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인터랙티브-해축 시사회] EFL 컵 결승 맨시티 vs 토트넘

[스포츠 인터랙티브-해축 시사회] EFL 컵 결승 맨시티 vs 토트넘

  • 기자명 우봉철 인턴기자
  • 입력 2021.04.23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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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선수 등 대한민국 축구선수들의 빅 리그 활약상이 큰 위안을 주고 있습니다. 세계무대에서 활약하는 우리 선수 소식과 빅 데이터를 기반으로 '풋볼 매니저 2021'을 활용해 해외축구 경기 분석 및 전망을 보도합니다. 기사 내 각 팀들의 선발 명단 및 포메이션은 직전 5경기를 참고해 작성했으며 부상 선수는 제외했습니다.

 

2020-2021 EFL 컵 결승 맨시티 vs 토트넘 IN 웸블리 스타디움

1. 4연패 노리는 맨시티와 13년 무관 끝내려는 토트넘

맨체스터 시티와 토트넘이 2020-2021 카라바오 컵(EFL 컵) 결승에서 만났다. 리그 1위, 챔피언스리그 4강에 오르며 기분 좋은 시즌을 보내고 있는 맨시티. 지난 2017-2018시즌 아스널, 2018-2019시즌 첼시, 2019-2020시즌 애스턴 빌라가 EFL 컵 결승에서 각각 맨시티 앞에 무릎을 꿇었다. 즉, 맨시티로서는 이번이 EFL컵 4연패 도전인 셈. 2010년대 들어 5번 우승을 차지했을 정도로 유독 EFL 컵에서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에 맞서는 토트넘은 정반대의 분위기다. 리그는 대륙 대회 진출 마지노선보다 아래인 7위, 유로파리그는 16강 탈락, 최근 경기에서는 선제골을 넣고도 리드를 지키지 못해 무승부를 기록했다. 거기에 화룡점정으로 EFL 컵 결승을 앞두고 조제 모리뉴 감독을 경질했다. 주앙 사크라멘투와 카를로스 랄린, 누누 산투스 등 코치진도 대거 팀을 떠났다. 당분간 라이언 메이슨 코치가 감독 대행으로 팀을 이끌 예정이다.

또한 토트넘은 맨시티와 상반되는 커리어도 가졌다. 맨시티는 2008년 셰이크 만수르를 구단주로 맞으며 과감한 자본 투자로 각종 국내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반면, 토트넘의 가장 최근 우승은 2007-2008시즌 EFL 컵(vs 첼시)으로 벌써 10년 전 일이다. 그리고 이 우승은 토트넘의 21세기 유일한 우승 기록이기도 하다. 프리미어리그 마지막 우승은 1960-1961 시즌으로 반세기도 더 된 일이다. 그동안 리버풀이 프리미어리그 출범 이후 리그 우승이 없어 '무관의 대명사'로 불렸지만, 그들은 2019-2020시즌 염원하던 프리미어리그 우승에 성공했다. 자연스레 '무관의 대명사'라는 별명은 토트넘이 이어받은 상황이다.

토트넘은 벤 데이비스와 맷 도허티가 부상으로 결장한다. 두 선수가 빠진지 시간이 지났기에 세르히오 레길론과 세르지 오리에가 체력적으로 부담을 느낄 수도 있는 상황이다. 해리 케인의 경우 지난 32라운드 에버튼전에서 다리를 절뚝이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으나 심각한 부상은 아닌 것으로 보여진다.

맨시티에서는 세르히오 아게로와 케빈 더브라위너가 결장한다. 더브라위너는 지난 첼시와의 FA컵 8강 경기에서 발목 쪽에 충격을 받았다. 회복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

2. 선발 라인업 및 포메이션

맨체스터 시티(4-3-3)

GK: 잭 스테판(13) / DF: 카일 워커(2), 존 스톤스(5), 후벵 디아스(3), 올렉산드르 진첸코(11) / MF: 베르나르두 실바(20), 페르난지뉴(25), 일카이 귄도안(8) / FW: 리야드 마레즈(26), 가브리엘 제주스(9), 필 포든(47)

토트넘(4-2-3-1)

GK: 위고 요리스(1) / DF: 세르지 오리에(24), 토비 알더베이럴트(4), 조 로돈(14), 세르히오 레길론(3) / MF: 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5), 탕귀 은돔벨레(28), 가레스 베일(9), 루카스 모우라(27), 손흥민(7) / FW: 해리 케인(10)

3. 역시 맨시티는 맨시티

경기 초반 토트넘은 중원에 힘을 주며 공을 소유하는데 집중했다. 일단 공격권을 잡으면 중원을 거쳐 측면으로 이동, 페널티 박스 안쪽으로 파고드는 움직임이 계속됐다. 하지만 맨시티의 수비가 만만치 않았다. 올렉산드르 진첸코와 워커는 최대한 오버래핑을 자제하며 베일과 손흥민을 수비했다. 중원에 위치한 페르난지뉴 역시 후벵 디아스와 존 스톤스 중앙에 위치하며 순간적으로 스리백을 가동, 케인을 봉쇄했다.

토트넘의 공격이 무의로 그친 전반 27분, 맨시티가 반격에 나서 골까지 만들어냈다. 중원에서 공을 잡은 베르나르두 실바가 오른쪽 측면의 워커와 패스를 주고받으며 돌진했다. 엔드라인 근처에서 실바의 패스를 받은 워커는 곧장 페널티 박스 안쪽으로 공을 올렸으나 위고 요리스 골키퍼 펀칭에 막혔다. 그런데 공이 떨어진 위치가 문제였다. 운 좋게 낙하지점에 있던 가브리엘 제주스가 그대로 슈팅을 시도, 골망을 흔들었다. 레길론이 골포스트 옆에 서있었기에 오프사이드도 선언되지 않았다.

일격을 당한 토트넘은 라인을 끌어올리며 빠른 시간 내 동점골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공격 작업이 원활하지 못했다. 맨시티와 달리 토트넘에는 무엇인가 창조해 낼 수 있는 플레이메이커가 없었다. 해리 케인이 종종 자신의 포지션보다 밑으로 내려와 공을 받았지만, 그 역시 답답한 상황을 해결해주지 못했다.

그러던 전반 43분 오히려 맨시티가 추가골을 터뜨리며 승기를 잡았다. 하프라인 근처까지 공을 몰고 전진한 디아스가 전방으로 롱패스를 시도, 리야드 마레즈에게 연결했다. 이를 잡은 마레즈는 돌파 후 오른발 슈팅을 시도했으나 요리스 골키퍼에게 막혔다. 알더베이럴트가 황급히 걷어냈으나 귄도안이 소유권을 되찾았다. 이후 패스를 받은 페르난지뉴가 중거리 슛으로 득점에 성공, 전반전이 2-0 맨시티의 리드로 끝났다.

후반전 토트넘은 오랜 무관의 서러움을 풀기 위해 계속해서 공격에 매진했다. 맨시티는 2골 차 리드를 가졌기에 경기를 여유롭게 운영했다. 상대 역습을 의식한 듯 확실한 찬스가 나지 않는 이상 슈팅을 때리지 않다. 

토트넘은 후반전에도 베일과 손흥민을 이용한 측면 공격에 집중했다. 그러나 전반전에 열리지 않은 맨시티 측면은 후반전 역시 열리지 않았다. 손흥민은 번번이 상대 수비에 차단 당했고, 베일은 부정확한 크로스로 상대에게 공을 내줬다. 오히려 토트넘이 점유율을 앞서는 장면을 만들기도 했으나, 정작 필요한 득점은 나올 생각이 없었다. 결국 추가시간 4분이 모두 지날 때까지 무득점에 그친 토트넘은 맨시티에게 EFL 컵 우승컵을 내주고 말았다.

4. 겉은 비슷하나 속은 다르다

양 팀의 슈팅 수를 비교해보자. 맨시티는 10개를 때렸고, 토트넘은 9개를 때렸다. 비슷한 수치다. 그러나 유효슈팅을 살펴보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맨시티 4개, 토트넘 1개다. 골문을 벗어난 슈팅은 맨시티 3개, 토트넘 6개다. 두 팀 모두 완벽한 득점 기회가 없는 경기였으나, 맨시티가 2-0으로 승리했다. 찾아온 기회를 마무리 지을 수 있는 정확도에서 갈린 승부라는 걸 알 수 있다. 

점유율도 53%-47%로 비슷했다. 전·후반 중반에는 토트넘이 앞서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플레이메이커의 부재는 점유율을 제대로 활용할 수 없게 만들었다. 케인과 손흥민은 이날 크리스티안 에릭센이 그리웠을 것이다. 2선 중앙에 위치한 루카스 모우라의 경우 전형적인 플레이메이커 유형의 선수가 아니다. 베일도 무엇인가 만들어낼 수 있다는 기대감은 있지만, 예전만 못한 게 사실이다. 언제까지고 최전방 스트라이커 케인이 중원까지 내려와 풀어줄 수 있는 건 아니다.

반면, 맨시티는 더브라위너가 없어도 베르나르두 실바라는 걸출한 공격형 미드필더가 있었다. 실바는 이날 패스 성공률 94%를 기록했다. 모험적인 패스가 없었다는 이야기가 될 수도 있지만 꼭 모험적인 패스가 있어야 이길 수 있는 건 아니다. 정확한 패스만 계속되도 득점 기회는 충분히 만들어진다. 중원에서 호흡을 맞춘 귄도안 역시 번뜩이는 패스를 만들어낼 수 있는 선수다. 특히, 그는 이날 경기서 페르난지뉴의 추가골을 어시스트하기도 했다. 실바가 전진하면 공간을 커버했고, 반대로 실바가 내려올 때는 본인이 공격을 주도하는 장면도 보여줬다.

이날 경기 최우수 선수로는 맨시티의 2번째 골을 넣은 페르난지뉴가 선정됐다. 평점 8.0점으로 팀 내 최고 평점을 기록했다. 왕성한 활동량으로 케인과 은돔벨레를 집중 견제하며 상대 공격이 원활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오른쪽 풀백으로 출전한 워커는 7.4점으로 페르난지뉴의 뒤를 이었다. 워커는 반대편 진첸코와 함께 토트넘의 주 공격로인 측면을 제대로 봉쇄하면서 무실점 승리에 기여했다.

토트넘에서는 레길론과 알더베이럴트를 제외한 선발 전원이 6.5점 이하 점수를 받았다. 특히, 손흥민은 5.9점으로 팀 내 최저 평점을 받았다. 공을 많이 잡았으나, 워커와의 싸움을 이겨내지 못했다. 장기인 스피드를 살린 침투도 찾아볼 수 없었다. 케인과 은돔벨레 역시 6.2점으로 낮은 점수를 받으며, 기대에 못 미치는 플레이를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케인은 이날 슈팅 2개에 그쳤다.

5. 맨시티의 4연패 혹은 토트넘의 13년 무관 청산

맨시티와 토트넘의 최근 5번 맞대결은 모두 리그 경기였다. 2승 1무 2패로 접전인 가운데 가장 최근 치른 지난 2월 13일 경기에서는 맨시티가 3-0 완승을 거둔 바 있다. 

당시 토트넘은 골 결정력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였고, 세트피스 공격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특히 범실이 많았다. 전반기 2-0 승리가 무색할 정도의 경기력이었다.

반대로 맨시티는 골 결정력이 우수했고, 범실도 적었다. 특히 중거리 슛 상황에서 기회를 만드는 데 강점을 보였다. 귄도안은 슈팅 4개로 팀 내 가장 많은 슈팅을 때리며 중원 싸움에서 지면 어떻게 되는지, 토트넘에게 매운맛을 보여줬다.

앞서 언급한 5번의 맞대결에서 맨시티는 10골, 토트넘은 9골을 넣었다. 양 팀 모두 경기당 1골이 넘는 수치다. 이번 EFL 컵 결승전에서도 난타전이 벌어질 수 있을 것이란 예상을 하게 만든다. 

과연 맨시티는 EFL 컵 4연패를 달성할 수 있을까. 아니면 토트넘이 13년 무관의 설움을 떨쳐내고 우승컵을 들어 올릴까. 오는 26일 오전 0시 30분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펼쳐지는 경기로 확인해보자.

우봉철 인턴기자 wbcmail@dailysports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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