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에바스, 아픔 딛고 완벽 피칭… kt, 올 시즌 고척돔 첫 승

쿠에바스, 아픔 딛고 완벽 피칭… kt, 올 시즌 고척돔 첫 승

  • 기자명 차혜미 기자
  • 입력 2021.09.05 13:48
  • 수정 2021.09.05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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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위즈 윌리엄 쿠에바스가 지난 3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복귀전을 치렀다. (사진=연합뉴스)
kt위즈 윌리엄 쿠에바스가 지난 3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복귀전을 치렀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스포츠한국 차혜미 기자] 최근 아버지를 여의고 아픔을 겪은 kt위즈 윌리엄 쿠에바스(31)가 혼신의 역투를 펼치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쿠에바스는 지난 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히어로즈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2피안타 7탈삼진 1실점(비자책)으로 호투했다. 팀 역시 쿠에바스의 호투를 앞세워 11-1로 대승을 거뒀다. 

쿠에바스는 얼마전 큰 슬픔을 겪었다. 최근 국내로 들어온 아버지가 코로나19로 세상을 떠났다. 예상치 못한 비보였다. 쿠에바스는 아버지를 간호해야 했고, 비보 직후에는 장례를 챙겨야했다. 때문에 정상적인 훈련은 당연히 불가능했다. 구단 역시 타국에서 아픔을 겪은 쿠에바스를 위해 최대한의 배려와 지원을 건넸다. 

이날은 쿠에바스의 복귀 경기였다. 전날 이강철 감독은 쿠에바스의 복귀를 언급하며 "(쿠에바스가) 꾸준히 연습을 나왔고 피칭도 했다. 투구수는 80개 정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20일 만의 등판인 만큼 조심스러웠다. 

그러나 쿠에바스는 혼신의 역투를 펼쳤다. 1회 2사 후 2루타와 볼넷으로 위기를 맞았지만 잘 넘겼고, 2회, 4회, 5회, 6회를 모두 삼자범퇴로 틀어막았다. 3회 내준 1점은 수비 실책으로 내준 비자책점이었다. 이로써 쿠에바스는 최근 5경기 5전 전승 31⅔이닝 2자책 행진을 이어갔다. 

쿠에바스의 호투에 kt 타선 역시 대량 득점으로 화답했다. kt는 올 시즌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6경기 모두 패하며 지독한 '고척 징크스'가 있었다. 전날 경기에서도 에이스 선발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가 7이닝 무실점으로 역투했지만 타선이 1안타에 그치며 0-1로 패했다. 

이날은 달랐다. 3회 초 선취점을 올린 kt는 5회 초 장성우의 적시타와 대타 강백호의 희생플라이로 3-1로 달아났다. kt타선은 키움 선발 요키시가 내려간 7회부터 다시 폭발했다. 강백호의 희생 플라이로 1점을 더했고, 8회에는 배정대의 솔로 홈런을 시작으로 유한준-송민섭-박경수가 연달아 안타를 쳐냈다. 이어 호잉이 중견수 오른쪽 안타로 2·3루 주자를 모두 불러들이며 8회에만 4점을 추가했다. 9회에는 만루에서 호잉의 적시타와 키움 외야수 실책으로 3점을 추가하며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키움전 승리로 시즌 7승(3패)째를 챙긴 쿠에바스는 경기 후 "오랜만에 마운드에 오르니 너무 피곤하다. 오랜만의 등판에서 팀 승리에 기여할 수 있어서 기뻤고, 동료들도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면서 승리해 무엇보다 기쁘다"고 전했다. 

쿠에바스는 평소 아버지의 가르침 덕분에 슬픔을 극복할 수 있었다. 쿠에바스는 "아버지께서 생전에 '사람은 언젠가 죽는다. 산 사람은 삶을 이어가야 한다'는 말씀을 종종하셨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아버지가 보여주셨다. 막상 일을 겪으니 나는 아직 준비가 되지 않은 것 같아 힘들기도 했다. 이겨내려면 내가 해왔던 것, 동료들과 함께 운동하고 어울리고 그런 것들을 이어 나가야 했다. 그렇게 극복해서 오늘도 승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구단을 향한 감사 인사도 빼놓지 않았다. 쿠에바스는 "추모 공간도 마련해주고 3일 동안 근조 리본도 달고 뛰었다. 힘든 시간을 보내는 중에도 나를 도와주려는 모습, 가족처럼 대해주고 작은 일부터 큰 것까지 챙겨준 팀 덧분에 잘 지나갈 수 있었다. 어떤 말로도 감사를 표현할 수 없을 것 같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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