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인 당뇨병 유전적 원인 규명

동아시아인 당뇨병 유전적 원인 규명

  • 기자명 한민정 기자
  • 입력 2020.05.12 09:27
  • 0
  • 본문 글씨 키우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환자 맞춤형 정밀의료 기반 정보로 활용

[데일리스포츠한국 한민정 기자]

한국인 유전체칩 제품
한국인 유전체칩 제품

질병관리본부(본부장 정은경) 국립보건연구원(원장 권준욱) 유전체센터는 제2형 당뇨병 발병에 영향을 주는 61개 신규 유전요인을 발굴하여 이 분야 최고 학술지인 네이처(Nature, IF 43.07) 5월호에 게재했다고 밝혔다.

이는 국립보건연구원, 싱가포르 국립대학, 일본 이화학연구소 등이 주도하여 한중일 3개국 중심 약 43만 명 유전체정보를 분석하여 발표한 것이다.

이번 연구는 동아시아인 대상 연구로는 역대 최대 규모로, 당뇨병 유전요인과 특성을 규명한 것이다.

기존 유전체연구의 약 80%는 서양인 중심으로 수행되어, 동아시아인에 적용하는 경우 당뇨병 등 질병 예측의 정확도가 50% 수준까지 낮아지는 문제가 있었다.

이에 따라 동아시아인을 대상으로 하는 대규모 유전체연구의 필요성이 대두되었는데, 이번 연구는 규모면에서 서양인 대상 연구와 대등한 수준이다.

이번 연구 결과 동아시아인 당뇨와 관련된 61개의 유전요인을 새롭게 발굴하였으며, 특히 알데히드 분해요소2(ALDH2) 유전자는 남성 특이적으로 당뇨병에 영향을 주었다. 분해요소2는 신체의 알코올 신진대사에 관련되어 있으며, 알코올(술)의 부산물인 아세트알데히드를 분해하는 효소를 말한다. ALDH2는 알코올 분해효소로 남성에서 빈도가 높은 음주 등 생활습관과 상호작용하여 당뇨 발병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미래의학인 환자 맞춤형 정밀의료 기반 정보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정밀의료는 개인의 유전체·의료정보, 환경 및 생활 습관 등을 분석하여 환자 개인별 최적의 맞춤형 의료(예방, 진단, 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이번 연구 결과를 국립보건연구원이 보유한 인구집단 코호트 약 10만 명에 적용하였을 때, 유전적으로 당뇨병 발병 위험이 높은 상위 5%의 고위험자는 나머지 일반인에 비해서 당뇨 발병위험이 약 3배 높다는 것을 확인했다. 코호트는 고대 로마 군대의 한 단위를 가리키던 말로, 어떤 특성을 공유하는 많은 사람들의 모임을 일컫는다. 최근 연구를 통해 상위 약 5%의 인구집단은 당뇨 발병위험이 일반인에 비해 약 2-3배 높다고 보고된 바 있다.

유전정보는 태어나면서부터 가지게 되는 개인의 고유한 질병 위험인자이므로, 당뇨병 발생이 증가하는 40대 이전에 유전정보를 이용하여 당뇨병 고위험자를 조기에 발견할 수 있다. 유전적 고위험자는 조기 발견을 통해 생활습관 중재 등 맞춤형 치료를 통해 예방이 가능하다.

한편 이번 연구는 국립보건연구원 유전체센터에서 2015년도 자체 개발한 한국인유전체칩과, 2001년부터 수집한 대규모의 코호트 기반 인체자원을 활용했다. 한국인유전체칩은 한국인 특이적 유전체 정보를 반영하여 제작된 한국인 질병 유전체 연구에 최적화된 칩을 말한다. 한국인에서 나타나는 유전변이 중 단백질 기능에 영향을 주는 유전변이 약 20만개와 한국인 유전체를 대표하는 유전변이 약 60만개 이상으로 구성되어있다.

보건복지부는 2014년부터 포스트게놈다부처유전체사업의 일환으로 한국인유전체칩 개발과 유전체정보 생산을 위해 국립보건연구원에 연간 15~20억을 지원하고 있다. 이 사업은 개인별 맞춤의료 실현을 위해 유전체분석기술, 질병 진단·치료법 개발 등 7개 부처·청(미래창조과학부, 보건복지부, 산업통상자원부, 해양수산부, 농림축산식품부, 농촌진흥청, 산림청)이 공동으로 추진하는 다 부처공동사업이다.

개발된 한국인유전체칩을 이용하여 국립중앙인체자원은행 (http://koreabiobank.re.kr)에 보관된 약 18만 명의 인체자원 대상으로 유전체정보를 생산했으며, 이 정보는 지난해 5월부터 국립중앙인체자원은행을 통해 국내 연구자들에게 분양하고 있다.

국립보건연구원은 2001년도부터 국립중앙인체자원은행을 운영하고 있으며 현재 약 42만 명분의 인체자원을 수집하여 보관하고 있다.

아울러, 2018년도부터는 국내 6개 사업체에 기술 이전하여 한국인유전체칩을 상용화하는 등 국내 유전체연구 기반 강화에 힘써왔다. 기술이전기업은 ㈜디엔에이링크, ㈜테라젠이텍스 바이오연구소, ㈜마크로젠, ㈜클리노믹스, 중앙보훈병원, ㈜SCL헬스케어 등이다.

국립보건연구원 권준욱 원장은 “이번에 국립보건연구원이 주도적으로 분석한 동아시아인 대상 당뇨병 유전체연구 성과는 국내 유전체연구가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였으며, 그 학술적 가치를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사례다”라고 전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