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 무렵 비상하는 철새 떼에 근심걱정 떠나보내다

노을 무렵 비상하는 철새 떼에 근심걱정 떠나보내다

  • 기자명 박상건 기자
  • 입력 2020.03.31 16:35
  • 수정 2020.03.31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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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건 시인의 섬과 등대여행] <81> 경기도 안산시 대부도

[데일리스포츠한국 박상건 기자] 대부도는 안산시청에서 서쪽으로 33.8㎞ 거리에 있다. 면적은 40.928㎢, 해안선 길이는 61㎞다. 섬은 방조제로 연결돼 승용차로 갈 수 있는데 인근에 6개 유인도, 13개의 무인도로 형성돼 있다. 대부도는 육지와 연결됐지만 아직도 섬으로써 낭만과 추억거리가 많고 어촌의 서정적 풍경이 남아 있어 수도권 여행자들이 즐겨 찾는다.

바닷가 물새들
바닷가 물새들

대부도는 한자로 ‘큰 대(大)’, ‘언덕 부(阜)’자를 쓴다. 화성시 남양면 쪽에서 바라보면 섬 같지 않고 큰 언덕처럼 보인다 해서 고려 때부터 ‘큰 언덕’이라는 뜻에서 대부도라고 불렀다. 옛 문헌 대부도향리지에는 섬 모양이 낙지 같다 하여 낙지섬, 대나무가 많이 자생한다고 해서 죽호, 모양이 연꽃 같아 연꽃섬라고도 불렸다고 전한다.

섬의 지형은 낮은 구릉성 산지로 이뤄지고 해안선의 굴곡이 많다. 해류가 빠른 점은 낚시 포인트로 조력발전소를 가동하는 환경을 타고 났다. 대부도는 섬이 밀집한 옹진군에 소속되었다가 1994년 12월 26일 주민투표에 의해 안산시로 행정구역이 바꼈다.

대부도는 안산9경 중 하나다. 안산 9경은 시화호조력발전소, 구봉도 낙조, 탄도 바닷길, 풍도, 동주염전, 안산갈대습지, 다문화 거리, 노적봉 공원 그리고 대부도 해솔길이다.

대부도 쌍섬
대부도 쌍섬

74km에 이르는 대부해솔길은 대부도 전체를 둘러볼 수 있도록 주제별로 7개 코스로 조성돼 있다. 소나무숲길, 염전길, 석양길, 바닷길, 갯벌길, 포도밭길, 시골길 등 다채로운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서해 갯벌과 철새를 만날 수 있고 갯벌체험 코스 등 가족 단위 여행지로 제격이다.

대부해솔길은 인천 앞 섬들을 오가는 여객선이 운항하는 방아머리 선착장을 시작으로 구봉도, 대부남동, 선감도, 탄도항을 거쳐 대송단지까지 연결되어 있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은 제1코스로 방아머리에서 돈지섬안길까지 이어지는 구간이다. 바닷길을 개미허리다리로 연결해 놓은 낙조전망대는 낙조의 아름다운 풍광을 감상할 수 있어 전국의 사진작가는 물론 바닷길을 건너는 산책로가 잘 단장돼 일반 여행객들 발길도 끊이지 않는다.

한 때 시화호 개발 과정에서 바닷물을 막으면서 물이 고여 환경이 오염문제로 이목을 끌었던 시화호는 세계적 희귀조인 장다리물떼새를 비롯 천연기념물 201호인 큰고니, 희귀텃새로 천연기념물인 검은머리물떼새 등이 서식하는 등 생태계 보고가 거듭나 대부도의 명소가 됐다.

대부도 선상낚시
대부도 선상낚시

시화호와 대부도는 서로 이어져 있다. 대부도 한 쪽을 12.7㎞ 시화방조제가 가로지른다. 안산시내 방향에서 볼 때 왼편 일부가 시화호이고 오른 편이 영흥도, 선재도, 제부도, 인천 해역으로 이어지는 대부도 앞 바다이다. 시화지구가 개발로 화성 서신면, 시흥 오이도 섬과도 연결돼 승용차로 쉽게 넘나들 수 있다.

시화방조제는 왕복 4차선 도로와 길 옆으로 폭 4.5m쯤 되는 자전거도로 인라인스케이트 코스와 걷기 코스도 조성돼 있다. 갯바람을 가슴에 맞으며 장엄하고 아름다운 바다, 특히 노을이 질 무렵 철새 떼의 비상하는 풍경은 아주 감동적이다. 도로와 산책로를 분리해 펜스까지 쳐놨기 때문에 안심하고 걷고 사색하고 낚시하며 다양한 레저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 중간 중간에 낚시하는 사람들, 가족끼리 둘러 앉아 이야기꽃을 피우는 모습, 잠시 쉬어갈 수 있는 휴게소와 간이매점 등은 그 자체로 볼거리이기도 하다.

갯벌에서는 주로 맛조개, 동죽, 고동, 소라, 바지락, 굴 등을 손쉽게 캘 수 있다. 색다른 갯벌체험으로는 어장체험이다. 바다 한 가운데에 커다란 그물을 설치해 놓고 썰물 때 그물에 걸린 바다고기를 맨손으로 줍는 체험이다. 또 물고기 잡기 프로그램도 있다. 대부도 주민들이 해양생태 등에 관한 자연스러운 체험을 제공하기 위해 만든 프로그램이다.

갯벌 한복판에서 물 위로 팔딱거리는 고기를 맨손으로 잡는 맛을 느끼고, 잡은 고기를 식당에 가면 바로 회로 손질해주기도 한다. 이런 어장체험의 작은 섬으로는 대부도에 딸린 구봉도가 유명하다. 어종은 우럭, 광어, 망둥이, 새우, 전어, 삼치, 주꾸미, 볼락 등 20여종에 달한다.

방아머리 선착장
방아머리 선착장

어종이 풍부하니 낚시꾼들도 많이 몰린다. 대부도 6개의 섬들은 모두 낚시 포인트다. 돌이 검다는 ‘탄도’, 부처가 나왔다는 ‘불도’, 신선이 노닐었다는 ‘선감도’, 6개의 섬이 어깨동무 하고 있는 ‘육도’ 등이 그런 곳이다. 인터넷 낚시 동호회원들이 대부도에서 왕성하게 활동 중이고 방파제 주변으로 줄 이어 낚시하는 풍경이 장관이다.

아마추어 강태공들도 바닷가에서 파는 1만 원 짜리 채비로 낚시를 즐길 수 있다. 이 일대에서는 망둥어, 광어, 우럭, 노래미 등을 많이 잡힌다. 크고 작은 낚싯배들이 바다에 알록달록 깃발을 흔들며 모여 있는 모습이 이색적이다. 낚싯배는 4시간 단위, 한나절, 종일 등으로 구분해 이용요금을 받는다. 낚싯배에서는 라면을 새참으로 제공하고 잡은 고기를 회로 다듬어 준다.

대부도 갯벌
대부도 갯벌

대부도 해변과 길가에는 유난히 포도 등 과수원이 많다. 대부도는 반농 반어촌으로 수도권 최대 포도 생산지이기도 하다. 해양성 기후 영향 탓에 독특한 맛과 향을 낸다. 가족단위 먹거리로 인기 메뉴가 왕새우, 바지락 칼국수다. 다양한 해산물의 식당과 아이들 놀이시설도 잘 갖춰 있다.

인근 섬으로 연계 여행을 떠날 수 있는 방아머리선착장에는 ‘방아머리 음식문화의 거리’가 조성돼 있다. 시화방조제를 건너 대부도로 들어가는 초입에 위치한 60여 개의 음식점이 모여 있는 거리다. 많은 식당들이 모여 있어 음식점 선택에 고민이 따를 수도 있지만 섬 특성상 회, 조개구이 등 해산물 위주 메뉴가 많고 칼국수가 인기메뉴다.

방아머리선착장은 배가 들어오는 곳인데 낚시를 하거나 주차를 하는 일반인을 자주 보는데 절대 삼가야 한다. 썰물 때 선착장에 빈 공간이 생겨 주차를 한 후 식당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동안 밀물이 밀려와 승용차가 파도에 휩쓸리는 경우가 많고 여객선이 입항하는 순간에 차주와 연락이 안 돼 관계자들이 애를 먹는 경우가 많다. 방아머리 선착장에는 별도 주차장이 마련돼 있어 이 점을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대부도는 당일치기 여행코스로 안성맞춤이다. 주변 섬과 연계한 일정이라면 하룻밤 쉬었다가 돌아가도 좋은 곳이다. 대부도 동쪽으로는 전형적인 어촌인 고요한 궁평항, 전곡항, 바닷물이 갈라지는 제부도로 이어진다. 서쪽 길로 가면 섬과 섬을 잇는 다리를 건너 선재도 영흥도 등 전형적인 서해안 섬마을의 풍경들이 계속 펼쳐진다. 펜션, 민박, 체육시설 등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

대부도로 가는 길은 서해안고속도로에서 비봉IC, 영동고속도로와 서울외곽순환도로는 월곶IC에서 시화방조제 방향으로 진입하면 된다. 인천 주안동, 만수동, 안산까지 지하철을 이용한 후 시내버스를 이용해도 된다. 문의: 안산시 대부동 행정복지센터(031-481-6612)

글・사진: 박상건(시인. 섬문화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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