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전서 성사된 韓 GK 맞대결, 승자는 조현우

한·일전서 성사된 韓 GK 맞대결, 승자는 조현우

  • 기자명 우봉철 기자
  • 입력 2021.09.15 00:24
  • 수정 2021.09.15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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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울산 현대 선수들이 14일 열린 가와사키 프론탈레와의 ACL 16강전 승리 후 승부차기를 막아낸 조현우에게 달려가 안기고 있다 / 연합뉴스)
(사진=울산 현대 선수들이 14일 열린 가와사키 프론탈레와의 ACL 16강전 승리 후 승부차기를 막아낸 조현우에게 달려가 안기고 있다 / 연합뉴스)

[데일리스포츠한국 우봉철 기자] 조현우가 국가대표 선배 정성룡과의 수문장 대결에서 판정승을 거뒀다. 보는 이들의 눈을 즐겁게 만든 명승부였다.

울산은 14일 문수 월드컵경기장에서 가와사키 프론탈레(일본)와 2021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16강전을 치렀다. 이날 양 팀은 시종일관 조심스러운 경기 운영으로 연장전까지 0-0으로 맞섰다. 결국 승패를 가른 것은 승부차기. 키커들의 실축이 이어진 가운데 조현우가 가와사키의 마지막 키커를 막아내며 3-2 승리를 이끌었다. 이로써 지난해 8년 만에 아시아 왕좌에 올랐던 울산은 이를 지켜내기 위한 도전을 계속할 수 있게 됐다.

한 번의 실수가 치명타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기에, 양 팀은 최대한 안전한 선택을 하며 경기를 풀어나갔다. 그러면서도 슈팅수 13(울산)-9(가와사키)로 맞설 만큼, 팽팽한 접전을 펼쳤다. 점유율 또한 48%(울산)-52%(가와사키)로 막상막하였다. 도합 30개의 파울이 얼마나 치열했는지를 잘 알려준다.

이날 경기는 K리그1과 J리그 1위 팀의 맞대결과 한·일전이라는 특수성으로 시작부터 많은 기대를 모았다. 더불어 울산은 최근 리그 8경기 무패(5승 4무)로 상승세, 가와사키 역시 리그 20승 6무 1패의 압도적인 경기력을 뽐내는 중이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이목을 끈 점은 양 팀의 수문장이 한국 국가대표 선후배 관계라는 것이었다. J리그 26경기 17실점으로 최소실점 1위를 이끄는 정성룡과 K리그에서 연신 선방쇼를 펼치는 조현우의 맞대결. 양 팀 골키퍼는 중요한 순간마다 상대 슛을 막아내며 무실점을 지켜냈다. 특히, 조현우는 연장 전반 종료 직전 가와사키의 코너킥 공격 상황에서 나온 날카로운 헤더 슛을 손끝으로 쳐내며 동물적인 감각을 뽐냈다. 

이어진 운명의 승부차기. 정성룡이 먼저 웃었다. 1-1로 맞선 상황에서 울산 3번 키커 이동준의 킥을 막아냈다. 이동준이 킥을 시도하기 전 정성룡이 먼저 움직여 두 번의 기회가 주어졌는데, 이를 모두 막아내며 승기를 잡는 듯 보였다. 그러나 가와사키 4번 키커 주앙 슈미트의 실축으로 조현우가 영웅이 될 기회를 잡았다. 그리고 승리의 여신은 울산 편이었다. 마지막 키커로 나선 이에나가 아키히로가 찬 킥의 방향을 제대로 읽어낸 조현우가 막아낸 것. 이어 울산 마지막 키커 윤빛가람이 정성룡을 뚫어내면서 울산의 8강 진출이 완성됐다.

경기 후 조현우는 "예상했던 것처럼 힘든 경기였지만, 감독님이 주문한 대로 잘 경기했다"라며, "언제나 승리는 기쁘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다가오는 8강전 역시 행복하게 잘 준비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명승부를 연출한 정성룡과의 대결에 대해서는 "서로 좋은 경기하자고 (경기 전) 인사했다"라며, "굉장히 좋은 경험이었고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 기회가 되면 다시 한번 붙어보고 싶다"라고 전했다.

어려운 승리를 거둔 홍명보 감독은 "강한 상대인 가와사키를 만나 양 팀 다 좋은 경기를 했지만, 우리가 집중력을 잃지 않고 포기하지 않아 승리했다"라고 선수들을 칭찬했다. 경기력에 대해서는 "선수들이 체력적 어려움을 겪었으나, 교체 투입된 선수들이 적절하게 좋은 경기를 해줬다"라고 복기했다.

이날 결과로 울산은 16년 만의 리그 우승과 FA컵 우승, ACL 2연패 등 트레블을 향한 꿈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이들은 내달 17일 전주 월드컵경기장에서 ACL 동아시아 권역 8강전을 치른다. 8강 역시 코로나19 여파로 단판 승부로 펼쳐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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