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수베로 감독의 불문율 논란 "하나씩 배워가는 과정"

한화 수베로 감독의 불문율 논란 "하나씩 배워가는 과정"

  • 기자명 박민석 인턴기자
  • 입력 2021.04.18 16:06
  • 수정 2021.04.18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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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SSG와의 경기서 심판에게 항의하는 수베로 감독. / 사진=연합뉴스)
(지난 6일 SSG와의 경기서 심판에게 항의하는 수베로 감독. / 사진=연합뉴스)

[데일리스포츠한국 박민석 인턴기자] 한화이글스 수베로 감독이 '불문율 논란'으로 주목 받고 있다.

지난 17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NC-한화전. 수베로 감독은 4-14로 크게 뒤진 8회말 외야수 정진호를 마운드에 올렸고, 타석에는 이날 3타수 무안타에 그친 나성범이 들어섰다. 갑작스럽게 마운드에 들어선 정진호는 제구가 되지 않으며 연거푸 볼 3개를 던졌다. 이후 볼넷을 내주지 않으려고 한가운데 공을 뿌렸고, 나성범은 스윙했다. 타구는 파울.

그런데 갑자기 수베로 감독이 손가락 3개를 펴는 등 소리를 지르며 격분했다. 이를 본 NC 이동욱 감독은 더그아웃에서 나와 왜 그러냐는 듯 제스처를 취하면서 양 팀 간에 작은 실랑이가 벌어졌다.

이유는 메이저리그에서 통용되는 3볼 스윙 불문율. 메이저리그에선 경기 후반 크게 앞선 팀의 타자가 제구가 흔들린 투수를 상대로 3볼에서 풀 스윙하는 행위가 금기시된다.

지난해 8월, 메이저리그에서 비슷한 상황이 나온 적이 있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가 10-3으로 크게 앞선 8회 1사 만루에 볼카운트 3볼 상황에서 만루 홈런을 기록한 바 있다. 이에 상대팀 텍사스 레인저스는 불문율을 어겼다며 후속 타자 매니 마차도에게 빈볼성 위협구를 던졌다. 경기 후 텍사스 우드워드 감독은 1경기, 빈볼을 던진 기보트는 3경기 출장 정지 처분을 받았다.

불문율은 여러 가지가 있다. 대표적인 예로 '빠던(빠따 던지기)'이라고 불리는 배트 플립이 있다. 메이저리그에선 타자가 타구를 치고 배트를 던지면 곧바로 빈볼성 보복 구를 던진다. 최근 들어 불문율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타티스 주니어와 같은 스타 선수들은 과감히 배트를 던진다. 물론 불문율에 대한 목소리도 여전하다.

리그에 따라서도 불문율의 차이가 있다. KBO에서는 배트 플립은 당연시 허용되며, 수베로 감독이 격분한 크게 앞선 상황에서 3볼 풀 스윙에 대한 불문율도 없다. 

그렇기 때문에 수베로 감독의 행동은 비판을 받았다.

외국인 감독의 불문율 논란은 과거에도 있었다. KIA 윌리엄스 감독은 지난해 10월 16일 LG에 0-7로 뒤진 7회 수비 1사 1·3루 상황에서 양석환의 좌전 안타 때 1루 주자 김민성이 한 박자 빠르게 뛰어 3루에 안착한 것을 두고 크게 흥분한 바 있다. 당시 점수 차가 많이 벌어진데다 1루 견제를 하지 않는다는 신호로 1루수가 뒤로 빠져있는데 LG가 불문율을 깨고 작전을 펼쳤다는 것.

당시 윌리엄스 감독은 "KBO리그의 불문율을 다시 한번 확인하겠다"고 말했다.

올 시즌 첫 한국 무대를 접한 수베로 감독. 지난 15년간 경험한 미국 야구와는 다르다. 낯선 환경에 차차 적응해 가고 있다.

그는 18일 NC전을 앞두고 전날 상황에 대해 "큰 점수 차로 이기고 있는 팀의 3볼 상황 타격이 KBO리그에서 허용되는지 알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문화적 차이다. 하나씩 배워나가는 과정에 있다"며 "팀을 이끄는 감독으로 선수들이 존중 받지 못하고 있다고 느껴질 때는 당연히 그런 행동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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