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까고보니 죽음의 조' 한국, 지면 끝난다

[도쿄올림픽] '까고보니 죽음의 조' 한국, 지면 끝난다

  • 기자명 우봉철 기자
  • 입력 2021.07.2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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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25일 이바라키현 가시마 소재 이바라키 가시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남자 축구 B조 2차전 루마니아와의 경기에서 송범근(1번)을 비롯한 한국 선수들이 간접 프리킥을 수비 중이다 / 연합뉴스)
(사진=25일 이바라키현 가시마 소재 이바라키 가시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남자 축구 B조 2차전 루마니아와의 경기에서 송범근(1번)을 비롯한 한국 선수들이 간접 프리킥을 수비 중이다 / 연합뉴스)

[데일리스포츠한국 우봉철 기자] '역대급 꿀조'라는 소리를 들었던 올림픽 축구 B조. 막상 대회가 시작하고 나니 이만한 혼돈도 없다. 4팀이 사이좋게 승점 3점을 나눠가진 가운데 토너먼트를 두고 마지막 한판 승부가 펼쳐진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한국 올림픽 축구대표팀은 오늘(28일) 오후 5시 30분 요코하마 소재 요코하마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온두라스를 상대로 2020 도쿄 올림픽 축구 조별리그 B조 3차전 경기를 치른다.

1차전에서 뉴질랜드에게 0-1 충격패를 당했던 한국. 루마니아를 상대한 2차전에서 4-0 대승을 거두며 반전을 이뤘다. 같은 날 열린 경기에서는 온두라스가 뉴질랜드를 3-2로 잡았다. 4팀이 1승 1패로 물고 물리는 상황이 만들어지면서, 한국은 단숨에 조 1위(승점 3, 득실차 +3)로 올라섰다. 온두라스와 뉴질랜드가 공동 2위(승점 3, 득실차 0), 루마니아는 4위(승점 3, 득실차 -3)다.

한국은 온두라스와 최종전에서 무승부 시 승점 1을 획득, 최소 조 2위를 확보한다. 뉴질랜드와 루마니아 간 경기도 무승부로 끝나면, 득실차에서 앞선 한국이 조 1위를 확정한다. 승패가 갈리 경우에는 해당 경기 승자가 승점 6으로 조 1위를 차지한다. 한국이 온두라스를 이긴다면 조 1위 가능성이 한층 높아진다.

무승부만 거둬도 8강에 간다. 분명 유리한 고지를 점한 것처럼 보이지만, 뒤집어 보면 '지면 끝'이라는 소리이기도 하다. 조 최약체로 여긴 뉴질랜드에게 한 방 얻어맞은 걸 떠올리면, 온두라스전 승리 및 무승부도 쉽게 장담할 수 없다. 

가장 큰 문제는 역시나 수비다. 도쿄로 떠나기 전 치른 가나, 아르헨티나, 프랑스와의 평가전에 이어 본선 1·2차전까지 매 경기 불안에 떨게 만드는 장면이 연출됐다. 빌드업 중심이 돼야 할 원두재는 평가전서 보였던 실수를 본선에서도 반복했다. 빠른 판단을 내리지 못하고 상대에게 둘러싸여 공 소유권을 내줬다. 

프랑스전 치명적인 '알까기' 실수를 저질렀던 송범근은 루마니아전에서 간접프리킥을 허용했다. 백패스를 느긋하게 처리하는 과정에서 상대가 압박을 가하자 손으로 잡은 것. 실점으로 연결됐다면, 상대 자책골로 얻어낸 리드를 허무하게 날릴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김민재 합류 불발로 대신 발탁된 박지수의 경기력은 그나마 긍정적이다. 1차전서 교체로 경기 막판 실전 감각을 끌어올린 박지수는 2차전 정태욱과 호흡을 맞춰 무실점 수비를 이끌었다. 출국 전날 합류하면서 상대적으로 손발을 맞출 시간이 부족했지만, 나쁘지 않은 모습이었다. 194cm 장신 정태욱이 공중볼 경합에 적극적으로 가담하면, 박지수는 빠른 발일 이용해 공 탈취에 나서는 등 지상전에 집중했다.

본선 첫 득점과 함께 4골 중 3골에 관여한 2선 자원들의 자신감 회복도 호재다. 2선 중앙에 위치한 이동경을 중심으로 이동준과 엄원상이 측면에서 활기를 불어 넣었다. 올림픽 대표팀에서 가장 선수층이 두껍고, 다양한 스타일을 가진 2선인 만큼, 이들의 경기력 향상은 반갑다. 2차전 교체로 나선 이강인 역시 페널티킥 포함 2골을 넣으면서 자신감을 끌어올렸다. 

다만, 황의조의 침묵은 아쉽다. 오세훈과 조규성이 최종 명단에 들지 못하면서 황의조는 올림픽 대표팀 유일의 최전방 원톱 자원이 됐다. 그렇기에 김학범호로서는 그의 득점포가 필요하다. 기회가 없었던 게 아니다. 1차전 골키퍼와 1대1 상황이 있었고, 2차전 역시 페널티 박스에서 충분히 득점할 만한 장면이 있었다. 

황의조는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지역 예선을 소화했다. 연이어 올림픽 무대를 소화 중이다. 체력 문제를 무시할 수 없다. 2선 공격수들이 한 발 더 뛰며 그를 도울 필요가 있다. 갖춘 능력이 있는 만큼, 토너먼트에서 충분히 한 방 해줄 수 있는 선수다.

한국이 8강에 진출한다면, A조 1·2위 팀 중 한 팀과 만나게 된다. A조에서는 개최국 일본이 2승으로 조 1위(승점 6)를 질주 중이다. 이어 멕시코(승점 3, 득실차 2)와 프랑스(승점 3, 득실차 -2)가 2위 자리를 놓고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올림픽 축구에서 한·일전이 펼쳐진 것은 2012 런던 올림픽 동메달 결정전으로 당시 한국이 2-0으로 승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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