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백상 기자의 톡톡톡] 잘나가는 고진영과 아쉬움 남긴 김효주

[김백상 기자의 톡톡톡] 잘나가는 고진영과 아쉬움 남긴 김효주

  • 기자명 김백상 기자
  • 입력 2019.07.29 15:19
  • 수정 2019.07.30 09:51
  • 0
  • 본문 글씨 키우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데일리스포츠한국 김백상 기자] 고진영(24)이 시즌 네 번째 메이저 대회 에비앙 챔피언십(총상금 410만달러)에서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김효주는 작년 US여자오픈에 이어 또 한 번 메이저대회 준우승에 그쳤다.

고진영은 28일(현지시간) 프랑스 에비앙레뱅의 에비앙 리조트 골프클럽(파71 / 6,527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일 버디 5개와 보기 1개로 4언더파 67타를 쳤다.

최종합계 15언더파 269타를 기록한 고진영은 공동 2위 그룹을 2타 차로 따돌리고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통산 5승을 달성했다.

28일(현지시간)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고진영이 태극기를 들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 AP=연합뉴스
28일(현지시간)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고진영이 태극기를 들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 AP=연합뉴스

김효주(24)와 펑샨샨(중국), 제니퍼 컵초(미국) 등 세 명이 나란히 13언더파 272타로 공동 2위에 올랐다. 

고진영은 지난 4월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메이저 첫승을 올린데 이어 이번 우승까지 올해 메이저 대회에서만 두 차례 우승을 차지했다. 또한 지난 3월 뱅크 오브 호프 파운더스컵 우승을 더해 시즌 가장 먼저 3승 고지에 오른 선수가 됐다.

고진영은 이번 우승으로 LPGA 주요 경쟁부문에서 대부분 1위에 올랐다.

우승 상금 61만5천 달러(약 7억2천만 원)를 받은 그는 시즌 상금 198만3,822 달러를 기록, 이정은6에 30만 달러 이상 앞서나가며 상금순위 1위에 올랐고, 세계 여자골프랭킹에서도 약 한 달 만에 박성현을 제치고 1위에 등극했다. 

올해의 선수 부문에서도 2위(111점) 박성현과의 간격을 78점 차로 벌리며 1위(189점) 자리를 굳건히 지켰고, 평균타수에서도 69.109타를 기록, 2위(69.171타) 김효주에 여전히 앞서 있다.

이미 LPGA 투어 올해의 선수, 평균 타수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던 고진영은 상금과 세계 랭킹까지 선두에 나서며 2019시즌을 자신의 해로 만들고 있다. 

고진영은 경기 후 "진짜 안 울려고 했는데 낯선 땅에서 태극기가 하늘에서 내려오고 애국가가 울릴 때는 참을 수 없게 벅찼다"며 "감격스러웠고 한국인이라는 게 굉장히 자랑스러웠다"고 말했다.

최종일 경기는 악천후로 인해 예정시간보다 2시간 가량 미뤄졌다. 

김효주가 3라운드까지 1타 차 단독 선두, 박성현(26)이 2위, 뒤를 이어 박인비(31)와 고진영은 선두에 4타 뒤진 공동 3위였다.

챔피언조도 김효주, 박성현, 고진영 등 모두 한국선수들로 편성되며 한국 선수들간 우승 경쟁이 펼쳐졌다.

하지만 박성현이 제일 먼저 난조를 보였다.

박성현은 11번 홀(파4) 티샷이 왼쪽으로 치우쳤고, 두 번째 샷도 주변 나무에 걸리면서 이 홀에서 더블보기를 기록, 이때까지 선두였던 김효주와 격차가 5타로 벌어지며 우승 경쟁에서 밀렸다.

고진영과 김효주의 '양자 대결'로 압축된 상황에서 선두를 달리던 김효주가 14번 홀(파3) 위기를 맞았다.

1타 차 박빙의 승부를 이어가던 김효주는 이 홀에서 친 티샷한 볼이 벙커턱에 박히면서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 설상가상으로 벙커에서 친 두 번째 샷이 벙커 턱을 맞고 다시 벙커로 들어왔고, 세 번째 샷도 짧아 그린 위에 올리지 못했다. 멘탈이 흔들린 그는 연달아 퍼트마저 빗나가면서 트리플보기를 기록, 이 홀에서만 3타를 잃으며 1위 자리를 고진영에 내줬다.

순식간에 고진영이 2타 차 단독 선두가 됐고, 그러는사이 추격자로 나선 선수들이 선두를 압박했다. 

올해 5월에 프로로 전향한 컵초가 마지막 4개 홀에서 버디 3개를 몰아치며 13언더파를 기록, 고진영을 1타 차로 압박한 가운데 먼저 경기를 마쳤다.

펑샨샨도 17번 홀(파4) 버디로 13언더파를 채워 공동 2위 그룹에 합류했다.

그러나 1타 차로 쫓기던 고진영은 17번 홀에서 약 4m 버디 퍼트를 침착하게 성공시키며, 사실상 승부를 갈랐다.

특히 17번 홀에서 쐐기를 박는 버디 상황에 대해 그는 "(당시) 리더보드는 안 봤다. 들어갔으면 좋겠다 하고 쳤다"면서 "느낌상 들어가면 뭔가 쐐기가 될 거 같아서 최대한 열심히 하자고 했는데 딱 들어갔다"고 돌아봤다.

고진영은 2015년 박인비가 여자 PGA 챔피언십과 브리티시오픈을 제패한 이후 4년 만에 한 해에 메이저 2승을 달성한 선수가 됐다.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는 한 시즌에 메이저 2승을 거둔 선수가 없었다.

이번 주 브리티시오픈을 앞둔 고진영은 "2주 연속 메이저대회를 하는 게 처음이라 체력적으로 매우 힘들긴 할 거 같다"며 "오늘과 내일 잘 회복해서 다음 주 경기도 동기 부여를 잃지 않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김효주는 이날 전반까지 선두를 줄곧 유지했으나 14번 홀(파 3)에서 무너지며 우승을 놓쳤다. 

2019 에비앙 챔피언십 최종일 경기 모습 김효주 / 연합뉴스 제공
2019 에비앙 챔피언십 최종일 경기 모습 김효주 / 연합뉴스 제공

김효주는 지난해 US여자오픈 연장전에서 패하며 준우승에 그친데 이어 이번에 또 다시 메이저대회 우승 문턱에서 좌절을 맛봤다.

김효주는 경기를 마친 뒤 인터뷰에서 "온종일 내린 비로 평소보다 힘들었다. 몸도 무겁고 허리도 좀 아팠다"며 "어려웠던 라운드였다. 퍼터도 안되고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고 말했다.

14번 홀 상황에 대해 김효주는 "티잉할 때 소리가 크게 들려서 박혔나 했는데 공이 거기에 있을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운이 안 좋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김효주는 "대회 때 계속 찬스가 오는 거 같은데 많이 배웠다. 우승했으면 좋았겠지만, 다음 대회에서 잘 칠 수 있을 것 같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효주는 2014년 초청 선수 자격으로 참가했던 이 대회 우승을 시작으로 LPGA 투어에서만 통산 3승을 기록중이다. 그러나 2016년 1월 퓨어실크 바하마 클래식 우승 이후 3년 넘게 승수를 추가하지 못하고 있다.

그래도 다행이 올해부터 예전 기량을 회복하고 있다. 

김효주는 올해 출전한 12개 대회에서 단 한 차례만 제외하고 모두 컷에 통과했고, 그중 아홉 차례 톱10에 들었다. 그 중 공동 2위 두 번 포함 톱5에 4회, 공동 6위와 공동 7위도 각각 두 차례 거두는 등  좋은 분위기를 이어오고 있다. 

평균타수 부문 2위가 보여주듯 김효주는 올시즌 꾸준한 성적을 보이고 있다. 조만간 우승 소식이 들려올 거란 기대감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올해 열린 LPGA 투어 21개 대회에서 한국 선수들은 절반에 가까운 10승을 합작했다.

여자골프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는 8월 1일 개막하는 브리티시 여자오픈으로 이어진다.

김백상 기자  104o@dailysportshankook.com

저작권자 © 데일리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