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대한항공 요스바니, "너희들의 역사 속에 내가 있게 해줘서 고마워"

[인터뷰] 대한항공 요스바니, "너희들의 역사 속에 내가 있게 해줘서 고마워"

  • 기자명 박민석 인턴기자
  • 입력 2021.04.26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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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요스바니 / 사진=현경학 기자)
(대한항공 요스바니 / 사진=현경학 기자)

[데일리스포츠한국 박민석 인턴기자] 대한항공은 도드람 2020~2021 V-리그 남자부에서 창단 첫 통합 우승을 달성하며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그중 요스바니 에르난데스(30·대한항공)는 특유의 긍정적인 에너지로 팀의 사기를 올렸다. 대한항공 합류 당시 "우승을 하기 위해서 돌아왔다"고 밝혔던 요스바니. 그는 엄청난 공격력을 과시하며 팀의 통합 우승을 이끌었다. 

대한항공 체육관에서 만난 요스바니. 그는 밝은 미소로 기자를 맞이했다.

요스바니는 한 시즌을 돌아보며 "희생이 정말 많았던 시즌이다. 그만큼 정말 힘들었던 시즌"이라며 "잠도 못 자고 힘들었던 나날들이 많았는데 우승으로 보상받은 심정이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희생했던 게 의욕이 됐고 많은 힘이 됐다"라며 소감을 전했다.

올 시즌 터키에서 선수 생활을 하던 그는 대한항공의 연락을 받고 시즌 중반에 합류했다. 그는 "대한항공에서 연락이 왔을 때 이건 진짜 우승 기회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다른 팀에서도 오퍼가 들어왔었다. 대한항공이어서 온 것이다. 이 팀이라면 내가 우승할 수 있겠구나 생각이들어 바이아웃까지 감수했다"고 밝혔다.

(스파이크를 때리는 요스바니 / 사진=KOVO)
(스파이크를 때리는 요스바니 / 사진=KOVO)

우승까지의 길이 쉽지만은 않았다. 요스바니는 "2차전 끝나고서 정말 힘들었다. 1, 2차전을 하면서 힘을 너무 많이 뺐다. 몸 상태도 안 좋았고, 어깨 통증도 너무 심했다"며 "4차전 끝나고 우승할 수 있다 싶었다. 근데 사실 1차전부터 질것 같은 느낌은 안 들었다. 자신감도 많았고, 우리가 우승해서 세레모니 하는 생각을 많이 했다. 경기 내내 그런 긍정적인 생각 덕분에 힘든 것들을 이겨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자신감이 넘치는 요스바니. 그는 챔프전을 치르면서 많은 범실을 기록했지만, 동시에 강한 공격으로 우리카드를 맹폭했다. 많은 범실에도 기죽지 않은 점이 주효했다. 챔프전 2차전 승리 후에는 팀 동료 정지석에게 "너는 자신감만 가지면 되"라며 조언하기도 했다. 그의 넘치는 자신감의 원천은 무엇일까. 그는 "승부욕 때문에 그런 것 같다. 어렸을 때부터 지기 싫어하는 성격이었다. 배구를 하다보면 승부욕이 계속 생기는데, 그 부분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며 "쿠바에서는 '포기하는 자가 죽은 자보다 안 좋다'라는 표현이 있다. 나는 절대 포기하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챔프전 내내 맹활약을 펼쳤지만, 챔프전 MVP는 정지석에게 돌아갔다. 아쉬움은 없을까. 요스바니는 "전혀 없다. (정)지석이가 정말 고생 많이 했다. 가족들도 못 보고 많이 희생했다. 그래서 오히려 많이 축하해줬다"며 "(정)지석이가 MVP 수상하고 정말 미안해했다. 그래서 너가 잘해서 받은 거다. MVP 수상 자격이 있다고 얘기해줬다"고 전했다.

올 시즌 대한항공에 합류하면서 우승을 하기 위해서 돌아왔다고 밝혔던 요스바니. 통합 우승을 달성하며 목표를 이뤘다. 새로운 목표가 있을까. 그는 "나는 욕심이 정말 많은 사람이다. 이걸로 만족 못 한다. 계속 우승을 하고 싶다. 이번 시즌이 끝났으니, 다음 시즌 어딜 가던 간에 계속해서 우승하고 싶다"고 말했다.

(득점 후 동료들과 하이파이브하는 요스바니 / 사진=KOVO)
(득점 후 동료들과 하이파이브하는 요스바니 / 사진=KOVO)

내년에도 V-리그에서 요스바니를 볼 수 있을까. 그는 "아직 모르겠다. 한국에 남으면 좋을 것 같기는 한데, 아직 결정된 바는 없다. 사실 나의 모든 계획은 하나님 앞에 내려놓는다. 그분이 내 배의 선장이고, 그분께 다 맡길 뿐 이다"며 웃었다.

시즌을 마친 요스바니는 가족이 있는 이탈리아로 돌아간다. 그는 "집에 돌아가면 우선 가족들이랑만 있을 거다. 아이랑 정말 많이 놀아주고 휴식을 취할 예정이다. 그리고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취미인 낚시를 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시즌을 함께한 대한항공 동료들에게는 어떤 말을 전하고 싶을까. 요스바니는 "우리 팀은 너희가 생각하는 것보다 큰 팀이고 좋은 팀이다. 계속 열심히 하고 서로 의지하면 우승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서로 더욱 다가가고 뭉쳤으면 좋겠다. 제일 중요한 건 우리가 서로 의지하는 것 이상으로 의지했으면 한다. 또 위아래 구분 없이 더욱 존중했으면 한다. 모든 사람은 존중받아야 하니까"라며 "멘탈이 좀 더 강해졌으면 좋을 것 같다. 가끔씩 경기 중 포기하는 모습을 보일 때가 있는데, 자신감만 가져라. 끝으로, 내 역사가 아닌 이 팀의 역사. 너희들의 역사 속에 내가 있게 해줘서 정말 고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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