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섬 '비금도'…힐링과 휴식 위한 남도여행의 절정

사랑의 섬 '비금도'…힐링과 휴식 위한 남도여행의 절정

  • 기자명 박상건 소장
  • 입력 2021.09.14 0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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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건 시인의 섬과 등대여행] <144회> 전라남도 신안군 비금도

[박상건 섬문화연구소 소장] 비금도는 목포항에서 54km 떨어진 신안군 서남쪽 섬이다. 바로 옆 해역이 흑산도다. 비금도는 유인도 3개, 무인도 79개 등 80개 섬으로 이뤄졌다. 섬 면적은 45.25㎢, 해안선 길이는 64.1㎞이다.

암태도 남강 선착장에서 차도선을 타면 비금도 가산항까지 40분 소요된다. 1996년 연도교 서남문대교 개통으로 도초도와 한 생활권이다.

대동염전
대동염전

비금도는 현재 3503명의 인구가 거주하는 면 소재지 섬으로 특산물은 친일염과 시금치다. 비금도는 해방 직후 우리나라 최초로 천일염이 생산하면서 사람과 돈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새가 날아가는 모습과 닮았다 해서 비금도라고 부른다. 호시절 돈이 날아다니는 섬이란 뜻으로 비금도로 불리기도 했다.

차도선의 첫 기항지인 가산항에서 마을로 들어서면 펼쳐진 첫 풍경이 염전이다. 비금도는 전국 최초로 햇볕소금인 천일염을 생산했다. 황금 들녘과 대조를 이룬 하얀 들판들이 염전이다. 이 염전은 광복 후 섬에서 한국인 최초로 천일염을 생산한 역사적 현장이다. 천일염 생산에 최초로 성공한 사람은 비금도 출신이고 이후 마을 주민 7명 내외의 조합이 구성돼 1946년 수림마을 앞 갯벌을 막아 염전을 축조, 대단위 천일염전에 성공했다.

1948년 전후 비금도 주민 450세대가 염전조합을 결성, 보리개떡과 나물죽을 먹으면서 1백여 ha가 넘는 광활한 염전을 일궈 조성한 것이 대동염전의 역사다. 수림마을의 대동염전은 근대문화유산으로써 등록문화재로 지정됐다.

이세돌바둑박물관
이세돌바둑박물관

신안군 고유 브랜드인 시금치 섬초는 서울 가락동 시장의 40%를 점유 중이라고 한다. 섬초는 갯벌 게르마늄 토양에서 생산된다. 비금도 내에서 소비하고자 재배하다가 널리 알려지면서 1980년대부터 상업적으로 재배됐다. 1996년 3월 비금농협에서 ‘섬초’라는 고유 상표를 등록해 비금도 특산물이 됐다.

천재 기사 이세돌도 비금도 출신. 신안군은 세계대회 15회 우승기록을 가진 이세돌 바둑기사를 기념하고자 옛 비금 대광초등학교 건물을 리모델링해 이세돌 바둑기념관을 짓고 이세돌 생가와 함께 비금도 관광코스로 활용 중이다.

명사십리
명사십리

기념관 뒤편에 대숲으로 이뤄진 망각의 길을 지나면 명사십리 해수욕장. 4km에 달하는 고운 모래해변과 바닷가의 풍력발전기가 이국적 풍경을 연출한다. 곱고 부드러운 백사장이지만 아주 단단해 게 특징이다. 3만여 평의 이 해수욕장은 이웃 원평해수욕장으로 이어지고 해변에는 아카시아 숲, 송림, 붉은 해당화가 펼쳐진다.

원평항 방파제등대
원평항 방파제등대

원평해변 끝자락에 우세도, 등성도와 어우러진 원평항방파제등대가 있다. 국가어항인 원평항에는 두 개의 등대가 멋진 풍경을 연출한다. 빨간색 등대는 원평항 동파제등대로 높이가 9.2m이고 12.8km 해역까지 불빛을 비춘다. 맞은 편 서방파제등대는 높이가 9.2m이고 9.6km 거리의 선박에게 불빛으로 항로를 인도한다. 등대 주변과 섬 일대는 비금도 유명 낚시 포인트 중 하나다. 주요 어종은 감성돔, 노래미, 농어, 돌돔, 볼락, 붕장어, 우럭, 참돔 등이다. 비금도 주요 낚시터는 광대, 용소, 고막, 하누넘, 칠발도 등이다.

원평해수욕장
원평해수욕장

비금도 서남쪽 해안은 꼬부랑 해안길이 일품이다. 해안도로를 따라 다도해 풍경을 감상하며 달리다 보면 한적한 하누넘해수욕장이 나온다. 백사장과 기암절벽이 잘 어우러졌다. 아주 고요한 해수욕장으로 조용한 섬 여행을 즐기려는 홀로 여행자와 가족단위 휴양객들이 즐겨 찾는 다. 국립공원지역으로 아직 개발이 되지 않아 적막한 외딴 섬 분위기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방송드라마 ‘봄의 왈츠’ 촬영지이기도 하다.

하누넘은 하늬바람이 불어오는 언덕이라는 뜻이다. 하늬바람은 서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말한다. 동쪽에서 불어오는 샛바람은 동풍, 남풍은 마파람, 북풍은 삭풍이라고 부른다. 예로부터 농어촌 사람들이 불렀던 표현이다.

하누넘 해변 전망대
하누넘 해변 전망대

하누넘 해변은 모양이 하트모양이라서 하트해수욕장으로 널리 불린다. 하트 모양은 백사장보다는 산모퉁이 길을 더 올라가다 보면 하트해변전망대로 명명된 지점에서 선명하게 볼 수 있다. 전망대에는 하트 조형물이 조성돼 포토존으로 제격이고 멀리 섬들을 조망하면서 여행 쉼터로 제격이다. 정면에 바라보이는 작은 섬이 칠발도다.

칠발도는 비금면 고서리 서쪽 10여km 해상에 있는 0.04㎢의 무인도다. 작은 섬이지만 목포항으로 오가는 선박들의 주요 항로이자 비금도 황금어장 해역으로써 등대의 역할이 크다.

칠발도는 비금도 특산품 중 하나인 새우어장이 형성되는 청정해역이다. 여기서 잡은 새우를 천일염으로 발효시킨 게 비금도 명품 새우젓이다. 이 새우젓은 해독작용, 식욕증진, 신경치료 효과가 뛰어나다고 한다.

하트전망대에서 본 칠발도
하트전망대에서 본 칠발도

칠발도 동쪽은 화산암, 서쪽은 화강암으로 형성됐고 해식애가 발달했다. 1982년 11월 4일 천연기념물 제332호 칠발도 해조류(바다제비·슴새·칼새·바다쇠오리) 번식지로 지정됐다.

칠발도는 1905년 처음으로 사람이 정착하기 시작했고 등대원이 상주했다가 현재는 무인등대로 전환됐다. 등대는 1943년 5월 2차 대전 때 폭격으로 시설물이 완전 파괴됐다가 복원했다. 무인도는 야생초와 야생동물이 우점인 환경이어서 등대원은 온몸에 풀독이 오르고 잔병치레를 반복했다.

식수가 없어 빗물을 정화해서 마셨다. 등대원은 어느 날 등대 에너지원인 액체 축전지가 터져 한쪽 눈을 잃었다. 등대원은 영영 한쪽 눈을 잃은 채 살고 있다. 비바람 거세게 몰아치던 날 발전기를 돌리다가 손가락을 잃기도 했다. 나의 졸시 ‘길 잃은 등대지기’가 그 등대원 이야기다.

“스물여섯 살에 칠발도 등대지기가 되었다/풀독 온몸에 올라 고요한 초원에 병들던 인연/마음의 거울처럼 밤낮으로 닦던 축전지가 터져/한쪽 눈을 잃은 등대지기//유일한 섬의 친구인 새들도 길을 잃어/등대 아래서 세상을 뜨곤 했다/새들의 이별도 이별이지만/고장 난 발전기를 돌리다가/한쪽 손가락 또 잃은 등대지기//뭍으로 가도 천상 섬이라던 등대지기가/떠난 그곳이 섬인가/그가 머문 그곳이 천상 섬이런가/괭이갈매기 고장 난 등대 위를 맴돌고/바닷길 밝히던 등대지기는 지금/한쪽 눈으로 횡단보도를 걷는 섬이다”

하트해변전망대가 있는 선왕산은 비금도에서 가장 높은 산으로 255m. 그리 높지는 않으면서 수려한 다도해 경관을 감상할 수 있고 해수욕장, 염전, 갯벌, 어선, 포구마을 등 아기자기한 해안선 풍경과 어촌 삶을 눈여겨 볼 수 있다.

선왕산 내월우실(돌담길)
선왕산 내월우실(돌담길)

산행코스는 상암 주차장~그림산~죽치우실재~선왕산 정상~서산사~하누넘해수욕장 5.4km 구간이다. 선왕산과 그림산(226m) 산행은 3시간 소요된다.

노을 풍경도 일품인 하트전망대에서 조금 더 오르면 마을로 넘어가는 고갯마루. 이곳에 바닷바람으로부터 마을과 농작물을 보호하기 위해 쌓은 돌담인 내월우실이 있다. 3m 높이의 2개 담장이 남아 있는데 유서 깊은 등록문화재다. 하누넘 바다 쪽에서 밀려오는 바람을 비금도 내월리 아래 마을인 현재 내촌, 내포마을 집과 농작물을 보호하기 위해 설치한 것이다. 400년 역사의 내촌마을에도 들판과 골목길에는 여전히 돌담으로 에워싸였다.

비금도로 가는 길은 승용차의 경우 서해안고속도로~목포항여객선터미널(쾌속선 이용시), 서해안고속도로~암태도 남강선착장(차도선 이용시). 대중교통의 경우 기차는 용산역~광주송정역~광주버스터미널~암태도 남강항행 버스 승차~비금도 여객선 승선, 서울남부터미널~암태도 남강선착장행 버스 승차~비금도 여객선 승선.

문의: 비금면사무소(061-240-4006)

박상건(시인. 섬문화연구소 소장)
박상건(시인. 섬문화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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