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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언 칼럼> 강행이냐, 취소냐 도쿄올림픽을 어찌할 것인가
  • 김주언 논설주간 newmedia54@dailysportshankook.com
  • 승인 2021.06.02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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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달 앞으로 다가온 도쿄올림픽은 과연 예정대로 열릴 것인가. 코로나19 사태로 지난해 1년 연기된 도쿄올림픽을 두고 일본 내부는 물론, 올림픽을 주관하는 IOC와 미국 한국 등 외국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유력 일간지가 올림픽 중지를 요청한 데 이어 일본 내부의 반대여론이 만만치 않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총리는 올림픽 강행의지를 밝히고 있으나 반대여론을 잠재울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미국정부는 코로나19 확산을 이유로 일본여행 금지를 권고해 반대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특히 한국에서는 도쿄올림픽 조직위 홈페이지 지도의 독도 표기문제가 불거져 보이콧 주장마저 나온다. 홈페이지 지도에 독도를 일본영토로 표시한 데 대해 정치권의 삭제요구가 잇따랐다. 평창올림픽 당시 한국은 정치적 중립이라는 올림픽원칙을 지키기 위해 한반도기에서 독도를 삭제했다. 그러나 일본은 지키지 않았다. 정부도 적극 대응에 나섰다. 외교부는 소마 히로히사 주한 일본대사관 총괄공사를 초치해 항의했다. 외교부는 “일본의 부당한 독도영유권 주장에 대해 강력히 항의하고 관련자료의 즉각 시정을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정세균 전총리는 올림픽 보이콧을 주장한 데 이어 IOC 책임론을 들고 나왔다. 정 전총리는 “IOC가 올림픽정신을 훼손하고 있다”며 강력 비판했다. 그는 “일본의 올림픽지도 독도 표기는 대한민국에 대한 일본의 명백한 정치적 도발”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IOC는 이중적이고 편파적 태도를 보인다. IOC는 2018년 평창올림픽 당시 한반도기에 독도가 들어간 데 대한  일본정부의 항의를 이유로 독도표시 삭제를 권고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한국정부의 항의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 
도쿄올림픽 취소론은 미국이 촉발시켰다. 미국 정부가 지난달 24일 코로나19 확산을 이유로 미국인에게 일본여행 금지를 권고했기 때문이다. 미 국무부는 일본에 대한 여행경보를 3단계인 ‘여행재고’에서 4단계인 ‘여행금지’ 권고로 높였다. 국무부는 도쿄올림픽을 언급하지 않았지만, 일본에게 부담으로 다가왔다. 미 질병통제센터(CDC)는 “일본에서는 백신접종을 완료한 사람도 변종바이러스 감염 및 전파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은 코로나19 확진자가 하루 7000명 이상 발생하고 있다.
다음날에는 타이완 야구대표팀이 도쿄올림픽 출전을 포기했다. 타이완 프로야구리그는 “선수들의 건강과 안전 문제를 고려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야구 세계예선은 내달 16일부터 타이완 타이중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타이완이 개최권을 반납한 뒤 멕시코에서 예선전을 치르기로 했으나 타이완은 대회참가를 포기했다. 방역모범국이었던 타이완은 하루 확진자가 300명이상으로 늘어나면서 국경을 봉쇄하는 등 강도높은 방역조처를 취하고 있다. 프로야구도 중단됐다.
미국의 일본여행금지 권고와 타이완 야구대표팀의 불참에 이어 일본내에서도 유력일간지 아사히신문이 도쿄올림픽 취소를 촉구하고 나섰다. 아사히신문은 ‘여름 도쿄올림픽 중지 결단을 총리에게 요구한다’는 제목의 사설을 실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이 멈추지 않고 도쿄도 등에 발령된 긴급사태의 재연장을 피할 수 없는 정세”라며 “도쿄올림픽과 패럴림픽을 여는 것은 이치에 맞는다고 도저히 생각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아사히신문은 “냉정하게 객관적으로 상황을 살펴보고 개최취소 결단을 내릴 것을 총리에게 요구한다”고 주장했다.
사설은 코츠 IOC조정위원장의 코로나19 긴급사태 하에서도 올림픽을 개최할 수 있다는 발언에 대해 “IOC의 독선적 체질을 재차 각인시켰다”고 질타했다. 아사히신문은 올림픽을 열면 수만명의 선수와 관계자들이 모인다며 “세계로부터 바이러스가 들어왔다가 각지로 흩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올림픽은 정권을 유지하고 선거에 임하기 위한 도구로 되고 있다. 사회에 분열을 남기고 만인의 축복을 받지 못하는 축제를 강행했을 때 무엇을 얻고 무엇을 잃는가. 총리는 곰곰이 생각해야 한다.” 아사히신문의 경고이다.
문제는 IOC의 태도이다. 일본의 코로나19 확산세가 멈추지 않으면서 올림픽 취소나 재연기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IOC 주요인사들은 일본국민 감정을 무시하는 강압적 발언으로 논란이 불거졌다. 존 코츠 조정위원장은 “일본이 코로나19 긴급사태 발효중이더라도 올림픽을 열 수 있다”라고 밝혔다. 토마스 바흐 위원장은 “올림픽 개최를 위해 희생을 치러야 한다”라고 말했다가 곤욕을 치렀다. “올림픽 공동체가 희생해야 한다는 뜻”이라고 해명했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최장수 딕 파운드위원의 인터뷰는 여기에 기름을 부었다. 파운드 위원은 일본 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스가 총리가 취소를 요청하더라도 “개인적 의견에 불과하며 대회는 개최된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 국민이 개최에 부정적인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올림픽을 열더라도 추가적 위험이 없다는 과학적 증거가 있는데 왜 그걸 무시하는 것인가”라며 일본국민을 탓하기도 했다. 아사히신문이 최근 실시한 도쿄올림픽 개최여부에 대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43%가 취소, 40%가 재연기를 주장했다. 개최강행을 지지한 응답자는 14%에 불과했다.
IOC의 무책임성도 도마에 올랐다. IOC가 도쿄올림픽 기간동안 코로나19에 걸리면 선수 본인 책임이라는 동의서를 받겠다는 것이다. 라나 하다드 IOC 최고운영책임자는 온라인 포럼에서 “도쿄올림픽 참가선수들에게 대회기간 코로나19에 감염되는 경우에도 주최자는 면책된다는 내용의 동의서에 서명을 받겠다”고 밝혔다. 동의서의 자기책임 리스트에는 폭염으로 인한 건강피해도 포함됐다. 코로나19 감염이 선수의 책임일 뿐 주최자는 면책된다는 뜻이다. ‘무책임의 극치’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일본 노무라연구소는 도쿄올림픽과 패럴림픽을 취소할 때 예상되는 경제손실을 1조8108억엔(약 18조6000억원)으로 추산했다. 일본 국내총생산(GDP)의 0.33%에 불과해 “경기의 방향성을 좌우하는 정도의 규모는 아니다”는 분석이었다. 그러나 도쿄올림픽 개최여부와 상관없이 일본은 어떤 식으로든 경제적 손실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외국인관중 입장금지로 10억달러(약 1조1000억원)이상 손해를 본 상황에서 대회강행에 따른 코로나19 재유행 가능성까지 고려하면 어떤 경우든 손해가 발생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은 이미 외국인 관객 입장이 불가능해져 손해를 봤다. 도쿄올림픽 유치 당시 관객이 입장권과 호텔 식당 등으로 20억달러(약 2조2000억원)이상 일본에서 쓸 것으로 기대했기 때문이다. 국내관중만 입장할 때 손실을 얼마나 만회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엇갈린다. 일본은 국내관중을 수용규모의 절반수준으로 입장시키는 방안을 고심중이다. 노무라연구소는 이 경우  6억4000만달러(약 7094억원)정도는 만회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일본 정부는 우왕좌왕하고 있다. 도쿄올림픽조직위 이사회에서도 중지나 연기 등을 상정하여 논의해야 한다는 발언이 있었지만,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의 반발도 눈에 띈다. 홋카이도 지사는 비상사태 연장을 요청하며 도로에서의 성화봉송을 중지하겠다고 밝혔다. 일본 국민의 우려와 야당과 재계 언론에서 올림픽반대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지만, 호주 소프트볼 대표팀의 1일 일본 입국을 시작으로 각국 선수단이 속속 도착할 예정이다. 시간이 흐르면서 올림픽 강행여부를 놓고 일본 정부는 더욱 커다란 압력을 느낄 수밖에 없다.
김주언(전 한국기자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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