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화제의 책, 새로 나온 책

[BOOK] 화제의 책, 새로 나온 책

  • 기자명 박상건 기자
  • 입력 2019.07.26 09:53
  • 수정 2019.07.26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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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사(史)가 역사보다 우위....수학처럼 부(富)에도 공식이 있다?

[데일리스포츠한국 박상건 기자] 금주의 출판계 흐름을  짚어보고 신간도서를 분석했다. 이 가운데  '화제의 책'으로는 유발 하라리 르네상스 전쟁 회고록인데  '우리'에 앞서 '나'의 의미를 탐색한 내용이 돋보인다. 또 한권은 수학처럼 부(富에도 공식이 있다면서 사업하는 명상가 황수현 씨가  '돈운' 키워드를 중심으로 '돈에 과한 마음의 지도'를 그려나가는 책을 선정했다.

데일리스포츠한국 주말판 BOOK지면(2019년 7월 26일자)
데일리스포츠한국 주말판 BOOK지면(2019년 7월 26일자)

새로 나온 책으로는 성리학자를 꿈꾼 조선시대 여인 임윤지당 이야기를 풀어가는 책, '민주화 훈장' 독점한 기득권 세력 386을 비판한 책, 정경유착과 권력의 잔인성을 블랙유머로 묘사한 책, 교내 비밀모임 활동하는 거부 상속녀 이야기, 주변 사물로 '오빠'를 만드는 과학 그림책, 지리학의 눈으로 보면 역사가 발 보인다고 주장하는 '지도 위의 한국사'를 선정했다. 

[화제의 책]

△ 유발 하라리의 르네상스 전쟁 회고록(유발 하라리, 김영사, 516쪽)

“나는 누구이며 세상의 의미는 무엇인가?”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예루살렘 히브리대학 역사학과 교수)의 사상을 관통하는 핵심 질문이다.

그의 인류 3부작 사피엔스, 호모 데우스,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은 이 가운데 ‘세상’의 의미에 주안점을 뒀다. 여기서 세상이란 삶의 공동체인 ‘우리’이다.

유발 하라리의 르네상스 전쟁 회고록
유발 하라리의 르네상스 전쟁 회고록

이번에 번역·출간된 책은 우리에 앞서 나의 의미를 탐색한 책이다. 르네상스 시대의 군인들이 왕과 국가의 정치권력에 맞서 어떻게 자신을 역사적 주인공으로 세우려 했는지 살핀 것. 그의 인류 3부작은 이를 사상적 배경으로 해 출간됐다. 하라리의 영국 옥스퍼드 대학교 박사학위 논문인 이 선행 연구는 2004년에 원서로 나왔다.

개인의 정체성 문제를 파고들기 위해 저자가 주목한 것은 르네상스 시대 군인들이 남긴 회고록이었다. 그들의 회고록은 17세기 중앙집권적 근대국가가 등장하기 전의 역사(history)와 개인사(lifestory) 사이의 긴장 관계를 첨예하게 드러냈다.

왕과 민족을 핵심으로 ‘역사 만들기’를 추진한 국가에 저항한 독립적 개인의 정치적 급진성을 선명하게 보여준 것. 연구 대상으로 삼은 군인 회고록은 1450년에서 1600년 사이에 34명이 쓴 문헌이었다.

르네상스 시대 군인들에게 역사는 명예의 전당이나 진배없었다. 기억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은 영웅적인 행위, 즉 무훈이었다. 용맹한 행동이야말로 기념할 가치가 내재한다고 믿었다. 그들에게 전쟁은 왕과 국익을 위한 추상적 투쟁이라기보다 실체가 있는 욕망과 명예를 위해 벌이는 한판 대결이었다. 역사를 독점한 왕과 국가에 개인이 맞섰다고 하겠다.

이처럼 명예의 동등함 원칙에 따라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명예로운 행동을 한 사람, 즉 개인은 누구나 동등한 처우를 받을 자격이 있었다. 하급 군인도 역사 속에서 가장 위대한 귀족이나 왕과 동등한 위치를 요구하기까지 했다.

저자는 그 시대의 군인회고록이 역사적 현실을 묘사하는 방식을 역사와 개인사의 동일시로 고찰한다. 왕조-민족의 위대한 이야기는 개인사에서 분리돼 나간 ‘우리’의 역사였다.

저자는 “르네상스 시대 회고록의 저자들은 자신을 집단의 일부로 규정하면서도 그 속에 매몰되지 않았다”고 말한다. 더불어 “이제는 개인사가 역사보다 우위를 점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역사는 개인사를 기반으로 해야 제대로 기능할 수 있다는 뜻이다.

△ 평생 돈운이 좋아지는 4주의 기적(황수현, 라온북, 241쪽)

왜 열심히 일해도 돈이 모이지 않는 걸까? 물려받은 재산이 없다면 정녕 부자가 될 수 없는 걸까? 똑같이 일해도 어떤 사람은 돈을 잘 버는데, 나는 왜 금전적인 문제로 자꾸 허덕이는 것일까.

평생 돈운이 좋아지는 4주의 기적
평생 돈운이 좋아지는 4주의 기적

저자는 사람마다 이런 생각이 드는 이유에 대해 ‘돈운’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설명한다. ‘돈운’이 트이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돈이 필요하면서도 마음 깊은 곳에서는 ‘돈은 좋지 않은 것’이라는 감정에 집착해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특히, 주위에서 자주 듣는 돈에 대한 부정적인 이야기와 함께 감정이 쌓여가면서 ‘나는 돈을 좋아 한다’고 선뜻 인정하고 말하는 것을 꺼리게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마음속에 있는 돈에 대한 필요성과 욕망을 그대로 인정하고 돈에 대한 긍정적인 생각을 쌓아간다면 누구나 부자가 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저자 역시 과거에는 명상이나 기도, 마음공부를 통해 삶을 변화시키기 위해 갖은 노력을 해왔으나, 마음의 방향성과 근본적인 문제를 바로잡고 깨달은 뒤에서야 극적인 변화를 경험했다고 털어놨다. 즉, 자신이 진정 원하는 것을 알아야만 나의 ‘운’을 막고 있는 부정적인 감정들을 말끔히 해소할 수 있다는 것.

저자는 돈 때문에 여러 문제에 직면한 다양한 연령의 직업군, 다양한 경험의 사람들과 상담한 풍부한 사례를 바탕으로 ‘돈운이 트이는 법’을 설명하고 있다.

1장에서는 돈에 대한 생각이 과거 그릇된 정보의 유입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사실을 인식할 수 있도록 고정관념과 선입견을 깨뜨려주는데 일조한다. 2장에서는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무엇인지 판단할 수 있는 직감을 길러준다. 3장에서는 지금까지 잘못되어 있던 돈과의 관계를 재정립하도록 안내하고, 마지막 4장에서는 진정 원하는 부를 이룰 수 있는 목표를 조근 조근 설명하며 설정하는데 조력하고 여러 상담사례를 통해 도출한 결론을 퍼즐처럼 맞춰가며 현실화의 과정으로 안내한다. 저자는 결국 “공식을 알면 수학 문제를 풀 수 있는 것처럼 ‘부’에도 공식이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저자 황수현 씨는 20대 부터 사업하는 명상가로 활동하며 마음의 원리를 탐구하여 마음을 정돈하는 핵심 키워드를 발굴해왔다. 그런 상담 빅데이터를 통해 ‘돈’에 관한 마음의 지도를 만들어왔다. 나아가 이를 바탕으로 수많은 명상코스와 자각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진행하면서 이 분야에서 주목받았다.

[새로 나온 책]

임윤지당 평전
임윤지당 평전

△ 임윤지당 평전(김경미, 한겨레출판, 296쪽)

이 책은 성리학자를 꿈꾼 조선시대 여인 임윤지당(任允摯堂, 1721∼1793) 생애를 정리한 것이다. 임윤지당은 풍천임씨 임적과 파평윤씨 부인 사이에서 둘째 딸로 태어났는데, 부친은 윤지당이 7세 때 세상을 떠났다.

그는 어린 시절에 오빠들이 경서와 역사서를 읽는 것을 들었고, 둘째 오빠인 임성주는 ‘효경’과 ‘열녀전’, ‘논어’ 같은 책을 권했다.

동생 임정주는 윤지당에 대해 “낮에는 종일 여자가 해야 할 일을 하고 밤에야 낮은 소리로 책을 읽었다. 뜻이 소리를 따라 나오고 정신은 마치 종이를 꿰뚫을 듯했다”고 적었다.

저자는 “윤지당은 일찍 남편을 잃고 양자로 들인 아들마저 먼저 떠나보내 스스로 운명이 기구하다고 했다”며 “그의 글을 읽으면 사유의 바닥까지 내려가 그 바닥을 긁어내듯 생각을 거듭하고 써 내려간 치열함이 엿보인다”고 평가했다.

386 세대유감
386 세대유감

△ 386 세대유감(김정훈·심나리·김항기, 웅진지식하우스, 268쪽)

이 책은 20대에 민주화운동 주역이었고 50대가 된 지금의 사회 기득권 세력인 386세대를 해부한 비평서이다. 30대 초반~40대 초반 전·현직 기자, 국회의원 보좌관인 저자들이 작심하고 386세대를 비판한다.

민주화운동을 이끈 후광으로 30대에 정계에 진출했으며,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사태로 윗세대가 사라진 직장에서 탄탄한 입지를 굳혔다. 40대에는 고임금과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빠르게 중산층으로 진입했다.

저자들은 386세대가 아무런 견제 없이 장기집권 하는 동안 자신들이 꿈꾼 평등하고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었냐고 묻는다. 또한 386세대가 민주화 훈장을 독점하면서 자신들만의 끈끈한 네트워크로 독식하는 게 정당한지 묻는다.

이들은 지금의 대한민국이 젊은 세대에게 ‘헬조선’이 되는 데 386세대가 일조했다고 주장한다. 386세대가 오랜 시간 한국 사회의 주류 역할을 하면서 헬조선 탄생을 주동하거나 최소한 가담하고, 혹은 방관했다는 것이다.

그날의 비밀
그날의 비밀

△ 그날의 비밀(에리크 뷔야르, 열린책들, 176쪽)

2017년 프랑스 최고 권위 공쿠르상을 받은 역사소설이다.

에리크 뷔야르는 공쿠르상 수상으로 일약 세계적 작가로 떠올랐고 이 작품은 프랑스에서만 42만부가 팔리며 30여개국에서 판권 계약이 이뤄졌다.

배경은 2차 대전 전운에 휩싸인 1930년대 유럽이다. 히틀러, 괴링, 크루프, 오펠, 지멘스 등 익숙한 이름들이 등장한다.

전쟁과 역사의 비정함을 블랙 유머로 묘사했다. 정치인들의 뻔뻔함과 돈에 모든 것을 거는 기업인들의 무심함, 정경 유착의 부조리함, 전쟁과 권력의 잔인성을 담담하게 그려냈다.

너는 알고 있다
너는 알고 있다

△ 너는 알고 있다(엘리자베스 클레포스, 나무옆의자, 516쪽)

미국 작가 엘리자베스 클레포스가 쓴 첫 장편소설이다. 데뷔작이지만 아마존, 반즈앤노블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유럽을 비롯해 세계 20여 개국에 판권이 팔렸다.

명문 사립학교에 다니는 거부 상속녀인 소녀가 교내 비밀모임 활동을 하며 10년 전 발생한 모친 실종 사건을 파헤치는 참신하고 독특한 이야기.

성장 드라마와 미스터리 스릴러를 적절히 배합해 긴장과 감동을 배가했다. 모친 실종에 숨은 음험하고 충격적인 비밀은 무엇일까.

영화 ‘와일드’ 제작진이 판권을 사 영화화할 예정이다.

송진
송진

△ 송진(에느 리일, 은행나무출판사, 328쪽)

스칸디나비아 국가 최고 범죄 서스펜스 소설에 주는 글래스키상 수상작이다.

덴마크 신예 에느 리일의 두 번째 소설로, 고립된 공간인 외딴 섬에서 고독하게 커가며 여러가지 괴기한 일을 겪는 소녀 이야기를 다뤘다.

리우는 사망신고가 된 채 아버지한테 집에 갇혀 지내고, 독서를 좋아하던 엄마는 살이 찌면서 말을 하지 않게 됐다. 리우 아버지는 원래 매력적이고 영민했으나 언제부터 저장강박증과 편집증에 시달리며 죽은 딸을 방부 처리해 보관하고 자신의 모친을 살해한다.

이런 괴이한 가정과 가족 구성원을 소녀의 시선으로 세밀하게 그린다.

오빠 만들기
오빠 만들기

△ 오빠 만들기(아나이스 보줄라드, 길벗어린이, 64쪽)

주변의 사물로 오빠를 만든다는 어린이 과학 그림책이다.

저자는 아주 기발하고 독특한 방법으로 인체 구석구석을 설명한다. 나무토막을 다양한 크기로 잘라 튼튼한 뼈대를 만들고, 수축하고 이완하는 성질의 근육은 탄성 있는 고무줄로, 머릿속 다양한 내용을 저장하는 뇌는 여러 개의 성냥갑들을 모아 만들어 보는 것이다.

이러한 구성은 인체 각 기관의 구조와 생김새를 실생활에서 보고 접하는 사물에 접목하여 머릿속으로 쉽게 그려보게 한다. 또 단순하게 글로 설명하는 대신 더욱 확실하고 머릿속에 인상 깊게 남을 수 있는 재미있는 그림과 비유들을 책 속에 꽉꽉 채워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복잡한 인체에 대해 보다 쉽고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게 도와준다.

지도위의 한국사
지도위의 한국사

△ 지도 위의 한국사(조지욱, 사계절, 96쪽)

이 책은 학교에서 24년째 지리를 가르치는 교사의 눈을 통해 본 우리나라 역사 이야기이다.

저자는 역사적 사실을 이해하는 데 있어서 지리적 이해가 필수라고 한다. 역사란 과거의 시간 속에서 생긴 일이면서도 특정한 공간과 지리적 조건에 의해 결정된 일이기 때문이다.

역사를 지리학의 눈으로 보면 역사적 사건을 당시의 기후, 지형, 도시, 환경 등을 통해 재해석할 수 있다. 예를 들면 고려 말에서 조선 초까지 이어진 왜구들의 침략을 해류와 계절풍, 서남해안 조수간만의 차이와 연관 지어 생각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거친 바다 너머의 왜구들이 매년 4월~6월에 나타나, 쉽게 내륙 지방까지 침략했던 비결을 알 수 있다.

저자는 이처럼 역사가 특정한 지리적 조건에 의해 결정된 일이라는 시각에서 역사를 기술한다.

이해력이 쑥쑥 교과서 사회 경제 용어 100
이해력이 쑥쑥 교과서 사회 경제 용어 100

△ 이해력이 쑥쑥 교과서 사회 경제 용어 100(조시영, 애플트리태일즈, 216쪽)

이 책은 기존의 아동 사회교과 입문 도서들이 교사, 교수 등의 교육계 필진을 넘지 못하던 한계를 벗어나 사회·경제계 최전선에서 뛰고 있는 현장 기자의 글로 채워져 있다. 교과서 울타리 안에 머무는 관념적 글쓰기에서 탈피해 오늘 우리의 사회가 겪고 있는 다채롭고 생생한 주제를 아이들에게 전한다.

또한 2008년 이탈리아 볼로냐 국제 아동 도서전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 선정 경력을 가진 이경국 작가의 일러스트와 깊이 있는 인포그래픽은 생소한 사회·경제 용어를 접하는 아이들의 이해력을 높여 준다.

초등학교 사회 교과서와 연계된 이야기 100편을 수록했다. 가계, 기업, 직선제, 산업 혁명, 인공지능 등 아이들이 알아야 할 주요 사회·경제 용어를 엄선해 설명한다.

△ 왕따 대장이 들려주는 왕따 퇴치법(트루디 루드위그, 고래이야기, 46쪽)

이 책의 주인공이자 왕따 가해자인 케이티는 왕따를 시키는 아이들의 마음을 다음과 같이 표현한다. “누군가를 괴롭히면 내가 그 아이보다 힘이 훨씬 세다는 기분이 들었다. 상대한테서 힘을 전부 뽑아내 나한테 다 채우는 ‘힘을 빨아들이는 기계’가 된 것 같은 느낌, 그게 얼마나 짜릿했는지 모른다.”

이 글처럼 아이들은 자신이 더 큰 힘을 갖고 있다는 것을 뽐내기 위해 다른 친구를 괴롭히곤 한다. 집안 환경에 문제가 있거나 어떤 이유에선가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아이가 자신의 피해 의식을 보상받으려는 의도로 다른 아이를 괴롭히는 경우들이 많다. 왕따로 인해 피해를 본 아이들이 다시 가해자가 되는 경우가 많은 건 이 때문이다.

이 책은 피해자 시각이 아닌 왕따 가해자가 직접 쓴 따돌림 예방법을 담았다. 왕따 가해자와 피해자 심리뿐 아니라 방관자 심리 상태와 올바른 대처법까지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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