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엑시트 속 '닫힌 옥상문' 없애고, 불나면 스스로 열리게 교체

영화 엑시트 속 '닫힌 옥상문' 없애고, 불나면 스스로 열리게 교체

  • 기자명 김백상 기자
  • 입력 2019.09.24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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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상문 자동개폐장치 1천㎡이상 아파트·고층빌딩 의무설치 추진

[데일리스포츠한국 김백상 기자] 화재 등 비상상황에 옥상을 대피 장소로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아파트나 고층건물 옥상 출입문에 자동 개폐 장치를 의무적으로 설치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최근 흥행을 이끈 재난 영화 '엑시트' 속 굳게 닫힌 옥상 문으로 등장인물들이 큰 위험을 겪는 상황은 현실에서도 충분히 벌어질 수 있다라는 우려 때문이다.

영화 엑시트의 한 장면 (사진 = CJ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엑시트의 한 장면 (사진 = CJ엔터테인먼트 제공)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국토부 건축안전팀은 지난 7월 영화 엑시트 개봉 이후 열쇠가 필요한 수동 개폐 옥상 출입문의 잠재적 위험이 부각되자 곧바로 관련 대책 수립에 들어갔다. 일정 규모 이상의 아파트 등 공동주택이나 16층 이상 빌딩·다중이용건물의 옥상 출입문에 자동개폐장치를 설치토록 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영화와 마찬가지로 실제로 현재 상당수 아파트나 일반 건물의 옥상 출입문은 평상시 폐쇄된 경우가 많다. 방범이나 사생활 보호 등의 이유가 있지만, 이 상태에서 만약 화재가 발생하면 가장 넓고 높은 대피 공간인 옥상을 전혀 활용할 수 없다.

이런 문제의 해법 중 하나가 옥상 출입문 자동 개폐 장치다. 이 장치는 건물의 화재 탐지설비와 연결되는데, 화재가 탐지되면 이전까지 닫혀 있던 옥상 문이 자동으로 열리는 시스템이다.

탐지설비와 연동되지 않는 가스 누출 등의 재난 상황이라도 비밀번호를 입력하거나 비상벨로 경비실을 호출하면 원격으로 문을 열 수 있다.

현행 규정(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정 제16조의 2)은 30세대 이상 공동주택에만 건축 단계에서부터 자동 개폐 장치를 설치하도록 의무를 지우고 있다. 그런데 이런 규정조차도 2016년에 도입돼, 이전 지어진 공동주택의 경우 30세대 이상이라도 설치되지 않은 곳이 많다.

이에 따라 국토부는 자동 개폐 장치 설치 의무 대상을 크게 넓히는 방향으로 건축법 등 관련 법령의 개정을 검토하고 있다.

일단 엑시트의 배경인 예식장 건물처럼 불특정 다수가 드나드는 '다중(多衆)이용 건축물'이 우선 설치 대상으로 꼽힌다.

현재 국토부가 1순위로 생각하는 대상은 16층 이상 건물이나 문화·집회·종교·판매시설 등 용도로 사용되는 바닥면적 합계 5천㎡ 이상 다중이용건축물들이다.

아울러 연면적 1천㎡ 이상의 공동주택(아파트·연립·다세대 등)도 옥상 문 자동 개폐 장치가 꼭 필요한 건물로 검토되고 있다.

기존 의무 대상인 '30세대 이상 공동주택'이 대체로 연면적 1,500∼2,000㎡ 규모인 만큼, '연면적 1천㎡ 이상 공동주택'으로 기준이 바뀌면 자동 개폐 장치 의무 설치 대상이 크게 늘어 그만큼 대피 안전 효과가 뚜렷할 것으로 국토부는 기대하고 있다.

더구나 다중이용건축물과 1천㎡ 이상 공동주택은 이미 소방시설법 시행령에 따라 화재탐지설비가 의무적으로 설치되는 곳인 만큼, 약 30만원을 더 들여 옥상 출입문 자동 개폐 장치만 추가로 설치해 탐지시스템과 연결하면 된다는 게 국토부의 설명이다.

김상문 국토부 건축정책관은 "영화가 흥행한 뒤 현실에서도 문이 닫힌 옥상 문이 많다는 지적이 있었고, 관련 대책으로서 자동 개폐 장치 확대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홍성준 국토부 건축안전팀장은 "다만 크지는 않더라도 추가 비용이 필요한 작업인 만큼, 기존 건물들에까지 설치 의무를 '소급' 적용할지는 더 고민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백상 기자  104o@dailysports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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