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마침내 피워낸 '통합우승'이라는 꽃

대한항공, 마침내 피워낸 '통합우승'이라는 꽃

  • 기자명 차혜미 인턴기자
  • 입력 2021.04.18 00:31
  • 수정 2021.04.18 01:16
  • 0
  • 본문 글씨 키우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한항공이 창단 첫 통합우승을 일궈냈다. (사진=KOVO)
대한항공이 창단 첫 통합우승을 일궈냈다. (사진=KOVO)

[데일리스포츠한국 차혜미 인턴기자] 대한항공이 창단 이래 처음으로 남자 프로배구 통합 우승을 달성하며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대한항공은 지난 17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0~2021 V-리그 남자부 포스트시즌 챔피언결정전 5차전 최종 대결에서 우리카드를 세트스코어 3-1(24-26, 28-26, 27-25, 25-17)로 꺾고 승리했다. 대한항공은 시리즈 전적 3승 2패로 창단 후 첫 통합 우승을 달성했다. 

대한항공은 이번 시즌 전까지 세 번의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음에도 통합우승 경험은 없었다. 산틸리 감독 부임 첫 시즌 정규리그와 챔프전을 석권하며 남자부 최강팀으로 등극했다. 

이날 운명의 5차전 대결에서는 외국인 선수 요스바니 에르난데스가 서브득점 5개와 블로킹 1개를 포함한 27득점을 기록하며 공격을 이끌었다. 챔프전 MVP를 차지한 정지석이 20득점(공격성공률 58.06%), 곽승석이 10득점(공격성공률 71.43%), 임동혁이 8득점으로 뒤를 이었다. 우리카드는 알렉스가 트리플크라운을 기록하며 26득점으로 분전했지만 아쉽게 창단 첫 우승의 문턱에서 무릎을 꿇을 수 밖에 없었다. 

대한항공은 1차전에서 우리카드에 3-0으로 패배하며 아쉬움을 삼켰지만 2차전 승리를 가져오며 승부에 균형을 맞췄다. 이후 다시 3차전은 우리카드가 승리해 우승에 멀어지는 듯 했다. 그러나 대한항공은 4차전에서 곽승석 대신 임동혁을 선발 출전시키며 해답을 찾았다. 우리카드 에이스 알렉스의 이탈이라는 변수가 있기는 했지만 임동혁-정지석-요스바니의 공격수가 골고루 공격 점유율을 나눠가지며 시리즈를 5차전까지 끌고 갔다. 

5차전은 매 세트가 접전이었다. 두 팀은 3세트까지 듀스 접전을 이어갔고, 승부처는 4세트였다. 대한항공은 요스바니 서브에이스, 정지석 퀵오픈 등으로 크게 앞섰다. 우리카드는 지친 모습을 보였다. 챔피언 포인트에서 상대 알렉스의 서브 범실로 길었던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대한항공 선수단이 로베르토 산틸리 감독에 헹가레를 하고 있다. (사진=KOVO)
대한항공 선수단이 로베르토 산틸리 감독에 헹가레를 하고 있다. (사진=KOVO)

시즌 전부터 '절대 1강'으로 손꼽혔던 대한항공이지만, 위기가 없지는 않았다. 지난 시즌 득점 1위(786득점) 안드레스 비예나와 재계약했지만 부상으로 부진했다. 결국 교체를 단행했고, 요스바니의 합류 전까지 정규시즌 절반가량을 국내파 선수들로만 경기를 치르며 순위를 유지했다. 비예나의 이탈은 토종 라이트 임동혁에게 기회였다. 임동혁은 그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임동혁은 4차전에서 펄펄 날았다. 정지석은 임동혁의 활약에 "영웅은 난세에 나온다고 오늘 동혁이가 팀을 구했다"고 인정했다. 

올시즌 부임한 대한항공 산틸리 감독은 많은 선수들에게 골고루 기회를 줬다. 주전 세터이자 팀의 주장 한선수가 흔들릴 때면 유광우로 교체했다. 챔프전을 앞두고 센터 진성태가 부상 당하자 레프트 손현종을 센터로 세우며 선수단에 대한 믿음을 보였다. 덕분에 대한항공 선수단 뎁스가 더욱 두꺼워졌다. 우리카드 신영철 감독 역시 "대한항공은 백업 선수들이 두텁다. 우리는 선수층이 얇다. 부상선수, 컨디션이 안 좋은 선수가 있을 때 대체 선수가 있어야한다"며 대한항공의 전술을 인정했다. 

산틸리 감독은 "원래 그런 성향은 아니다. 한국리그에서는 해야만 했다. 정규시즌 내내 준비했던 것이 챔프전에서 빛을 볼 수 있었다. 3세트 지쳐있던 한선수와 요스바니를 임동혁과 유광우로 바꾼 전술이 유용했다"며 "V리그에 처음 왔을 때 거칠게 항의하는 부분이나 훈련 방법에 대해 손가락질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난 그런 평가는 공정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다행스럽게도 점점 나를 믿어주는 사람들이 생겼고, 그동안 뛰지 못했던 선수들이 많은 성장을 해냈다"고 돌아봤다.

탈도 많고 말도 많았다. 그러나 대한항공은 산틸리 감독의 뚝심, 선수들의 믿음이 더해져 우승이라는 결과물로 잡음을 씻어냈다. 대한항공은 2005년 프로 출범 이후 오랜 숙원 사업이던 '창단 첫 통합 우승'을 달성하며 올시즌 가장 높은 곳에 올랐다. 

인천=차혜미 인턴기자 h_yemi829@dailysportshankook.com 

저작권자 © 데일리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