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걸 어찌할고…'한숨 유발' 데빈 윌리엄스

이걸 어찌할고…'한숨 유발' 데빈 윌리엄스

  • 기자명 우봉철 인턴기자
  • 입력 2021.04.07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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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고양 오리온 데빈 윌리엄스 / KBL)
(사진=고양 오리온 데빈 윌리엄스 / KBL)

[데일리스포츠한국 우봉철 인턴기자] '데빈 윌리엄스.' 그 이름을 들은 강을준 감독은 한숨을 내쉬었다. 아쉬움과 실망감이 공존하는 듯 했다.

고양 오리온은 6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최종전에서 91-93으로 석패했다. 전반 한때 두 자릿수 리드를 유지하기도 했으나 아쉽게 무너졌다.

비록 패하긴 했으나 강을준 감독은 선수들이 보여준 모습에 만족한 눈치였다. 경기 후 인터뷰를 통해 "주장 허일영뿐 아니라 모든 선수들이 잘해줬다. 특히 국내선수들이 잘 해줘 이 위치까지 오르게 됐다. 선수들이 끝까지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해 고맙게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6강 플레이오프(5판 3선승제)를 앞둔 오리온은 지난 4일 안양 KGC전에서 핵심 이승현을 부상으로 잃었다. 강을준 감독에 따르면 이승현은 플레이오프 1차전 출전이 어려운 상황이다. 때문에 이날 코트에는 이종현과 최현민, 박진철이 나섰다. 이승현 없이 치러야 하는 플레이오프에 앞서 그 공백을 지우기 위한 실험인 셈. 

강 감독은 "이승현 없이 경기를 뛴 건 처음이다. 세 선수가 이렇게 많은 시간을 뛴 것 역시 처음이다. 그래도 나쁘지 않았다"라고 평했다. 이종현은 이날 21분 49초를 뛰며 12득점 4리바운드, 최현민은 19분 37초를 뛰며 9득점 3리바운드를 올렸다. 박진철은 14분 7초를 소화했고, 5득점 9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이종현 등 세 선수가 보인 활약은 준수했으나, 이승현의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건은 하나 더 있다. 바로 데빈 윌리엄스의 경기력 개선이다. 이날 윌리엄스는 18득점 11리바운드로 더블더블을 작성했다. 그러나 팀이 필요로 하는 순간 원하는 움직임을 가져가지 않았다. 종종 집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며 턴오버를 범하기도 했다. 이날 윌리엄스가 기록한 턴오버 4개는 DB 허웅과 함께 양 팀 최고 기록이었다.

코트 위 윌리엄스를 보고 있자니, 경기 전 강을준 감독의 "하고 싶은 대로 해보라고 했다"는 말이 떠올랐다. 정말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것처럼 보였다. 팀 내 최다 득점 및 리바운드를 기록했지만, 외곽을 향한 애정이 돋보였다. 그의 18득점은 3점슛 3개와 자유투 1개가 포함된 기록이다. 골밑에서는 허덕이는 모습이 자주 연출됐다. 그 사이 이종현이 외롭게 골밑에서 고군분투했다. 

아무리 활약이 좋아도 팀에 녹아들지 못하고, 전술을 익히지 못한다면 중요한 순간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강을준 감독은 경기 후 윌리엄스에 대한 질문에 한숨부터 쉬었다. 많은 의미가 담긴 한숨이었다. 한편으로는 강 감독의 한숨이 이해되기도 했다. 그동안 데빈 윌리엄스가 보인 모습은 202cm 장신 외국선수에게 기대하는 플레이가 아니었다. 더군다나 앞으로 치러야 할 경기에는 이승현이 뛸 수 없다. 이 같은 플레이가 계속된다면 강 감독은 국내선수들에게 기댈 수밖에 없다.  

강을준 감독은 윌리엄스를 두고 "득점 기회를 만들어줘도 다른 짓을 한다"라며 쓴소리를 내뱉었다. 이어 "윌리엄스가 골밑에서 착실히 득점하고 리바운드만 잡아줘도 팀에 보탬이 된다. 지금보다 공격력과 전술적 부분이 좋아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결국 감독과 팀이 원하는 윌리엄스의 모습은 골밑에서 투쟁심을 보이며 위력을 과시하는 것이다. 윌리엄스가 이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본인만 알겠지만, 코트 위 모습만 놓고 보면 아직까진 모르는 눈치다.

이제 인천 전자랜드와의 6강 플레이오프 1차전까지 3일 남았다. 짧은 시간 동안 윌리엄스의 경기력이 개선될 수 있을까. "앞으로는 이런 모습을 보여줬으면 한다"라며 윌리엄스를 향한 바람을 풀어낸 강을준 감독. 그 바람이 이뤄져야 강 감독도, 오리온도 웃으며 6강 플레이오프를 치를 수 있겠다.

오리온과 전자랜드 간 6강 플레이오프 1차전은 오는 10일 오후 7시 고양체육관에서 열릴 예정이다. 승리 팀은 21일 시작하는 4강 플레이오프에서 정규리그 1위 전주 KCC와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놓고 격돌한다. 

고양=우봉철 인턴기자 wbcmail@dailysports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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