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백상 기자의 톡톡톡] KPGA 제2의 전성기를 향한 비상(飛上)? 혹은 이상(異常)

[김백상 기자의 톡톡톡] KPGA 제2의 전성기를 향한 비상(飛上)? 혹은 이상(異常)

  • 기자명 김백상 기자
  • 입력 2020.02.17 17:23
  • 수정 2020.04.08 2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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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스포츠한국 김백상 기자] "KPGA는 반드시 정상궤도로 올라설 것이다"

제18대 한국프로골프협회(이하 협회) 구자철 회장이 취임식에서 강조한 내용이다.

취임식에서 협회기를 흔들고 있는 KPGA 제18대 구자철 회장
취임식에서 협회기를 흔들고 있는 KPGA 제18대 구자철 회장

작년 11월 KPGA 사옥에선 새로운 회장을 뽑기위한 임시총회가 열렸고, 예스코와 한국도시가스협회장 등을 역임한 기업인 출신 구자철 회장이 만장일치로 당선됐다.

당시 구 후보는 KPGA 회장으로 입후보 하면서 크게 3가지 공약을 내세웠다. 가장 먼저 KPGA 위상을 확립하고, 두 번째 코리안투어 활성화와 마지막으로 행정시스템 선진화를 주요 골자로 내놨다.

가장 중요한 이슈였던 KPGA 코리안투어 대회도 임기내 5개 이상 늘리고, 마지막 해인 2023년까지 25개 이상 확대 하겠다는 비젼을 제시했다.

올해 1월 2일부터 공식 업무를 시작한 협회는 지난 1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인터컨티넨탈 호텔 하모니볼룸에서 구자철 회장의 공식 취임식을 가졌다. 이날 자리엔 재계, 골프계 인사와 KPGA 회원 등 250여 명이 참석했다. 

협회로선 올해들어 가장 큰 공식행사였지만 따로 언론사 초청은 하지 않았다. 이유는 여럿 있겠지만 올시즌 개막을 앞두고, 2020년 개최 대회가 확정되지 않아 어느정도 윤곽이 나오면 미디어데이 겸 기자 간담회를 열 계획이라고 협회 관계자가 귀띔했다. 다만 오겠다는 기자들을 막진 않아 골프 전문기자 몇 명과 통신사가 현장을 찾아 그 과정을 지켜봤다. 
 
구자철 회장은 취임사에서 가장 먼저 '골프철학'을 밝혔다. 

구 회장은 "골프는 항상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위기 상황에서는 창의성을 최대한 발휘해야 그 상황을 극복할 수 있다"며 "기본기의 중요성과 창의성, 도전정신, 정직, 신뢰, 자신감까지 골프는 세상의 이치를 깨닫게 하는 참 지도자"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반세기 넘도록 이어온 KPGA의 영광을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2020년은 KPGA 도약의 원년이 될 것이다. KPGA는 반드시 성장할 것"이라고 협회 부흥에 대한 자신감을 보였다.

새로운 회장 선임과 함께 협회 운영을 위한 수뇌부도 보강됐다.

삼성생명 CFO 출신 한종윤 씨가 상근부회장으로 협회 안살림을 챙기고, 한국남자골프를 위해 헌신해 줄 현역 '탱크' 최경주도 합류했다.

KPGA 홍보대사 안성기 (이상 사진 = 김백상 기자)
KPGA 홍보대사 안성기 (이상 사진 = 김백상 기자)

홍보대사로는 '국민배우' 안성기가 뽑혔다.

안성기 홍보대사는 "얼마 전 구자철 회장으로부터 KPGA를 더 멋있게 만드는 일에 동참하지 않겠냐고 연락이 왔다"며 "평소 워낙 골프를 좋아해 기꺼이 함께 하겠다고 말씀드렸다"고 홍보대사 수락 배경을 설명했다.

안성기, 온국민이 대부분 아는 훌륭한 영화배우다. 적어도 영화계에선 존경받는 큰 별이다. 
안티도 거의 없다. 오랜시간 유네스코 홍보대사를 하며 착한 이미지, 친근한 이미지로 국민들에 알려졌다. 

그런데 안성기 배우의 KPGA 홍보대사 역할에 대해선 의문을 갖는 이들이 많다.
바닥까지 떨어진 KPGA 코리안투어의 부흥을 위해선 홍보의 역할도 꽤 중요하다. 홍보는 간결하면서 트렌드에 맞는 발빠른 전략이 필요하다. 

골프 인구가 최근 급속도로 늘어나면서 700만 명에 육박하고 있다. 스크린골프도 큰 영향을 미쳤다. 처음부터 필드 골프가 부담스러운 사람들은 스크린 골프를 통해 흥미를 갖고, 이후 재미가 붙으면서 자연스레 필드 골프까지 이어지기도 한다.

그래서 골프를 접하는 연령층이 예전에 비해 많이 낮아졌다. 2030 골퍼들이 주요 고객으로 떠오른지 오래다. 특히 등산 의류가 한물간 자리를 골프웨어가 차지하면서 이들의 소비파워는 무시하지 못할 정도로 성장했다. 그만큼 젊은층의 골프 사랑이 커지고 있다.

젊은층은 안성기 배우를 알 수도 모를 수도 있다. KPGA 코리안투어에 대한 관심 역시 있을 수도 없을 수도 있다. 트렌드에 민감하고 호흡이 빠른 젊은층을 유입하기 위한 방법으로 안성기 홍보대사 신임은 조금 의아스럽다.

골프를 좋아하는 30대 A씨는 KPGA 코리안투어 홍보대사로 안성기 배우가 선택된 상황에대해 "안성기? 왜?"하며 "KLPGA로 따지면 김혜자를 홍보대사로 앉힌 것과 같다.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고개를 갸웃 거렸다.

골프 업계 관계자 역시 "KPGA 코리안투어가 다시 인기를 얻기 위해선 우선 선수들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홍보대사로 장성규 같은 최근 핫한 사람을 뽑았다라면 어땠을까"하는 아쉬움을 전했다.

장성규는 JTBC에서 나와 프리선언 이후 각 방송사에서 넘을듯 말듯한 위태로운 '선'타기 토크로 큰 인기를 끌고있다. 또한 '장성규의 워크*'이라는 유투브 채널을 통해 구독자 400만 명을 앞두고 있다.

골프에도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는 그는 작년 KPGA 코리안투어 정규대회에 나와 억울한(?) 누명을 써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어쩌면 KPGA와 악연으로 골프는 사랑하지만 협회는 싫어할 수도 있겠다.

장성규 말고도 유튜브나 케이블 채널을 통해 골프 콘텐츠로 활동하는 많은 셀럽들이 있다. 개그맨 김국진, 홍인규, 변기수, 방송인 이본, 레슨프로 심짱, 은퇴한 체육인 여홍철, 우지원 등. 이들의 공통점은 젊은 세대들이 즐겨 이용하는 SNS를 통해 적극적으로 소통한다는 점이다.  

현재 투어 현장에서도 20대가 가장 뛰어난 활약을 보이고 있다. 코리안투어도 함정우, 서요섭, 이수민, 전가람 등 20대 활약이 눈부시다. 미국 PGA 무대에서도 임성재가 아시아 최초로 신인상을 받았고, 안병훈, 김시우, 이경훈, 노승열 등 여러 20대 선수들이 활약 중이다. KPGA에 새바람을 불어넣기 위한 '젊은(young)' 이미지가 필요한 이유다.

제2의 도약과 전성기를 천명한 KPGA는 장미빛 미래를 위해서 다양한 방법을 총 동원해야 할 것이다. 부흥하긴 어려워도 망하는 건 한순간이다.

KPGA 관계자는 안성기 홍보대사 선정에 대해 특별히 언급하기를 꺼려했다. 다만 투어 선수들은 환영한다는 입장을 들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협회 자료에 따르면 골프 주요 고객층이 45세~54세라며 그들을 위한 타겟 마케팅을 위해 푸근한 이미지의 안성기 배우를 홍보대사로 정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안성기는 연예계 골프 고수로 꼽힌다. 고(故) 최인호 작가의 소개로 골프를 처음 접하게 된 그는 15년 이상 연예인 골프 친목회 회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홍보대사로 위촉된 안성기는 KPGA가 진행하는 이벤트 프로암 대회, 각종 자선행사와 영상, 인쇄물을 통해 KPGA 알리기에 나설 예정이다.

안성기는 구 회장과 한국외국어대학 동문이다. 누구든 KPGA 코리안투어의 부흥을 위해 최선을 다해주길 바래본다. 그래서 구 회장이 밝혔듯이 올시즌 20개 대회(?)가 열리고, 임기가 끝나는 마지막 해엔 25개 이상 대회가 열리길 기원한다.

김백상 기자  104o@dailysports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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