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D-7] 일본만 꿈꾸는 부흥 올림픽, 실상은 '걱정과 불안 올림픽'

[올림픽 D-7] 일본만 꿈꾸는 부흥 올림픽, 실상은 '걱정과 불안 올림픽'

  • 기자명 최정서 기자
  • 입력 2021.07.1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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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올림픽 개막을 2개월여 앞둔 지난 5월 9일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테스트 경기에서 육상 선수들이 관람객이 없는 상태에서 달리기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도쿄올림픽 개막을 2개월여 앞둔 지난 5월 9일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테스트 경기에서 육상 선수들이 관람객이 없는 상태에서 달리기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스포츠한국 최정서 기자]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인해 1년 연기된 2020 도쿄올림픽 개막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이번 올림픽을 두고 인류가 코로나19를 극복했다는 희망의 징표로 삼고자 했다. 일본 정부는 2011년 발생한 대지진과 원전 사고의 피해를 극복하는 상징하는 '부흥 올림픽'을 내걸기도 했다. 하지만 1년의 연기에도 코로나19 확산은 여전하다. 일본 정부가 일방적으로 주장하는 원전 후유증 극복도 근거가 없다. 이번 올림픽은 극복과 부흥이 아닌 걱정과 불안의 연속이 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역시나 코로나19다. 올림픽을 일주일 앞둔 상황에서 일본 내 코로나19 확산은 잦아들 기미가 없다. 일본 정부는 결국 12일 도쿄도에 코로나19 긴급사태를 발효했다. 긴급사태 기간은 다음달 22일까지 총 6주다. 오키나와현의 긴급사태도 역시 8월 22일까지 연장했다. 도쿄에 긴급사태가 발효된 것은 이번이 네 번째다. 오는 23일 개막해 다음달 8일 폐막하는 도쿄올림픽은 긴급사태가 발효된 가운데 진행된다. 

그리고 결국 125년 올림픽 역사상 처음으로 무관중 올림픽이 열리게 됐다. 일본 정부와 도쿄도,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 IOC,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는 5자 협의를 통해 도쿄 등 수도권에 있는 경기장의 관중을 수용하지 않기로 했다. 도쿄올림픽의 전체 경기의 80%가 수도권에서 열리는 만큼 대부분의 경기가 무관중으로 진행된다. 수도권 경기장 무관중 결정으로 패럴림픽을 포함해 약 900억엔(9400억원)으로 추정되던 입장권 수입은 대폭 감소하게 됐다. 의료진이나 자원봉사자 운영 규모는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 내 코로나19 확산은 여전하고 올림픽 정상 개최에 대해 부정적인 시선은 계속되고 있다. 최근에도 도쿄올림픽을 반대하는 시위는 계속되고 있으며 도쿄올림픽 개막일인 23일에도 대규모 반대 시위가 개최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시민들은 올림픽을 강행하는 일본 정부와 IOC에 대한 비난을 하고 있다. 일본의 상당수 국민들은 "긴급사태 속에서 올림픽을 치르면서 안심·안전을 이야기하는 것은 말도 안되는 소리다"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스가 요시히데 총리는 무관중 결정 다음 날 기자들과 만나 "'안전·안심' 대회를 실현하는 것이 정부의 책무"라고 말하며 현실성이 떨어지는 반응만 보이고 있다. 

무관중으로 진행된다고는 하지만 전세계 선수단만 수 만 명이 참가하기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 철저한 방역이 중요한 시점이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나름대로 철저한 원칙을 세워놓고 이를 따르도록 하고 있지만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코로나19의 불안감과 무관중 경기로 인해 불참을 선언하는 스포츠 스타들도 늘고 있다. 이미 남자 테니스 스타들의 불참 선언이 이어지고 있다. 라파엘 나달과 도미니크 팀, 바티스타 아굿도 불참한다. 최근 윔블던 우승을 차지한 노박 조코비치도 "올림픽 참가는 50대50"이라고 말했다. 여자 테니스에서도 세레나 윌리엄스가 불참을 선언했다. 

골프에서는 더스틴 존슨이, 농구에서는 NBA 최고 스타인 르브론 제임스와 스테판 커리, 제임스 하든이 모두 올림픽에 나서지 않는다.

도쿄올림픽 취소 요구 시위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도쿄올림픽 취소 요구 시위 (사진=로이터/연합뉴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여파에 대한 우려도 여전하다.

일본은 올림픽 유치를 확정지을 당시부터 후쿠시마산 재료를 선수촌 식탁에 사용하겠다고 말했다. 아직까지도 후쿠시마 원전의 오염수가 바다 등 외부로 유출되는 정황은 반복적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이를 묵인하고 있다. 후쿠시마 측은 도쿄 올림픽·패럴림픽이 지역 식품을 홍보할 기회라고 여기고 준비 중이다. 아직까지도 후쿠시마산 식자재가 방사능 오염 논란에 시달리는 상황에서도 일본 정부는 엄격한 관리를 이유로 시중에 유통되는 식품의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본은 이번 올림픽을 부흥과 극복의 상징으로 삼겠다는 구상을 했다. 하지만 개막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현 시점에서 그 어떤 것도 해결되지 않고 있다. 일본 정부와 주요 정치인들은 방역 실패를 외면한 채 올림픽을 강행하겠다는 의지만 보이고 있다. 

최정서 기자 adien10@dailysports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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