며 공격 흐름을 이어가지 못했다. 전반 추가시간이 돼서야 구스타보가 한교원의 크로스를 헤더 슛으로 연결, 리드를 잡았다. 그러나 이 한 골이 이날 전북이 기록한 유일한 득점이었다. 구스타보와 일류첸코 두 장신 공격수가 그라운드에 위치했지만, 전북은 크로스보다 빌드업을 통한 패스 플레이를 중심으로 경기를 풀어나갔다. 이용과 백승호 등 킥력이 좋은 선수들이 있음에도 공중전을 선택하지 않은 점이 아쉬웠다.

그리고 맞이한 후반전. 여기서 김상식 감독은 추가 득점을 노리는 대신, 수비적인 안정을 택했다. 공격적인 성향의 이승기와 한교원을 빼고, 수비형 미드필더 류제문과 측면 수비수 이주용을 넣은 것. 득점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1골 차 리드를 지켜내겠다는 의도였다.

그러나 실점 방어를 택했던 김 감독의 전략은 후반 30분 티라실 당다에게 동점골을 허용하면서 무너졌다. 이에 대해 김상식 감독은 "1골 차 리드에서 100% 이긴다는 보장이 없었으나, 이승기와 한교원이 체력적으로 힘들어 보여 교체했다"라고 말했다. 오는 18일 예정된 수원 삼성과의 K리그1 30라운드 경기 등 일정이 빡빡하기에 내린 결정이라는 설명이다.

이유 있는 교체였지만, 이 전략은 다시 앞서가는 득점을 만드는데 어려움을 겪게 만들었다. 결국 일류첸코와 홍정호, 이용 등 핵심 선수들은 연장전까지 120분을 소화하게 됐고, 수원전을 앞두고 체력이 고갈됐다. 선두 울산과 승점 4점 차를 유지하며 추격 중인 전북으로서는 아쉬울 부분이다.

김상식 감독은 이번 승리를 두고 "기뻐할 수 없을 만큼 힘들게 이긴 경기"라고 평가했다. 그 말 그대로다. 전북은 기뻐해선 안된다. 더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는 팀이기에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더불어 이번 ACL 8강과 4강은 내달 17~20일 전주에서 열린다. 전북으로서는 16강에 이어 4강까지 쭉 홈에서 경기를 치르는 셈이다. 결승을 노려볼만한 유리한 조건이다. 

K리그 최강팀을 자부하는 전북. 앞으로 있을 ACL 토너먼트에서는 더욱 전북다운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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