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양궁 女 단체전 9연패, 완벽을 위한 노력이 만든 金

[도쿄올림픽] 양궁 女 단체전 9연패, 완벽을 위한 노력이 만든 金

  • 기자명 우봉철 기자
  • 입력 2021.07.26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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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국 양궁 여자 대표팀 강채영, 장민희, 안산(왼쪽부터)이 25일 일본 유메노시마 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여자 양궁 단체전 결승에서 금메달 획득 후 기념 촬영 중이다 / 연합뉴스)
(사진=한국 양궁 여자 대표팀 강채영, 장민희, 안산(왼쪽부터)이 25일 일본 유메노시마 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여자 양궁 단체전 결승에서 금메달 획득 후 기념 촬영 중이다 / 연합뉴스)

[데일리스포츠한국 우봉철 기자] 1988년 서울부터 2021년 도쿄까지. 한국 여자 양궁 단체전 철옹성은 완벽함을 추구했기에 가능했다.

한국은 25일 일본 도쿄 유메노시마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여자 단체전 결승에서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를 꺾고, 정상에 올랐다. 막내 안산이 가장 먼저 활시위를 당겼고, 강채영이 중심을 잡았으며, 장민희가 마무리를 맡아 승부를 결정지었다. 단체전이 처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1988 서울 올림픽부터 이번 대회까지, 9회 연속 한국 여궁사들이 금메달을 목에 거는 순간이었다.

이번 9연패는 특정 국가의 특정 종목 연속 금메달 최다 타이기록(케냐·육상 장거리 장애물, 미국·남자 수영 400m 혼계영)이다. 그야말로 무적이다. 이 같은 완벽함은 쉼 없이 완벽함을 추구한 노력에 의해 완성됐다.

대한양궁협회는 지난 5월 전남 신안군 자은도에서 특별훈련을 진행했다. 코로나19로 국내 훈련을 진행해야 하는 만큼, 대회가 열리는 유메노시마공원과 입지 조건이 비슷한 곳을 찾아 나선 것. 도쿄에서 경험할 수 있는 각종 환경을 사전에 대비했다.

진천선수촌에는 유메노시마공원 세트를 만들고, 마치 현지에서 대회를 치르는 것처럼 연습했다. 표적판 뒤에는 전광판이 설치됐다. 과녁을 조준하는 선수들에게 불빛을 비추며, 실전에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눈부심 등 상황에 적응토록 했다. 사진 기자들의 카메라 셔터 소리, 장내 아나운서 등 미디어 환경도 똑같이 만들었다.

특히, 코로나19 여파로 무관중 개최가 유력했던 만큼, 200석의 빈 관람석을 설치했다. 그리고 이는 현실로 이뤄졌다. 무관중 속 선수 및 관계자만 모인 유메노시마공원 양궁장은 한국 대표팀이 진천선수촌에서 경험한 세트와 같았다. 원정이지만, 안방과 같은 편안함을 느낄 수 있었던 것. 

강채영 역시 우승 후 기자회견에서 "협회에서 올림픽과 같은 환경을 만들어줬다"라며 "올림픽을 하는 것처럼 훈련했기에 좋은 결과가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진천선수촌을 '불 꺼지지 않는 양궁장'이라고 표현하며, 그냥 만들어진 우승이 아님을 알렸다.

한국 양궁이 최고를 지키는 또 다른 이유는 무한 경쟁이다. 선배, 후배 없이 계급장을 떼고 선발전에서 맞붙는다. 도쿄 대회에 나선 안산과 강채영, 장민희는 올림픽 경험이 전무한 이들이다. 오로지 실력만으로 경쟁을 뚫고 태극마크를 달았다. 강채영은 "종이 한 장 차이인 실력에서 선발전을 통해 힘들게 선발된다"라고 말했다. 지난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전 종목 석권을 만들어낸 장혜진과 기보배, 최미선도 선발전에서 밀려 도쿄행에 실패했다. 이름값에 상관없이 실력만 확실하다면, 태극마크가 주어지는 게 한국 양궁이다.

좋은 호흡으로 새 역사를 만든 양궁 여자 대표팀은 시상대에서도 손발이 척척 맞는 모습을 보여줬다. 동시에 활시위를 당기는 세리머니를 펼쳤고, 카메라를 향해 손하트를 날렸다. 서로의 목에 금메달을 걸어준 뒤, 마스크 위로 금메달을 깨물기도 했다. 

여자 양궁 단체전 9연패. 끝없이 완벽을 추구하는 노력과 실력이 최우선이 되는 원칙, 선수 간 호흡이 만들어낸 최고의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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