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를 일깨워준 박건하 감독의 '심한 말'

김건희를 일깨워준 박건하 감독의 '심한 말'

  • 기자명 황혜영 기자
  • 입력 2021.05.31 14:02
  • 수정 2021.05.31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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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삼성 김건희ㅣ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수원 삼성 김건희ㅣ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데일리스포츠한국 황혜영 기자] "김건희에게 심한 말을 한 적이 있다." 

수원 삼성 박건하 감독의 고백이다. 덕분에 김건희는 바뀔 수 있었다. 

수원은 지난 2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하나원큐 K리그1 19라운드 FC 서울과 슈퍼매치에서 3-0으로 이겼다. 김건희는 전반 선제골에 이어 후반 김민우의 골을 도우며 팀 승리를 이끈 주인공이 됐다.

김건희의 발끝에서 수원의 선제골이 터졌다. 전반 38분 제리치가 황현수의 파울로 페널티킥을 얻어냈고 키커로 나선 김건희가 골로 연결하며 리드를 잡았다. 또한 후반 강현묵이 찔러준 패스를 수비 2명을 제치고 김민우에게 연결하며 도움 1개를 생산했다. 그야말로 '슈퍼맨'이 되어 날아다녔다.

시즌 6호 골을 기록한 김건희는 팀 내 득점 1위로 등극했고 리그 공동 4위에 이름을 올렸다. 매탄고를 졸업하고 2016년에 수원 유니폼을 입으며 프로에 데뷔한 김건희는 데뷔 이후 가장 행복한 시즌을 보내고 있다. 

그런 그에게도 힘든 시기가 많았다. 김건희는 데뷔 이후 그렇다 할 활약을 못하며 깨지고 부서지길 반복했다. 상주 상무 시절 8골로 한 시즌 개인 최다 골을 작성했지만 수원으로 돌아와 2골에 그쳤다. 공격수임에도 자신이 없어 수비나 연계플레이에 더 집중했다. 자신감을 많이 잃은 그는 수원을 떠나려고 했고 임대나 이적으로 성장하고 싶은 생각을 가졌다.

하지만 김건희를 지켜본 박건하 감독의 반응은 냉정했다. 박건하 감독은 김건희에게 '네가 골을 넣고 싶은 마음이 있냐. 그렇게 안 보인다'라고 질책했고 '도망가지 말고 수원에서 하라. 너는 꼭 수원에서 성공해야 한다'라며 본인의 선수 시절 경험담을 얘기해 준 것이다.

박건하 감독은 "김건희는 공격수로서 여러 가지 재능이 있다. 기술, 스피드, 키핑 능력 등을 가지고 있었는데 훈련이나 경기에 있어서 자기의 부분을 쏟아내지 못하는 면이 있었다. 자기관리 측면이나 심적, 정신적 측면에 기복이 있는 선수라 그런 얘기를 많이 해줬다"라고 말했다. 이어 "받아들이고 열심히 하는 모습, 변화된 모습으로 변화하고 있다. 꾸준한 활약을 해준다면 더 좋은 선수가 될 것이다. 감독으로서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라며 선수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김건희는 "수원에서 워낙 힘든 시기를 많이 겪었다. 깨지고 부서지는 시기가 있었지만 멘탈적으로 무너지지 않고 끝까지 할 수 있었던 건 감독님이 믿어주셔서 그렇다"라고 힘든 시기를 회상했다.  

동기부여를 위한 질책과 쓴 소리. 감독의 믿음을 바탕으로 한 '심한 말'이 선수 인생을 바꿔놓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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