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日 유도 성지에 태극기를! 안창림 값진 동메달

[도쿄올림픽] 日 유도 성지에 태극기를! 안창림 값진 동메달

  • 기자명 우봉철 기자
  • 입력 2021.07.26 19:24
  • 수정 2021.07.26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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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26일 도쿄 일본무도관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유도 남자 73kg급 동메달 결정전에서 루스탐 오루조프를 꺾고 동메달을 따낸 안창림이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 연합뉴스)
(사진=26일 도쿄 일본무도관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유도 남자 73kg급 동메달 결정전에서 루스탐 오루조프를 꺾고 동메달을 따낸 안창림이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 연합뉴스)

[데일리스포츠한국 우봉철 기자] 재일교포 3세 안창림이 값진 동메달을 수확했다.

안창림은 26일 도쿄 일본무도관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유도 남자 73kg급 동메달 결정전에서 루스탐 오루조프(아제르바이잔)를 상대로 절반승을 거뒀다. 이로써 안창림은 생애 첫 올림픽 메달을 목에 걸었다. 전날 66kg급 안바울에 이어 한국 유도 두 번째 메달이기도 했다.

이날 안창림은 32강과 16강, 8강 모두 연장 접전을 치렀다. 체력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 4강에서도 라샤 샤브다투시빌리(조지아)를 상대로 연장 승부를 벌였다. 정규시간 4분에 연장전 4분 37초를 더 뛰었다. 사실상 8경기를 치르고 동메달 결정전에 온 것이나 다름없는 셈. 4강 경기 막판에는 일어나는 과정에서 휘청거리기도 했다. 

동메달 결정전에서 만난 오루조프는 세계랭킹 2위이자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은메달리스트. 하지만 안창림은 주눅 들지 않았다. 상대 전적 역시 3전 전승으로 우세해 자신감이 넘쳤다. 그런 만큼 체력 부담도 잊고 적극적으로 공격에 나서기 시작했다. 상대 깃을 향해 끊임없이 손을 뻗었다.

팽팽함이 유지되던 경기 종료 직전, 오루조프가 안창림에게 달려들었다. 오루조프의 팔이 목을 감았지만, 안창림은 당황하지 않았다. 그대로 왼팔을 잡아 특기인 업어치기로 연결했다. 오루조프가 만회하기 위해 달려들었으나, 시간은 10초뿐. 안창림은 남은 시간 방어에 성공하며 끝내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경기를 마치고 내려온 안창림은 송대남 코치 품에 안겨 기쁨의 눈물을 삼켰다.

지금의 안창림이 있기까지 과정은 쉽지 않았다. 안창림은 동메달 획득 후 기자회견에서 "재일교포는 일본에서 한국인, 한국에서 일본인 취급을 받는다"라고 말했다. 재일교포로서 겪는 애환을 언급한 것. 그는 "올림픽 메달로 재일교포에 대한 인식을 좋게 변화시키고 싶었다"라며 "내 모습을 보고 재일교포 어린이들이 큰 힘을 얻으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재일교포 3세인 안창림은 일본 교토에서 태어났다. 초·중·고등학교 역시 모두 일본에서 졸업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차별을 견뎌내며 성장했다. 일본에서 국기(國技)급 위상을 지닌 유도를 시작한 뒤로는 더욱 심해졌다. 그러나 묵묵히 버텼다. 

쓰쿠바대학교에 진학한 그는 2013년 일본무도관에서 열린 전일본학생선수권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일본 유도연맹은 안창림을 차세대 에이스로 지목, 귀화를 요청했다고. 이에 대해 안창림은 "한국 국적은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생명을 걸고 지키신 것"이라며 "한국 국적 유지를 단 한 번도 후회한 적 없다"라고 강조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차별을 견뎌내며, 묵묵히 버틴 안창림. 2014년 한국으로 건너와 가슴에 태극마크를 달았다. 그리고 첫 태극마크 이후 7년. 마침내 올림픽 무대에서 결과를 만들어냈다. 그는 "영광스러운 자리지만, 경기할 때는 감정을 모두 버리고 기계적으로 집중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온 힘을 다해 일본 유도 성지 일본무도관에 태극기를 걸었다. "올림픽 첫 금메달을 획득하겠다"라는 다짐은 지키지 못했지만, 안창림의 동메달은 충분히 박수받을 결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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